■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12)충남 북부해안
■ 기획취재 / 삶의 터전 갯벌 (12)충남 북부해안
  • 뉴스서천
  • 승인 2018.10.19 11:53
  • 호수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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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지만-당진천-삽교천-안성천 틀어막은 방조제

충남북부, 콘크리트 해안으로 수산업 궤멸
▲방조제로 둘러싸인 충남북부 해안
▲방조제로 둘러싸인 충남북부 해안

경기만을 남쪽에서 감싸고 있는 충남 북부해안은 해안선의 드나듦이 극심했다. 1980년대에 서산시와 당진시 사이로 가로림만과 비슷한 항아리 모양의 깊숙한 만이 남쪽으로 파고들어 대호지만을 이루었다. 1981년도에 착공해 1985년도에 완공된 7.8km의 대호방조제는 서산시 대산읍과 당진시 석문면, 고대면, 대호지면의 지형을 바꾸며 대호지만에 접한 바닷가 마을들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1987년도에 착공해 1998년에 완공한 12.8km의 석문방조제는 당진천 하구의 긴 해안선을 봉쇄하며 충남 북부해안을 콘크리트 해안으로 만들었다. 지난 915일 대호방조제와 석문방조제 일대를 취재했다.

▲대호지만을 가로막은 대호방조제
▲대호지만을 가로막은 대호방조제

대호방조제는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와 도비도,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삼길포를 연결하며 대호지만을 육지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대호지만 중앙에 있는 초락도와 고대면에 있는 유서깊은 당진포구가 육지에 갇히게 되었으며 7648ha의 갯벌이 사라졌다.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대호지만 어귀에 있는 대난지도, 소난지도, 도비도, 비경도 등의 섬들을 바라보는 삼길포항은 경치가 좋아 서산9경 중의 하나이다. 어족자원이 풍부해 지금까지 해마다 8월이면 우럭축제가 열리고 있다.

▲삼길포항 수상 횟집단지. 폐선과 폐어구들이 널브러져 있다.
▲삼길포항 수상 횟집단지. 폐선과 폐어구들이 널브러져 있다.

그러나 방조제가 대호지만을 차단하며 급격히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삼길포항에 많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었지만 어부들을 만날 수 없었다. 정박해있는 어선에 전화번호가 적혀있어 어선의 주인과 통화할 수 있었다. 그는 방조제가 막힌 이후 이곳에 왔기 때문에 이전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토박이 어민들은 모두 떠났다고 말했다.

▲삼길포항은 수상관광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삼길포항은 수상관광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주말이면 방조제 낚시꾼들과 이곳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들을 상대로 하는 유람선 관광과 해상횟집단지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바닷가 곳곳에 폐어구들이 널브러져 있어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배수갑문이 있는 방조제를 지나면 당진9경의 하나나인 도비도항이다. 본래 가장 가까운 육지인 삼길포와는 2km 정도 떨어진 섬이었지만 간척사업으로 육지로 변했으며 관광단지가 조성돼 있다. 우뚝 선 대호지구간척 친환경농업시범지구라고 높이 8m 가량의 비석과 인근의 쇠락해가는 상가들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비석 하단에는 이 사업의 시행청인 농어촌진흥공사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새겨 놓았다.

▲도비도항에 있는 간척사업 기념탑
▲도비도항에 있는 간척사업 기념탑

갯벌을 지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삶의 터전으로 일구어 환경과 조화되도록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간척휴양지를 조성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1994816일에 착공해 1998625일에 준공되었습니다.”

삶의 터전 갯벌을 송두리째 없애며 아름다운 환경을 이루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우량농지 조성목적으로 벌인 간척사업으로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앞바다는 드넓은 평야로 변했지만 주민들의 어촌 탈출이 이어졌으며 당진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며 교로리 마을은 765kv가 고압선 송전탑으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도비도에서 소난지도 방향으로 암반조간대가 길게 이어지며 간조가 되면 모습을 드러낸다. 가족단위로 온 관광객들이 갯벌체험을 한다며 돌을 들추고 있지만 육지에서 유기물을 싣고 오는 물줄기가 차단된 상태에서 달랑게 같은 저서생물들도 고갈된 상태이다.

대호지구 간척사업에 이어 석문지구 간척사업이 벌어졌다. 당진시 석문면 고대면 송산면 걸친 충남 북부해안이 12.7km의 콘크리트 해안으로 바뀌었다. 당진시에서는 이 방조제 길을 제방질주 방조제라며 당진9으로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농업용수로도 사용
불가능한 석문지구 담수호 배수갑문

 

석문지구 간척농지 종합개발사업은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와 송악면 가곡리 사이의 바다를 막아 간척지와 담수호를 조성하고 기계화 영농을 위한 대단위 농경지, 농어민주택잔지, 농수산물가공단지, 국가산업단지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1987년에 착공해 1998년에 10.6km의 방조제가 완성됐다. 이로 인해 3750ha의 갯벌이 사라졌다. 담수호는 폭삭 썩어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이다.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놓았지만 입주하겠다는 기업이 없어 황량한 벌판으로 남아있다.

대호방조제와 석문방조제에 이어 내포평야를 적셔온 삽교천 하구를 막은 삽교천방조제와 안성천 하구를 틀어막은 아산만방조제로 충남 북부 해안은 대부분 자로 잰듯한 콘크리트 해안으로 바뀌었다.
 

▲당진8경 중 하나인 방조제

 

▲입주기업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간척지 땅
▲입주기업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간척지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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