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수리는 종합예술”
“농기계 수리는 종합예술”
  • 최현옥
  • 승인 2002.03.28 00:00
  • 호수 1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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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위해 봉사하는 LG농기계대리점 박종일 대표
밤새 농기계와 싸우고
토끼눈 보다 붉은 눈으로
아침을 맞이할 때면
그의 눈 안에는
또 다른 태양이 자리잡는다.


들판의 땅이 봄맞이 몸단장에 나섰다. 겨울동안 꼭꼭 숨겨놓았던 곱디고운 속살을 내놓고 예쁜 씨앗을 맞이하고 있는가 하면 퇴비를 받아먹어 토실토실 살을 찌우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겨울동안 동면에 빠졌던 농기계가 생명력을 얻어 덜덜덜, 드드득, 클클클 거리며 봄맞이 참모역할을 한다. 농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 편리하게 농사를 짓도록 돕는 농기계, 그 농기계에 평생을 건 사람이 있다.
박종일(40·서천읍 두왕리·사진), 그는 어려서부터 기름 냄새가 좋았다. 부모님은 하얀 와이셔츠와 펜을 든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는 푸른 작업복을 입고 기름을 묻혔다.
“농기계 수리는 종합예술이다”는 박씨, 밤새 기계와 싸움을 하고 토끼눈 보다 붉은 눈으로 아침을 맞이할 때면 그의 눈 안에는 또 다른 태양이 자리 잡는다.
농기계와 인연을 맺은 건 서울에서 야간 고등학교 졸업 후 ‘삼력기기’ 개발부에 근무하면서 이다. 박씨는 농기계와 사랑에 빠져 기계공학, 자동차, 중장비 등을 공부했고 중장비, 자동차, 농기계 정비 자격증을 땄다.
맏이였던 그는 89년 귀향을 결심하고 두왕리에 ‘형제상사’ 농기계 수리점을 개업했다. 수리점을 운영하면서 트랙터 자동장치를 비롯하여 13가지의 특허를 내고 좀더 농촌의 현실에 맞는 농기계를 개발하고 싶어 농민회 활동을 93년에 시작했다.
처음 선전부장으로 활동, 당시 3∼4개밖에 안됐던 지회를 전 읍·면의 지회조직화를 목표로 활동하여 성과를 이루었고 사무국장과 도연맹기술국장 까지 역임, 지금은 서천농민회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농민회에서 농업 정책 공부를 하면서 박씨는 정부의 농업정책의 단편성을 많이 본다. 특히 정부가 장려했던 농기계보조사업은 농촌에 과잉으로 농기계를 보급하여 대규모 영농자에게 어려움을 주고 영세농은 영세농대로 어려운 곤경에 빠졌다.
“이제는 판매 중심에서 사후관리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박씨는 이에 준하여 올해까지 4년 동안 읍·면 지역 농기계 무상수리를 하고 있다. 처음 타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주민의 경우 무상수리를 꺼리는 경향이 짙었으나 지금은 호응도 좋고 판매에도 도움이 돼 작년 대리점 신장율 1,434%의 성과를 이루었다. 지난 15일 침체된 농기업 규모를 늘린 이유도 그런 맥락 때문이다.
농민들이 마음 편히 농기계를 사용하고 평상시 정비할 수 있도록 세차시설과 기계별로 분리수리 공간을 확보했다.
박씨는 농기계 판매에 있어 상도덕을 중시하여 직원들에게도 항상 신용에 대한 교육을 한다. “농기계를 파는 것이 아닌 나를 판다”는 일념으로 임하도록 지시하는 것.
직원들은 대리점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최상의 서비스를 위해 일한다. 박씨는 영업을 많이 하지만 직원들에게 기술지도를 하며 주요부분 수리 때에는 직접 팔을 걷어 올린다.
오늘도 두왕리 엘지농기계 서천대리점은 밤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 보름달보다 휘엉청 밝은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그 빛이 밝고 오래갈수록 농민들이 좀 더 편하게 농사를 짓도록 돕고싶은 박씨의 소원은 더 앞당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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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제 2018-07-05 22:12:28
LG 농기계 번창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