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토양오염과 길산천 둑방 쓰레기
■ 기고 / 토양오염과 길산천 둑방 쓰레기
  • 한경석/한국폴리텍대 경영학 외래교수
  • 승인 2019.05.23 10:40
  • 호수 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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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산천
▲길산천 둑방 불법 쓰레기 투기, 소각 현장

쓰레기 폐기물은 일반생활쓰레기와 산업쓰레기로 구분하게 되는데 일반생활쓰레기는 가연 쓰레기, 불연 쓰레기, 그리고 분뇨 등을 들 수 있고, 산업쓰레기는 대부분 유해한 산업쓰레기 및 폐유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쓰레기에 의해 대지가 오염되면 토양과 지하수에 오염물질이 스며들게 되고 토양과 수질은 공히 오염된다. 오염된 토양에서는 식물이나 농작물이 잘 자라게 되지 않고 해로운 물질이 들어있는 농작물이 생산된다. 결국 먹이사슬 구조에 따라 해로운 오염물질이 우리 몸속에 쌓이게 된다. 중금속의 경우 치명적인 각종 암을 유발하게 되고 여러 가지 질병으로 이어지게 된다. 대기오염은 오염물질이 폐에 축척되어 폐암, 호흡기 질환 등, 그리고 오염된 물속에서 자란 물고기와 물을 먹고 마시게 되니 과연 우리의 건강이 지켜질 수 있겠는가. 결국 인간에 의해 발생되는 환경오염의 최종 피해자는 인간 자신임을 직시해야 한다.

서천의 농경지는 약 14426ha이며 이 가운데 밭이 3400ha, 논이 11026ha를 차지한다. 비옥한 충적평야지인 서천들녘에 풍요로운 결실을 가져다주는 젖줄은 봉선지에서 시작해 넓은 논과 밭을 적시고 금강으로 흐르는 길산천이라 하겠다. 필자는 이른 아침이나 깊은 밤에 길산천 둑방을 오가며 운동을 하며 명상에 잠기기도 한다. 탁 트인 들녘에서면 심호흡과 함께 내 몸에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가 좋고 쪼잔한 일들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넓은 대지를 품으며 밤하늘 수많은 별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하다. 이유는 둑방에 산재해 있는 적지 않은 생활쓰레기들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어제 오늘의 쓰레기들만이 아니다. 수개월, 수년 전부터 유기 방치되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정지역임을 부인하지 못할 농경지역임에도 왜 이러한 쓰레기들이 유입, 방치되고 있는가.

일차적으로 낚시 객들을 들 수 있겠다. 낚시 철 혹은 주말이면 한 밤에도 작은 엘이디 불빛을 밝히며 낚시에 몰입되어 있는 상당수의 강태공들을 발견하곤 한다. 대체로 지역민이 아닌 원근 각지에서 찾아오는 이들은 밤을 꼬박 지세우기에 필요한 용품이나 비품, 취사도구를 구비하여 오는데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양심을 버리고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음식물 찌꺼기의 투기도 능히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로 유감스럽지만 인접 마을 주민 혹은 농경지 경작자에 의한 불법 투기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기되어 있는 쓰레기를 살펴보면 다양하다. 냄비 접시 등 취사도구, 소주 맥주병, 부탄깨스 캔, 각종음료 캔과 팩, 비닐봉지, 유리병, 플라스틱용기, 사기그릇, 질그릇, 철제도구, 플라스틱용기, 비닐포장재, 비료부대, 가구집기, 신발, 깨진 도자기, 화학섬유, 칫솔, 창문틀 등 각종 쓰레기들로 소 집하장을 방불케 하는 이곳이 과연 청정 들녘인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버려진 쓰레기들이 분해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 귤껍질6개월, 우유팩5, 담배필터1012, 나무젓가락20, 일회용 컵20, 가죽구두2540, 나일론 천30-40, 플라스틱용기5080, 알루미늄캔80100, 양철 캔100, 일회용기저귀100, 칫솔100, 스티로폼500년 유리병 1백만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양심으로 인해 미래세대는 오염된 환경 속에서 불행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내 손자 손녀들에게 쓰레기를 물려줄 것 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보자.

지자체에는 청소행정을 담당하는 공조직이 있고 환경관련 여러 시민단체 및 봉사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제안하건데 서천의 젖줄 길산천변의 쓰레기 실태를 살펴 수거하고 낚시 객들의 차량진입제한, 유료화 등 효율적인 방책을 세워 개선함은 물론,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청정 서천의 자연환경을 가꾸어 나가야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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