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하굿둑 개방, 군이 나서야
사설 / 하굿둑 개방, 군이 나서야
  • 뉴스서천
  • 승인 2019.07.31 15:50
  • 호수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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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 신무산에서 발원한 금강은 전북의 진안군과 무주군을 거치며 북상하다 충남 금산군과 영동군으로 접어들어 충청권의 젖줄이 되고 있다. 계룡산을 감아 돌아나와 금강은 서해를 향해 흐르며 하류 지역은 전북과의 경계가 되고 있다.

금강하굿둑이 막히기 이전의 하류 지역의 생활사를 돌아보면 금강을 낀 공주, 부여, 논산, 서천 지역은 금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독특한 문화를 낳으며 많은 인구가 살아왔다. 특히 금강 하구를 낀 서천은 금강 하구의 기수역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입으며 풍요로운 고장이었다.

그러나 1991년 금강과 서해가 하굿둑으로 인해 남남이 되면서 서천군 경제는 쇠퇴 일로를 걷게 되었다.

담수를 활용하는 강의 수리적 기능은 높아졌지만 기수역이 사라져 많은 어족자원이 자취를 감추었다. 하굿둑 바깥쪽 바다에서도 육지에서 강을 통해 공급되는 영양염류가 차단되어 이를 먹고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 조개나 게 등 저서생물이 감소하고 어장이 황폐해졌다.

또한 바닷물이 강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가 썰물 때 급하게 빠져나가면서 토사를 먼 바다에 부려놓았는데 하굿둑이 생기면서 이같은 일들이 사라지며 하굿둑 바깥 바다에는 토사가 쌓여가고 있다. 충남 최초의 국제 무역항이던 장항항의 기능이 쇠퇴해 어항조차도 선박 출입이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다.

하굿둑 안쪽의 호수가 썩어가고 있어 농업용수도 보장을 못하게 되었다. 이에 서천군에서는 2009년부터 금강하굿둑 개방을 요구해왔다. 거액의 용역비를 들여 하굿둑을 개방했을 때의 수리수문에 대한 수치를 도출해 충분한 대안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 군수의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약속은 했지만 하굿둑 개방을 위한 어떠한 행보도 내디디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서천 연안의 바다 환경은 더욱 악화되었으며 바다에 의지해 사는 어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졌다. 군 당국이 인구 늘이기 정책에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인구 감소는 멈추지 않고 고등학교의 학급 수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강하굿둑 개방은 서천군과 군산시가 한 목소리를 낼 때 가능하다. 최근 군산시를 비롯한 전북의 시민단체에서도 더 이상 바다 황폐화를 볼 수 없다는 듯 새만금방조제 해수유통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새만금 막장 드라마를 멈추라며 정부의 새만금수상태양광건설사업과 카지노 유치를 강도 높게 규탄하고 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군산시와 정기적으로 행정협의회를 열고 있는 서천군은 이제 금강하굿둑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두 시군은 주민들의 아우성을 겸허히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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