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원산 개발과 환경 보존
사설 공원산 개발과 환경 보존
  • 편집국
  • 승인 2020.01.10 15:15
  • 호수 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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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천읍사무소 대강당에서 열린 ‘2020 열린 군정 정책 공감 토론회에서 서천읍장은 군사리 서천중학교 뒷산 공원산을 소규모로 개발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소규모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며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는 그동안 잡목이 무성해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어 방치되고 있었다며 많은 접근성이 좋은 많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이에 대다수 주민들이 동의했다. 이를 보며 19세기 초 미국에서 벌어진 논쟁이 떠올랐다.

산업사회가 무분별하게 개발을 진행하던 19세기말 미국에서 숲에 대한 반성이 싹트기 시작했으며 보호에 대한 이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두 부류가 미국의 초대 산림국 장관이었던 핀쇼(1865~1946)의 환경보전(保全)(preservation)과 시에라 클럽의 창설자 뮤어(1836~1914)의 환경보존(保存)(conservation)이다. 핀쇼 등 보전론자는 인간이 자연환경으로부터 장기간 큰 이익을 얻기 위해서 기업에 의한 무한한 수탈로부터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보전론자에 있어서 자연환경은 인간의 이익에 봉사하는 수단으로만 가치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뮤어 등 보존론자는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어떠한 인간 활동도 용납하지 않았다. 보존론자에 있어서 원생자연은 종교적 명상의 원천, 현대 생활의 피난처 그리고 미적 체험의 장소이며 또 그 자신이 내재적 가치를 갖기 때문에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당초 미국의 건국사에 있어서 산림과 원생자연은 극복되어야 할 위협이고 정복되어야 하는 적으로 표현했다. 다시 말해서 원생자연을 정복하면서 비로소 미국은 오늘과 같은 문명과 문화를 쌓아올릴 수 있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핀쇼의 보전론 역시 진보주의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물 부족 해결을 위한 헷츠헷치 계곡의 댐 건설을 두고 핀쇼와 뮤어의 입장이 확연히 다름을 보여주었다. 뮤어는 댐 건설을 반대했지만 핀쇼는 공리주의적 입장을 취하며 찬성한 것이다.

그러나 원생자연의 개발이 미국 전토에서 현저하게 확대되는 가운데서 더 이상의 원생자연을 파괴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원생자연 그 자체를 성역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뮤어의 자연보존론이 널리 파급되었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어 방치되고 있다는 서천읍장의 표현은 모든 자연을 개발 대상으로 보는 위험한 발상이다. 그러나 사람과 자연은 공존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삶이다. 만물은 나름대로 고유의 존재가치가 있다. 서천읍은 공원산 개발을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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