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로 못한 일 이제 한다”
“공직생활로 못한 일 이제 한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0.08.14 01:15
  • 호수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한산면장 박수환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박수환 전 한산면장
▲박수환 전 한산면장

지난 3일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제출하기 위해 보령지청에 다녀온 박수환 전 한산면장을 만났다. 그는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이기도 하다.

그가 이번에 포상 신청을 한 인물은 비인 출신의 조신환(曺信煥 1909~1969)이다. 조신환은 비인면 성내리에서 태어나 비인초등학교를 졸업했으며 1926년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이 학교를 3학년 때 중퇴하고 그는 19296월에 광주지방법원 화순등기소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는 늘 항일 감정을 품고 지내던 중 1930430일과 52일 두 차례에 걸쳐 화순공원 신사 주변의 나무와 신전의 문짝을 뜯어내어 건물을 훼손했다. 이 일로 그는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1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이른바 화순불경사건으로 당시 기사화되기도 했다.

등기소 직원이었기 때문에 형량이 약했을 것으로 봅니다. 후손들이 지금이라도 명예회복이 되길 바랍니다
박수환 전 한산면장의 말이다.

현재 비인에는 조 열사의 아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고인의 사진이나 유품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 매우 안타깝다고 박 전 면장이 말했다. 묘는 비인 성내리에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위원이기 이전에 향토사학자로서 그는 서천의 인물과 유적 탐구에 열정을 쏟아온지 오래이다. 현재 서천군향토문화연구회 회장으로서 모임을 이끌고 있다. 그가 발굴해낸 내용들은 서천군 소식지에 실려 군민들에게 알려졌다. 16년째 소식지 1면에 칼럼을 싣고 있다. 무려 180여회를 이어온 셈이다. 이 자료만 모아도 서천군을 돋보기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두꺼운 책 한권이 될 것이다.

그는 종천면 출신 정원득의 조선총독부·경성부청·조선신궁·조선은행·종로경찰서 폭파 미수사건에 대해 그 전말을 알 수 있는 사료 수집에 몰두해왔다.

화양면 월산리 출신인 그는 서천군청에 근무하며 예산과, 재무과, 보건소, 총무과 등을 두루 거쳤으며 문화관광과에서 문화계장을 역임하며 106개월을 근무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관련 지식이 있어야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 때 못다 한 일을 이제 충분한 시간을 들여 하고 있는 셈이라고 그는 말했다.

2009년 한산면장으로 발령이 난 후 2014년까지 근무한 후 공직에서 은퇴했다.

그가 국사편찬위원회 조사사료위원으로 일한 것은 1987년부터이다. 당시 도지회장의 추천이 있었다 한다.

그는 향토사도 국사의 일부분이라며 향토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역사의 구체성을 파들어가면 결국 향토사일 것이다.

늘 바쁘게 현장을 돌아보고 연구에 몰두하면서도 그는 틈틈이 색소폰을 연주하며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 한산면주민자치회에서 색소폰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당시 면장이던 그도 참여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건강의 비결을 묻자 욕심 부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며 살 뿐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한산모시문화제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박수환 전 한산면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
▲지난해 한산모시문화제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박수환 전 한산면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