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으로 가는 길 (5)영산강하굿둑으로 인한 변화
■ 기획취재 /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으로 가는 길 (5)영산강하굿둑으로 인한 변화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0.09.16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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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하굿둑 건설 이후 물고기 급격히 감소

“오염된 물·녹조류·온갖 쓰레기 바다로 떠 내려와”

“들물때 하구둑 위로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게 해야…”

96, 목포 갓바위 선착장과 대반포구에 들러 영산강 하구에서 어업을 하는 어민 두 분을 만나 영산강 하굿둑 건설 이전과 이후의 수질과 퇴적 상태, 그리고 어업환경의 변화 및 어업소득이 어떻게 변했는지 얘기를 들어 보았다. 영산강 하굿둑은 금강하굿둑보다 10년 먼저 축조됐다. 먼저 만난 63세인 삼학어촌계원 A 씨는 목포 갓바위 옆에서 출생했고, 어업을 한 40년 넘게 했다. 다음에 만난 81세인 대반어촌계원 B 씨는 50년 넘게 어업을 했다.

▲바다 쪽에서 바라본 영산강하굿둑
▲바다 쪽에서 바라본 영산강하굿둑

영산강 하굿둑 내외측의 수질이 안 좋고 수온이 올라가면 녹조류 가득하다고 말한다. A씨는 “(하굿둑)안에가 더 썩었을 것이요. 여기는 물살이라도 있지. 여름에 뜨걸 때 수문 열어갔고, 녹조류가 (흘러)나와서 가세로(해안가로) 밀리면 썩은 내(냄새)가 무지하게 나죠. 그 녹조물이 어디까지 가냐면 압해도 (동쪽 끝의) 송공

▲삼학어촌계원 A씨(63세)
▲삼학어촌계원 A씨(63세)

리까지 가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B씨는 가뭄이 들어서 물을 안 빼 수위를 적정관리를 하면 생활폐수가 흘러들어서 모태(모아)놓다 보니까 녹조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덤풀이 많아졌다가 수온이 높아지면 수면에 떠 올랐다가 (수문을 열고) 물 터서 내려 보내 버리면 여기가 아조(아주) 몇 메터(미터)씩 떠당기는 덤풀하고 녹색하고 말을 못해 버려요. 둑 안쪽에 녹색을 띤 물이 가득 담겨 있으면 거기서 별스런 고기를 잡아줘도 못 먹죠. 수문을 트면 녹조가 저기 바다까지 나가죠. 계속 방류하는 것이 아니라, 가뭄들면 안 하고 물이 차 있을 때 방류를 하면 그게 외달도까지 가요.”라고 말했다.

 

 

 

 

하굿둑 밖에도 물컹한 썩은 뻘

하굿둑 외측 바다쪽 바닥의 퇴적상태에 대해서 썩은 냄새가 나는 물컹한 뻘이 쌓였다고 말한다. A 씨는 바닥이 다 썩었는디. 닻을 (바닥에) 놨다가 끌어올려 보면 시컴해요. 뻘이 물컹 물컹 썩어 있어요. 모래가 많았었는디 더 떠내려가 버렸어요라고 말했다.

▲목포시 삼학도 옆에 위치한 삼학 포구
▲목포시 삼학도 옆에 위치한 삼학 포구

그 결과 물고기와 조개들의 서식 상황이 나빠져서 잡히는 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A 씨는 예전에는 모래가 많아서 (물고기들이) 산란도 많이 했어요. 모래가 있는데도 있고, 뻘이 있는데도 있고 그랬어요. 바지락이 많았어요. 재첩은 (하굿둑) 위에 많이 있다가, 막은 뒤로 엄청나게 많았어요. 지금은 없어졌을 거요. 숭어, 민물장어, 농어, 병어, 이런 것이 하구언 안 막았을 때는 겁났제라우. 철마다 바꽈(바꿔) 면서 고기가 올라왔는디. 그때는 배가 좋지가 안해 가지고 많이는 못 잡았는디. 그런 고기가 아예 없단거여라우라면서 “(이제) 이쪽(하굿둑 바로 외측 바다)으로는 고기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거의 다 없어졌어요. 여기서는 (어업을) 거의 안 하다시피 하죠라고 말했다.

B 씨는 하굿둑 막은 것 하고, 안 막은 것 하고 천지차이에요. 어종도 하굿둑 수문 밑에서 웅어를 그물로 대량으로 잡고, 모치, 망둥어 이런 것을 거기서 많이 잡아서 팔았는데 지금은 거기서 잡았다고 하면 문절이나 망둥이나 웅어나 안 먹어요. 오염된 데서 컷다고 해가지고. 바닥의 펄이 새캄하죠. 가뭄이 있다가 홍수가 진다고 물을 모태서 트면 잉어, 붕어들이 민물에서 내려와 갔고 수문을 닫아버리면 못 올라가고 죽고 썩어서 오염을 더 시키고 그런 것이 많이 있죠라고 말했다.

어업소득 줄자 어민간 갈등 심화

어업 장소도 변경이 많이 되었다고 말한다. A씨는 하굿둑이 없을 때 이쪽(하굿둑 바깥쪽)에서도 하고, 영암쪽으로 가서 주낙으로 숭어잡고 그랬어요. 영암호, 금호호 그쪽으로도 다 다니면서 했죠. 하구언(하굿둑) 막기 전에 영암까지 가서 수문만 (아직 공사가) 남을 때는 물 타고(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했어요. 지금은 주로 압해도에서 어업을 많이 하죠. 또 해남 한라중공업 뒤까지 가서 어업을 해요. 바람 많이 부는 날이면 나가지도 못해요. 적은 배라서. 우리 배들은 멀리 나가면 퐁당 퐁당 해버려. 부부끼리 (어업을) 해묵는디 불안해서 멀리 못나가요고 말했다.

▲대반포구
▲대반포구

B씨는 예전에는 땅주낙을 하면 가재미, 상어를 잡고, 돔도 걸리고, 뜬주낙을 하면 농어 같은 거, 돔도 많이 잡고. 전에는 낚시는 부업이고, 시라시(실뱀장어) 잡는 어업을 안(하굿둑부터 목포대교까지)에서 주로 많이 했죠. 지금은 안(하굿둑부터 목포대교까지)에서는 불법이죠. 목포지선내에서는 어업이 다 가능하죠. 유달동내에 섬이 입곱개 되요. 이곳에서 우리 대반어촌계원 누구나 어업이 가능해요. (그런데) 어업이 잘 돼야 투자를 하는데 무엇이 안 되니까 투자를 안 했죠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어업소득이 급격히 감소해 손해를 많이 봤고, 어업 소득이 줄어들자 어민들 간에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A씨는 갓바위 근방에 있는 사람들은 저 하구언 막고 나서 완전히 망했어요. 쫄딱 망했다고 보면 되라우. 보상은 못 받았어요. 항로도 안 알켜 주고 (하굿둑을) 만들어 버렸다니까요. 그냥 일당이나 벌고 살지. 큰돈 번다는 것은 진작 포기했어요라면서 여기에 찬바람 나면 수질이 안 좋아도 전어들이 여기로 올라와요. 갈치하고. 지금은 먹도 못하지만 찬 바람나면 고기에서 냄새도 안나고 좋아. 갈치낚시배들은 (잡도록) 허가를 내 줘가지고 여기가 근방에 갈치배가 다 차지해부러. 그런데 우리들은 여기서 (갈치를 잡으려는) 낚시질 하나 못해요. 낚시하다 (해양경찰에) 걸리면 바로 벌금 물려요. 또 여기 근방에다 자망그물로 전어를 잡으려고 한발만 쳐 보쇼. 처음에 백만 원, 그 다음에 걸리면 2백만 원, 그 다음에 걸리면 4백만 원이에요. 못하게 할려면 모두 못하게 해야 하는데. 지역발전 차원에서 외부 사람들이 오게 한다고 (목포)시장이 허가를 해 준 거에요. 우리는 자망그물로 전어를 잡으려고 내렸는디, 우리 그물에 갈치가 다 걸려서 갈치가 안 잡힌다고 바로 전화기로 해경에 신고를 해 버린다고. (그러면) 무지하게 빠른 해경선에 다 걸린단게로. 우리 작은 배들도 낚시배로 바꿔어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작은 배에 (손님) 몇 명을 태우겠어요. 지금 하는 낚시배들은 5톤 이상이에요. 우리들은 어업 허가를 받은 지 몇 십년 됐는디 우리 말은 듣지 안고 집어 치워분 거에요. 낚시배들은 허가가 난지 얼마 안 됐는디 그 사람들만 허가를 내 줘요. 우리 작은 배들도 여따(해안가)에 그물을 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는디 안 해 줘요. 항로라고 무조건 불법단속만 해요라고 하소연을 했다. B씨는 하굿둑이 실은 어업을 하는 사람한테는 큰 피해를 줘요. 없었어야 돼. 저것이 피해를 많이 줘 가지고 보상을 타 먹기는 했어요. 잡히는 양이 줄으니까 그만큼의 보상을 받은 거죠라고 말했다.

하굿둑 헐기 전에는 어업 불가

▲대반어촌계원 B씨(81세)
▲대반어촌계원 B씨(81세)

이같은 상황에서 하굿둑의 수문을 개방해서 해수유통을 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B씨는 영산강 하구언(하굿둑)을 헐기 전에는 어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거에요. 완전히 허물어 버리지는 못해도 들물에는 위로 올라갔다가 밀고 내려오고 그러면 위에 가서 산란을 하면 어족자원이 많이 생길 거에요, 그런데 (하굿둑이) 그대로 막아놨으까 우리에게 손해를 줄 수 있는 원인제공을 하고 있죠. 바닥은 아마 많이 썩었을 것이에요. 우리가 힘이 없고 하니까 뭐라 하겠어요. 할 수 없죠. 오래 전에 국회의원 후보 한명이 하구언을 터 버린다고 공약을 했는데 당내 후보선거에서 떨어졌어요. 후보로 선출됐으면 우리 어민들이 모두가 지지했을 거에요. 하굿둑에 다리를 높게(현수교식으로) 만들어서 적은 배들도 드나들 수 있도록 하고, 물이 활용하게 만들어 놨으면 목포 뿐만이 아니라 신안까지 어족자원이 아마 몇 십배 많아졌을 것이에요. 하굿둑을 막아 바리니까 어족자원이 고갈돼 버리고 문제가 복잡해져 버렸잖아요. 안강망이나 유자망처럼 먼 데 가서 어업을 안 하는 사람들은, 소형선박을 갖고 어장을 하는 사람들은 피해가 말할 수 없이 많아요. 연안에서는 영산강 영향을 무지하게 많이 받죠라고 말했다.

한편 7월 하순부터 9월 초까지 집중호우와 태풍 세 개가 북상해 비가 많이 내리면서 영산호에 민물을 가득 담아 놓아다가 한꺼번에 바다로 빼는 바람에 많은 바지락과 양식하던 전복이 죽었다고 말한다. B 씨는 여기 해수욕장 주변 갯벌에 반지락(바지락)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육수를 몇 번 터서 놔버리니까 반지락이 죽어갔고 캐 와도 못 먹어요. 옛날에는 종자를 사가다 뿌려서 양식을 했었어요. 우리 어촌계원들만 대량으로 생산해가지고 어촌계 자금도 만들고, 한 달이면 수백만 원씩 소득을 갖고 살았는데 지금은 그런게 없어졌죠. 이 근방에 작은 종패가 생기는데서 파다가 실어다가 뿌려놓았죠. 시내 사람들이 와서 게도 잡고, 바지락도 잡고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많이 죽었어요. 또 목포와 신안의 경계지역에서 전복 양식하는 사람들은 전복 구십프로가 죽었어요. 염도가 25도시 이상 나가야 하는디 12, 13도 나가니까 전복이 못살잖아요라고 말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쓰레기

▲분리수거가 되지 않고 삼학포구 옆에 쌓아놓은 쓰레기
▲분리수거가 되지 않고 삼학포구 옆에 쌓아놓은 쓰레기

또한 수문을 통해 육지에서 온갖 쓰레기가 바다로 떠내려와 어업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한다. A 씨는 요번에 태풍이 연속 세 개가 왔잖아요. 그래서 연속 수문을 열어부니까 여기가(하굿둑 외측 바다쪽이) 완전히 민물이 되어버렸고, 쓰레기도 엄청나게 떠내려왔어요. 저기(삼학포구) 옆에 잔뜩 쌓아놨어요. 민물이 많아지면서 갈치낚시철인데도 낚시배들이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B

B씨는 “(영산호에) 육수를 담아 놨다가 한꺼번에 빼 버리니까 목포항에 쓰레기가 쌓였고, 목포시에 쓰레기 처리비가 없어갔고 쓰레기 처리를 다 못하고 있어요. 여기 쓰레기가 광주, 나주에서 떠내려 왔다고 그러거든요. 쓰레기가 항구에 어떻게 떠 밀려왔는가, 배가 포구에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고 있은 게 목포시 환경과에 전화를 하기도 했죠. 그래서 담배꽁초 줍는 공공근로 일하는 사람들이 와서 쓰레기를 마대(푸대)에 담아서 몇 차에 실어 냈어요. (그래서)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도 있죠. 여기 쓰레기는 쓰레기매립장으로 곧바로 가요. 아직도 못 실어 가고 많이 쌓아놨어요. 인제 돈이 없데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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