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부는 천하를 만나는 길 學是道其從遇天
■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부는 천하를 만나는 길 學是道其從遇天
  • 송우영
  • 승인 2021.01.27 16:29
  • 호수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일은 머리가 희어지는 것이다.<세간공도유백발世間公道惟白髮> 귀하고 돈이 많다고 해서 용서해 준 적은 없다.<귀인두상부증요貴人頭上不曾饒>”

이 글의; 출전은 은자를 보내며 쓴 절구시 한편인 송은자일절送隱者一絶이라는 제하의 시구詩句에서 비롯된다. 지은이는 만당晩唐의 시인이자 대문장가 두목杜牧이다. 재상을 지낸 두우杜佑의 손자로 시성詩聖 두보杜甫와 구별하기 위해 두보를 대두大杜라 불렀고 두목을 소두小杜라 불렸다. 또 이상은李商隱과 함께 소이두小李杜로 불리며 당나라 때 중국 천하를 울렸던 시인이엇다. 공자의 수레를 몰던 마부 번지樊遲<논어 안연편 22>를 존경하여 그의 호를 번지의 번을 따서 번천樊川으로 불려지는 것을 일생의 영광으로 여긴 인물이기도 하다.

두목의 특징 중 하나가 어려서 공부와의 전쟁 선포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각가정마다 종학宗學이라 하여 옛문헌의 글을 세 글자로 묶어 삼자경을 만들어 자녀를 가르쳤고 그것이 끝나면 또 다른 문헌에서 글을 네글자씩 묶어 사자성어로 가르쳤고, 네 글자가르침이 끝나면 다섯글자로 묶어 책을 엮어 가르쳤으니 곧 오자해제교서五字孩提敎書가 그것이다.

이 글에 이르기를<> “자로가 흡족하지 않은 듯 대답하여 말한다.<자로설대왈子路屑對曰> 선비는 쓸데없이 사람을 만나지 않으며<사부중이견士不中而見> 딸은 중매 없이 시집가는 일이 없으며<여무매이가女無媒而嫁>, 아들은 공부하지 않고 행하지 말라.<자불학물행子不學勿行> 나는 그렇게 듣고 그렇게 배웠습니다.<문연학연야聞然學然也>” 여기서 방점은 자불학물행子不學勿行으로 조금 풀어쓴다면 아들된 자는 공부가 부족하면 함부로 나서지말라는 엄한 경책이다.

본래 이 문장의 전거는 전한前漢 시대의 학자 유향劉向이 쓴 설원說苑 존현尊賢편의 원전을 후학들이 종학의 교과서로 채록 찬한 것이다. 이 모두가 자녀를 잘 길러 가문을 일으키고 크게는 나라와 민족을 위함의 발로인 것이다. 두목의 후손 중에 청나라 때 문장가로 천하를 울렸던 두문란杜文蘭의 글 중에 학시도기종우천學是道其從遇天이란 글귀가 있다. 풀어쓰면, ‘공부, 이것은 길이다. 그것을 따르면 천하를 만나리라. 천지만물지중天地萬物之中인생난득人生難得이라 했다. 천지만물중에 인간으로 태어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말이다.

이리도 귀하게 태어나서 어찌 허투루 하루를 낭비한대서야 말이나 되겠는가. 아무리 힘겹고 어렵고 곤궁의 삶에 처한다 할지라도 사람이 되어서 사람됨을 익히는 공부를 게을리한다면 이는 곧 부끄러움이다. 사람이 금수와 다름은 책상에 앉아서 글을 읽고 쓰면서 외우는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뿐더러 자연의 섭리에도 합당할 터. 고래로 자식의 후환은 부모가 만든다했다. 그 중심에 공부가 있는 것이다.

공부는 평생공부라하여 늙어서도 공부를 한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공부는 어려서 더욱더 많이 배워야 한다. 어려서 공부하는 것은 햇빛 아래 큰길을 가는 거와 같다.<소학양행少學陽行>이는 곡식을 쌓아 굶주림을 방비하는 거와 같음이며<적곡방기積穀防饑> 자식을 길러 늙음을 대비함이다.<양아대로養兒代老> 어찌 고작 몇 년의 공부가 고통스럽다하여 공부하지않다가<하고수년근학何苦數年勤學> 길고 긴 일생을 부끄러움과 모욕을 받으며 살려는가.<장수일생괴욕재長受一生愧辱哉> 재산을 천만금을 쌓아놓아도<적재금천만積財金千萬> 몸으로 공부하는 것만 못하다<.불여학재신不如學在身>했다.

어려서 공부를 하지않음은 곧<소시불학즉少是不學則>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있는거와 같다.<유몽피이와이猶蒙被而臥耳> 공부에 일생을 건 인물이 어찌 한둘이랴마는 남들은 ‘8세입소학八歲入小學할 때 증자는 한참 늦은 나이인 17세에 공부를 시작하여 70에 이르러서야 증자칠십내학曾子七十乃學 명문천하名聞天下할 수 있었고 순자荀子19세에 시작해서 50세에 이르러 공부로 대성할 수 있었다.<순자년오십시래유학어제荀子年五十始來游學於齊>’ 이 모두가 서두르지않고 그렇다고 멈추지도 않고 묵묵히 공부와의 다툼에서 이긴 결과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