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쓰레기와 폐수로 몸살 앓고 있는 서천갯벌
각종 쓰레기와 폐수로 몸살 앓고 있는 서천갯벌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1.05.13 10:26
  • 호수 1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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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도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될 수 있나
▲갯벌 안 쓰레기 소각
▲갯벌 안 쓰레기 소각

지난 310일부터 서천갯벌에 도래한 도요물떼새를 조사하기 위해 금강하굿둑 외측 갯벌부터 비인면의 월하성 마을 앞 갯벌까지 해안을 돌아다니고 있다.

아름다운 새들이 갯벌에 사는 저서생물들을 잡아먹는 모습을 보면서 반갑기도 하지만 아쉬운 장면도 보게 되어 안타까운 점도 많이 확인한다. 우선 김 가공공장이 활발하게 운행되는 시기에는 사용하고 나온 분홍색의 폐수가 아무런 정화처리 없이 갯벌로 흘러들었고,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갯벌에서 썩은 냄새가 났다. 김 가공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몇 주가 지나면서 썩은 냄새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매년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었다. 앞으로 갯벌과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폐수 정화처리시설을 설치가 절실하다.

더 더욱 심각한 것은 해안을 따라 해양쓰레기가 너무 많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서천군청에서 나온 청소원들이 해양쓰레기를 청소하는 모습을 보기는 했으나 넓은 지역을 빠른 시일내에 수거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청소를 하더라도 큰 파도가 칠 때면 다시 해양쓰레기들이 밀려오는 바람에 다시 지저분한 상태가 된다.

사람들이 자주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은 여전히 널부러진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돼 있기도 하다. 육상에서 떠내려오는 쓰레기도 있지만, 갯벌과 바다에서 어업을 하다가 큰 파도에 떨어져 나온 각양각색의 스치로폴과 플라스틱, 그물, 김발 등 망가진 어업도구들이 많다. 이를 오랫동안 방치하다 보니, 분리수거가 어려울 정도로 작게 부서져 있기도 하다.

▲금강하구 폐어선
▲금강하구 폐어선

갯벌 안으로 들어가 보면, 과거 김양식용으로 사용하던 어구와 사용하지 않는 말뚝들이 갯벌에 박힌 채로 지저분하게 방치되어 있다. 어떤 갯벌에는 폐그물을 쌓아놓고 소각했는지 잔재물이 잔뜩 쌓여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천군 해양수산과에 직접 전화를 해서 이 잔재물이 파도에 의해 흩어지기 전에 빨리 수거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이 잘 가지 않는 바닷가에는 일반 생활쓰레기와 폐건축자제 등 온갖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있기도 하다. 아마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밤 시간을 이용해 몰래 차량에 실고 와서 버린 것으로 보인다. 대낮에도 몰래 쓰레기를 갖다가 버리는 사람도 목격하기도 했다.

한편 해질 무렵에는 후미진 해안가에 몰래 쓰레기를 가지고 와서 소각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새까만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일 정도였다. 어떤 곳에는 사용하지 않는 차량이 방치된 채 버려져 있기도 하다. 금강하굿둑 바로 앞에 가보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는 폐선들이 부서진 채로 방치되어 있기도 하다. 서천지역 해안은 온갖 쓰레기들도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폐어구
▲폐어구

이렇게 정화되지 않고 버려지는 폐수와 각종 쓰레기로 인해 서천갯벌과 바다는 점점 환경오염으로 인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 서천갯벌과 바다는 이곳에 사는 생물들의 생존뿐만이 아니라 서천지역 어민들의 안정된 수입 보장을 위해서도 중요한 장소이다.

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서천군 행정도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주민에게 환경오염의 실상을 알려서 주민 스스로 책임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주민들도 스스로 삶의 터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해양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외래 방문객들이 몰래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홍보 및 단속을 강화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치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안에 쓰레기가 방치되지 않도록 하루라도 빨리 수거작업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곳에 다른 사람들이 와서 쓰레기를 몰래 버려 놓고 가기 때문이다. 쓰레기 수거는 바닷물이 썰물이 되어 빠져 나갔을 때 실시해야 한다. 만조 때는 해안가에 많은 새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이들이 사람들로부터 안전하게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김 양식용 염산통
▲김 양식용 염산통

서천갯벌은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서천군이 중앙 정부로부터 2008년에 일부 지역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을 받았고, 2018년에는 전체 갯벌로 확대 지정을 받았다. 또한 세계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정을 받아 2009년에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으며, ‘동아시아-대양주 물새이동경로 국제협력기구(EAAFP)’가 지정한 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문화재청이 서천군과 협의를 거쳐 세계적으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인정받기 위해 2019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해 줄 것을 신청한 바 있으며, 올해 7월 초쯤에 등재 결정이 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천군 행정이 서천갯벌과 바다를 보전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서천군의 해안을 자주 돌아보면서 서천군이 과연 국제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서천갯벌을 보전하고 생태관광 사업 등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잘 진행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조류 등 각종 생물들을 관찰하기 위해 해안가에 갈 때마다 각종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과연 서천을 찾는 방문객들이 안 좋은 인상을 갖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서천개벌에 들어가 보면 모래가 많았던 갯벌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펄갯벌로 된 지역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그 결과 폐사한 조개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서천군 행정과 어촌계, 그리고 지역주민들이 함께 모여 서천의 갯벌과 바다에서 환경오염 행위와 생태계 파괴가 얼마나 발생하고 있고,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분석해서 재발방지를 위해 각자 해야 할 역할과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기를 바란다.
 

▲불법 소각 모습
▲불법 소각 모습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해양쓰레기

 

<주용기 시민기자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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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3 12:13:26
우리가 지금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지구를 위해 한 일은 고작 쓰레기 버린일밖에 없는 자중의 시간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ㆍ정말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