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갯벌관리 이제부터 시작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갯벌관리 이제부터 시작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1.07.29 17:14
  • 호수 10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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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중 개발계획 재검토·금강하굿둑 상시유통 필요
▲금강하굿둑
▲금강하굿둑

서천갯벌(충남 서천)을 포함해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5곳의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같은 등재 결정에 대해 기뻐할 일이지만 과연 지금까지 세계 수준에 맞게 갯벌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 모두가 국제적인 람사르습지와 국내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맞게 잘 관리하려면, 먼저 해당지역에서 계획된 개발계획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 서천군은 20201224일 오전 군청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양수산부, 충청남도, 전라북도, 서천군, 군산시가 군산항-장항항 재개발 사업과 금란도(서천과 군산 사이에 있는 해상매립지)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천군산 지역상생협력 기본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철새들의 이동과 서식지, 그리고 금강하구의 생태계 및 어민들의 지속가능한 어업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개발계획이다. 따라서 이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서천군과 군산시가 서로 협력해 철새 관찰을 통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으로 전환하기를 바란다.(뉴스서천 1040, 2021120일자 보도 참고)

또한 서천군은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으로 2020년 상반기부터 2022년까지 송림항 어촌뉴딜300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중 솔리천 하구에서 출발해 갯골(갯벌 수로)을 따라 아소래섬, 유부도를 오고가면서 철새탐조선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 갯골과 주변 갯벌에서 많은 새들이 먹이를 먹거나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탐조선이 운행된다면 이를 새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차라리 해안가에서 탐조객들이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밀폐형 탐조대를 여러 군데 설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며, 탐조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져 생태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천갯벌의 해안가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곧바로 수거해 처리하는 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 여전히 해안가에 생활쓰레기와 해양쓰레기가 방치되어 있고, 불법 소각도 자주 발행하고 있다. 특히 금강하굿둑의 수문을 열어 민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면서 많은 육상쓰레기가 바다로 들어오고 있으며, 바다에서 어업을 하는 동안 망가진 그물들이 해안가로 밀려들어오기도 한다. 따라서 해양 및 육상쓰레기가 바다와 갯벌에 쌓이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되고 이행되어야 한다(뉴스서천 1055, 2021513일자 참고).

더 나아가 금강하굿둑을 통해 바닷물이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해수유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금강이 서천갯벌을 포함한 금강하구의 갯벌과 바다에 유기물과 퇴적물을 공급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처럼 금강 상류에서 내려오는 민물이 많을 때만 하굿둑 수문을 개방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수문을 개방해서 5~10킬로미터 정도 바닷물이 왕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금강호의 수질이 개선되고 퇴적물이 금강하구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모래성분이 많아지고 유기물이 많은 갯벌이 되어 생물다양성이 높은 바다와 갯벌이 될 것이다. 서천의 해안선을 따라 설치된 작은 하천의 하굿둑에 대해서도 농업용수 공급에 대한 대안을 적극 마련하면서 해수유통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뉴스서천 1043, 2021218일자 보도 참고).

이 외에도 서천군은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유부도에서 진행되는 갯벌복원사업과 해안가에서 진행되는 모래포집 시설 및 갯벌퇴적 시설 등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 같은 사업들이 과연 세계자연유산에 맞는 방식의 관리방안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하고, 서천갯벌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 전문가, 지역주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서천군 세계유산위원회를 구성하고, 서천군수와 민간인이 공동대표가 되어 관리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야 하며, 상시적으로 회의를 개최해 협의와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욱이 금강하구를 공유하고 있는 군산시와의 공동협력도 이끌어내기를 바란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만약 서천갯벌이 잘 관리되지 않고 훼손한다면 언제든지 세계자연유산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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