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22주년 기념 특집 /서천 유부도갯벌과 금란도(준설토 투기장)를 다녀와서(2)
■ 창간22주년 기념 특집 /서천 유부도갯벌과 금란도(준설토 투기장)를 다녀와서(2)
  • 주용기
  • 승인 2021.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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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도, 갈대군락지 파괴하는 갯벌복원사업…폐염전부지 활용 필요

금란도, 도요물떼새와 저어새 휴식처…개발보다 관리에 집중해야
▲유부도에서 갈대군락지를 파괴하고 콘크리트 장벽을 쌓는 갯벌복원작업
▲유부도에서 갈대군락지를 파괴하고 콘크리트 장벽을 쌓는 갯벌복원작업

갯벌복원사업의 대상지 폐염전부지로 변경해야

갯벌복원 사업이 진행 중인 유부도 남쪽지역으로 이동을 했다. 주거지 옆 갈대군락지를 파헤쳐 놓고 콘크리트 방벽을 쌓고 있었다. 갯벌복원 사업을 이 지역에서 진행할 것이 아니라 바로 우측에 위치한 폐염전부지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몇 가지 근거를 들어 지적한 바 있다(2020916, 뉴스서천의 1023호 보도).

갈대 군락지는 염생식물로서 그대로 유지해 보전할 가치가 있고, 만조 때 도요물떼새들이 휴식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폐염전부지를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서천군과 해양수산부는 이렇게 공사 강행을 하고 있다. 예산 낭비는 물론 만조 때 도요물떼새들이 휴식지로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 뻔하다. 갯벌복원지 주변 해안가에 해양쓰레기가 잔뜩 밀려와 쌓여 있었는데도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놓아 안타까웠다.

지난 928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20212025)’을 보면, ‘갯벌의 탄소흡수력 향상을 위해 갯벌 상부에 갈대 등 염생식물을 심는 갯벌식생조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재 유부도에 잘 서식하고 있는 갈대 군락지를 국민 혈세를 들여 파헤치고서 또 다시 다른 지역에 갈대를 식재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갯벌복원이라는 미명하에 현재 유부도에서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하고, 대상지를 바로 옆의 폐염전부지로 변경해 도요물떼새와 저어새의 휴식지를 만들어 줄 것을 촉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폐염전부지내로 바닷물이 들어오더라도 바닷물 수위가 넓적부리도요와 좀도요의 발목을 넘지 않도록 조절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폐염전부지의 무너진 제방을 견고하게 다시 정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금란도(준설토 투기장), 개발이 아닌 적절한 관리 필요

▲금강하굿둑 앞 폐선위에 올라가 있는 저어새 무리
▲금강하굿둑 앞 폐선 위에 올라가 있는 저어새 무리

유부도의 남부지역 갯벌을 확인해 보니, 새들이 모여들어 편안하게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5시쯤이 되어 바닷물이 빠져 나간 상태가 되어 폐염전부지에는 도요물떼새들이 없었다. 만조시간에 바닷물 수위를 볼 때 이 폐염전부지도 무너진 제방을 넘어 바닷물이 들어와 가득 차는 바람에 도요물떼새들이 휴식지로 이용하지 못했다. 그래서 준설토 투기장(일명 금란도)으로 대부분의 도요물떼새가 이동을 했고, 일부 도요물떼새 무리는 새만금갯벌과 간척지로 이동을 했다.

지난 910일과 109, 조류 조사를 위해 준설토 투기장(일명 금란도)의 서쪽지역을 방문했을 때 2만 마리가 넘는 도요물떼새가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910일의 만조시간은 오후 525, 만조 때 바닷물 수위는 702센티미터이었고, 109일의 만조시간은 오후 55, 만조 때 바닷물 수위는 731센티미터이였다. 109, 만조시간 이전인데도 유부도의 폐염전부지로 모여드는 도요물떼새 무리가 없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금강하구와 서천갯벌에 흩어져 저어새를 조사를 한 결과, 금강하구에 서식하는 저어새들이 만조시간에 여러 곳의 휴식지를 이용하고 있었다. 도요물떼새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물갈퀴가 없는 새들이 마지막까지 모여드는 장소 바로 옆에 바닷물이 덮이지 않는 휴식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새들이 장거리를 이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비축량을 늘릴 수 있고, 새들이 원하는 시기에 비번식지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10, 유부도 북측 묵도(소당개섬)에서 136마리, 금란도의 서쪽지역에서 18마리와 중간지역에서 20마리, 10동쪽지역에서 0마리, 대죽도 폐염전의 무너진 제방위에서 107마리, 금강하구의 폐선 위에서 22마리, 서천군 서면과 장구만의 해안에서 85마리가 각각 관찰되어 금강하구역 전체에서 총 488마리의 저어새가 확인됐다. 한편 금란도의 서쪽지역에서는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가 추가로 관찰됐다. 지난해 서천갯벌을 포함한 금강하구 전역에서 저어새를 조사한 결과 821일에 249개체, 920일에 190개체, 1016일에 140개체가 확인됐었다(참고.1).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개체수가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아마도 서천군 노루섬에서 번식한 저어새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보호지역 범위를 노루섬 지역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볼 때 준설투기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금란도가 저어새의 휴식지로서 중요한 장소임이 확인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금란도가 도요물떼새에게도 중요한 휴식지이다. 그런데 서천군 노루섬에서 등과 다리에 각각 위치추적기와 유색 링을 부착한 저어새 M31(RGB)가 유부도 주변 지역에서 어떠한 이동했는지를 확인해봤다. 이 새가 그동안 계속 금란도를 휴식지로 이용했었는데 910일 조사 이후에는 금란도로 이동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보였다. 109일에는 유부도 북쪽의 묵도(소당개섬)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아무래도 지난 9월 조사 이후에 투기장 중간지역에서 준설토 투기작업이 이루어져 위협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10일에 이곳을 조사했던 조사자에 따르면 저어새 20마리와 도요물떼새 수천마리가 관찰되었는데 함께 동행한 109일 조사에서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불과 갈매기류 몇 마리만이 준설토가 나오는 배출구 주변에서 먹이를 찾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쪽지역에 도요물떼새가 5000여 마리, 동쪽지역에는 2000여 마리가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금란도를 계속 준설토 투기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강하굿둑을 개방해 해수유통을 확대하고, 유부도 동쪽으로 설치된 북측 도류제(7킬로미터) 밑으로 해수유통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금강하굿둑 외측 수로에 쌓이는 퇴적물의 양을 줄일 수 있고, 이 퇴적물이 멀리까지 퍼져 나가 서천갯벌을 비롯한 금강하구역 전체 갯벌이 펄갯벌화되는 것을 방지하게 된다. 결국 모래펄갯벌, 펄모래갯벌 면적이 늘어나게 되고, 조류를 비롯한 수많은 생물들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져 생물다양성이 높아진다. 그러면 어민들의 어업소득도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난다. 더욱이 금란도의 개발을 추진해서는 안 되며, 수많은 새들이 휴식지로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조류 보전을 통해 생태관광 등 현명한 이용에 나서줄 것을 관련 지자체와 기관들에게 촉구한다(2021120, 뉴스서천의 1040호 보도).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도 중단해야

▲도요물떼새와 저어새가 만조 때 바닷물의 수위에 따라 휴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경로
▲도요물떼새와 저어새가 만조 때 바닷물의 수위에 따라 휴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경로

한편 여전히 계속되는 해수유통으로 인해 일부 남아있는 새만금갯벌은 아직도 도요물떼새 무리가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금강하구의 갯벌이 바닷물로 거의 모두 덥힐 정도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면 휴식지가 부족한 도요물떼새들은 새만금갯벌로 이동하게 되는데 많을 때는 수천 마리가 되기도 한다. 그러면 새만금갯벌에는 평상시보다 많은 도요물떼새를 관찰할 수 있다. 바닷물이 썰물이 되어 금강하구의 갯벌이 드러나면 새만금 지역을 휴식지로 이용한 도요물떼새 무리가 다시 금강하구의 갯벌로 되돌아간다. 이 같은 이동상황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 저어새 일부도 이와 같은 이동경로를 따르기도 한다. 새만금 지역에서 관찰된 저어새는 지난해 8월에 101마리, 9월에 135마리로 증가했다가 10월에는 72마리로 감소했다. 이중 만경강과 동진강 합류지역에서 10마리 이하의 적은 무리가 관찰됐고, 수라갯벌에서는 9월에 50개체 이상의 큰 무리가 관찰됐다(참고.1). 올해는 8월에 83마리, 9월에 106마리, 10월에 128마리가 관찰됐다. 저어새는 새만금 지역에서는 번식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서천의 노루섬과 영광 칠산도 등 다른 지역의 무인도에서 번식을 마친 후에 새만금 지역으로 이동을 해서 비번식지(월동지)인 남쪽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서식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아직 남아있는 이곳 새만금갯벌이 도요물떼새와 저어새에게 중요한 서식지라고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수만 마리의 오리류를 비롯한 겨울철새와 가마우지 등 여름철새들도 이곳 새만금갯벌과 바다를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고, 주변 농경지까지 왕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이곳에 새만금신공항 계획을 추진한다면 저어새와 도요물떼새를 비롯한 많은 생물들이 심각하게 생존의 위협에 처하게 될 것이다(그림.2, 1). 지난 국토교통부는 96,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해 협의를 요청했다. 환경부는 절차에 따라 10월 중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한 협의 의견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신공항 예정부지인 수라갯벌과 인근 지역에는 서식하는 저어새를 비롯한 황새, 흰꼬리수리, , 검은머리물떼새 등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1급과 검은머리갈매기, 흰발농게,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 2급 등 수많은 법적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만약 새만금 신공항이 예정대로 건설된다면 조류서시지 파괴와 함께 많은 새들이 항공기에 충돌해 죽게 될 뿐만 아니라 비행기 사고로 인해 승객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또한 항공기가 운항하면 대량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를 가중시켜 인류의 생존은 물론 새들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미 수라갯벌에 대규모로 태양광발전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로 인해 조류를 비롯한 생물들의 서식지 축소는 물론 태양광발전 시설 주변의 공기 및 물 온도를 상승시켜 생물 서식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더욱이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공사용 진입도로를 만들면서 군산공단에서 나온 제강슬래그를 대량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이 제강슬래그에 많은 양의 중금속 물질이 섞여 있다. 비가 내릴 때면 이 제강슬래그에서 중금속 오염물질이 흘러나와 주변 토양과 함께, 갯벌과 바다로 흘려들어가 갯벌과 바닷물이 중금속으로 오염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해야 하고, 대규모로 진행되는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도 중단해야 하며, 진입도로용으로 사용된 제강슬래그를 모두 걷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설협의기구 만들어 적극적인 협의와 실천 필요

 

서천갯벌를 포함한 금강하구역이 많은 새들의 주요 서식지로 확인돼 세계자연유산, 람사르 습지, 동아시아-대양주 이동경로상(EAAF)의 국제협력 지역, 국내 습지보호지역 등 국제 및 국내적으로 지정되어 있음에도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이에 합당하게 보전 관리되고 현명하게 이용되기를 바란다. 더욱이 새들의 휴식지이자 서식지로 이용되고 있는 금란도와 금강하굿둑 바로 외측 갯벌, 그리고 새만금갯벌과 인근 지역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 환경부, 문화재청, 새만금개발청, 충청남도, 전라북도, 서천군, 군산시, 동아시아-대양주 물새이동경로상 국제협력기구(EAAFP), 관련 전문가, 시민사회단체(NGO)가 참여하는 상설협의기구를 만들어 금강하구역과 금란도, 새만금 지역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협의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

<주용기 시민기자. 전북대 전임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참고 자료>

저어새 전국 모니터링과 서식지 이용 연구 최종 보고서, 2020.12.31., EAAFP()한국물새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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