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갯벌-새만금방조제 내측 갯벌
서천갯벌-새만금방조제 내측 갯벌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1.11.25 09:41
  • 호수 10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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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들 서식지이자 중간기착지로 밝혀져

신공항건설계획 철회·금란도 보전대책 필요
▲그림1. 6월 노루섬에서 태어난 저어새 M35(RWB)가 서천갯벌과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이동한 경로 (한국물새네트워크 제공)
▲그림1. 6월 노루섬에서 태어난 저어새 M35(RWB)가 서천갯벌과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이동한 경로 (한국물새네트워크 제공)

서천군의 무인도인 노루섬에서 번식한 저어새와 월동지로 이동 중이던 저어새 무리가 서천갯벌과 새만금방조제 내측의 갯벌을 중요한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음이 한국물새네트워크의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 단체가 지난 6월 서천군 노루섬에 들어가 어린새이던 저어새에게 위치추적기를 등에, 그리고 글씨 ‘M35’가 새겨진 붉은색 링을 오른쪽 다리 상단에, 왼쪽 다리 상단에 붉은색 링, 흰색 링, 파랑색 링을 각각 부착했다. 이 새를 간단하게 저어새 M35(RWB)’로 표기한다. 이 새의 이동경로를 보면, 8월부터 10월 초순까지 서천갯벌 전체 구간에서 먹이활동을 했고, 만조 때 준설토 투기장(금란도)을 휴식지로 이용했다. 그러다가 106일에 새만금갯벌로 이동을 했고, 1020일까지 새만금 방조제 내측으로 바닷물이 유통되는 군산 수라갯벌과 만경수역의 유수지, 김제 심포항 북측의 만경수로, 그리고 김제 거전리 앞의 인공수로 등을 이용했다(<그림.1>, <사진.1>). 이후에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1115일에는 중국 남동부 해안에 도착했다.

또한 인천 강화도 주변의 무인도인 수하암에서 6월에 출생한 후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저어새 M40(YRW)10월 중순까지 수하암 인근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1017일 오전 영종도를 지나서 1017일 오후 시화방조제 내측에 잠시 머문 후 서천 유부도에 도착했다(그림.2). 다음날인 1018일에는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수라갯벌로 이동을 했다. 이곳에서 20일 오전까지 머물렀다가 20일 오후에는 ‘2023년 새만금 잼버리대회 예정지의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다(그림.3). 이후에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1115일에는 대만의 서부 해안에 도착했다.

▲그림2. 2021년 6월 강화도 수하암 태생으로서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저어새 M40(YRW)가 이동한 경로 (한국물새네트워크 제공)
▲그림2. 2021년 6월 강화도 수하암 태생으로서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저어새 M40(YRW)가 이동한 경로 (한국물새네트워크 제공)

이처럼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갯벌과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관찰되는 저어새는 서천군 노루섬과 영광군 칠산도, 인천 강화도 수하암, 인천 남동유수지의 인공섬 등 여러 무인도에서 번식을 한 후 이동해 온 새들이다. 따라서 서천갯벌과 준설토 투기장(금란도), 그리고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수라갯벌과 유수지는 저어새들이 물고기를 잡아먹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저어새의 이동경로를 보면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 계획중인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와 주변을 날아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새만금 신공항 건설 예정지인 수라갯벌을 서식지로 이용하는 여러 마리의 저어새를 관찰하기도 했다.

▲사진1. 10월 27일,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유수지에서 관찰한 저어새 M35(RWB)
▲사진1. 10월 27일,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유수지에서 관찰한 저어새 M35(RWB)

올해 6월 여러 지역의 무인도에서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저어새 17개체가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의 이동경로를 확인해 본 결과, 저어새 12개체가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서천갯벌과 새만금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했다. 1115일 현재도 저어새 2개체(M31, M75)가 새만금갯벌에 남아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그림.4>, <그림.5>, <그림.6>).

이같은 조사결과를 볼 때 만약 계획대로 새만금 신공항이 건설된다면 저어새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비행기의 안전에도 위협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은 철회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한편 ()한국물새네트워크 주관으로 2020년 가을철과 2021년 가을철에 서천갯벌과 휴식지에서 관찰한 저어새의 개체수 조사 결과는 아래 <.1>와 같다.

표1
▲사진2. 10월 9일, 만조시간에 대죽도의 무너진 제방 위에서 휴식중인 저어새들

2021년 저어새의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두 배나 증가했다. 그리고 11월에 머무르고 있는 저어새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아주 많이 관찰되었다.

저어새는 물갈퀴가 없어서 바닷물이 빠지면 넓은 갯벌에서 저어새의 개체수를 정확히 조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저어새의 개체수를 정확히 조사하려면 바닷물이 많이 차오르는 사리 때 만조시간에 휴식지에 머무르고 있는 저어새를 조사해야 한다. 저어새의 관찰위치에 따른 개체수를 보면, 저어새들이 대죽도의 무너진 제방과 준설토 투기장(금란도)을 중요한 휴식지로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사진.2>, <사진.3>). 따라서 준설토 투기장(금란도)에 대한 보호대책과 함께 밀폐형 탐조대를 설치해 생태관광으로 현명한 이용이 필요다.

▲그림3.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저어새 17개체의 이동경로
▲그림3.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저어새 17개체의 이동경로

대부분의 저어새들은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월동지인 대만, 홍콩 등 동남아시아로 이동을 하며, 내년 봄이 되면 번식지와 먹이터를 찾아 우리나라의 무인도와 갯벌로 되돌아온다. 이들 중에 서천군 노루섬에서 번식을 하는 저어새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 노루섬 외에도 저어새들이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는 번식지를 더 제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인천 남동유수지내에 만들어진 인공섬처럼 대죽도 폐염전의 무너진 제방 주변에 흩어진 바위를 쌓아올려 인공적인 섬을 만들고 둥지재료를 넣어 준다면 저어새들이 새롭게 만들어진 인공섬을 번식 장소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 전북대 전임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참고자료>

1. 2020년 저어새 전국 모니터링과 서식지 이용 연구 보고서 : 한국물새네트워크EAAFP 발간

2. 2021년 저어새 모니터링 결과 : 한국물새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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