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큰뒷부리도요 멸종시키려는가…‘금란도’ 개발 추진
해양수산부, 큰뒷부리도요 멸종시키려는가…‘금란도’ 개발 추진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1.12.09 09:38
  • 호수 10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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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금강하굿둑으로 금강 하구가 막히면서 하굿둑 아래로 토사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후 군산항과 장항항의 항구기능을 살리기 위해 매년 준설 예산이 200억원 이상 투입됐으나 2012년 이후 준설예산은 50억원 안팎으로 줄었다. 이 예산으로는 간신히 군산연안여객터미널의 항로를 유지하는 정도이다. 그동안 군산 내항은 항구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폐항이 되었고, 장항항은 대체어항을 마련해야 했다. 매년 투입되는 예산으로 준설한 준설토는 군산 내항 앞에 준설토 투기장을 마련해 그곳에 쏟아부어 준설토 투기장은 섬이 됐다. 군산시는 그곳에 지번을 부여하고 금란도라고 이름을 붙였다. 군산시는 이곳에 해상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했으나 현재까지 각계의 반대에 부딪쳐 실현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일 금란도(金卵島) 개발이 해양수산부 주도로 본격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북지역의 언론 보도로 전해졌다. 금란도 주변 해역이 지난해 제3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에 포함된 데 이어 내년도 정부예산에 항만재개발 사업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전략수립 용역비 5억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개발추진세력에서는 반기고 있지만 금강하구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해온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금란도 개발을 반대해왔다. 하굿둑 건설 이후 금란도는 현재의 금강하구 생태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일원으로 자리잡았으며, 특히 새만금갯벌이 사라진 이후 한반도 남부 중심 갯벌인 서천갯벌을 찾는 도요물떼새들의 휴식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강하구 일원의 철새들의 이동을 조사해온 주용기 시민기자가 서천갯벌을 찾아오는 도요물떼새들이 금란도를 오가며 살아가고 있는 조사 결과를 보내왔다.<편집자>

 

올해 서천갯벌에서 관찰한 큰뒷부리도요(4BWWB)와 큰뒷부리도요(4BBRW)가 서천갯벌과 준설토 투기장(금란도), 새만금갯벌을 왕래한 근거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정리했다.

이 분석 자료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남동쪽에 위치한 테임즈 갯벌에 서식하는 도요물떼새를 조사하고 생태관광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푸코로코로 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터(Pukorokoro Miranda Shorebird Centre)’의 아드리안 리겐(Adrian Riegen)님이 위치추적 안테나를 꼬리에 매달고서 서천갯벌에 도래한 큰뒷부리도요(4BBRW)와 큰뒷부리도요(4BWWB)의 이동경로 자료를 제공해 줘 분석한 것이다.

그림1. 큰뒷부리도요(4BWWB)의 모식도
그림1. 큰뒷부리도요(4BWWB)의 모식도

위치추적 안테나를 꼬리에 매단 큰뒷부리도요(4BWWB)2021년 봄철에 서천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처음 확인되었다.

이 새는 2021410일 오후 68, 411일 오후 4, 426, 429일에 서천갯벌에서 관찰했고, 모두 4차례에 걸쳐 사진 촬영도 했다(<그림.1>, <사진.1>).
 

사진1. 2021년 4월 26일 오후 4시7분에 촬영한 모습
사진1. 2021년 4월 26일 오후 4시7분에 촬영한 모습

큰뒷부리도요(4BWWB)은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49일부터 519일까지 41일 동안 머무르는 동안 이동한 경로는 아래(<그림.2>)와 같다.

그림2.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큰뒷부리도요(4WBBW)의 이동경로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큰뒷부리도요(4BBRW)의 이동경로
그림2.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큰뒷부리도요(4WBBW)의 이동경로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큰뒷부리도요(4BBRW)의 이동경로

<그림.2>를 보면, 큰뒷부리도요(4BWWB)가 서천갯벌뿐 아니라 주변 농경지와 바다 쪽으로 멀리까지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바닷물이 아주 높은 만조시간에 갯벌이 모두 바닷물로 덥혀버리자 휴식지를 찾아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위협 행위가 있었지 않은지 궁금해진다. 또한 만조시간에 휴식지로 준설토 투기장(금란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아래의 <그림.2>에서 가장 아래쪽 가운데에 위치한 지점이다. 현지조사에서도 많은 도요물떼새들이 금란도를 휴식지로 이용하는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만약 준설토 투기장(금란도)가 개발된다면 도요물떼새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그림3. 큰뒷부리도요(4BBRW)의 모식도
그림3. 큰뒷부리도요(4BBRW)의 모식도

그리고 위치추적기를 매달고 지난해 봄철에 이어 다시 찾아온 큰뒷부리도요(4BBRW)은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올해 410일부터 518일까지 39일 동안 머무르는 동안 머물렀다. 이 새는 2021424, 428, 429, 51, 58, 510일에 서천갯벌에서 관찰됐고, 510일을 제외하고 모두 5차례에 걸쳐 사진 촬영도 했다(<그림.3>, <사진.2>). 그리고 202059일과 511일 두 번에 걸쳐 서천갯벌에서 직접 관찰했고, 사진 촬영을 한 바 있다.

사진2. 2021년 4월 28일 오후 3시8분에 촬영한 모습
사진2. 2021년 4월 28일 오후 3시8분에 촬영한 모습

이 큰뒷부리도요(4BBRW)가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을 왕래한 이동한 경로는 아래(<그림.4>)와 같다.

그림4.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큰뒷부리도요(4BBRW)의 이동경로
그림4. 서천갯벌과 주변 지역에서 큰뒷부리도요(4BBRW)의 이동경로

<그림.4>를 보면, 큰뒷부리도요(4BBRW)도 서천갯벌뿐 아니라 주변 농경지와 바다 쪽으로 멀리까지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바닷물이 아주 높은 만조시간에 갯벌이 모두 바닷물로 덥혀버리자 휴식지를 찾아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새만금 방조제 내측의 갯벌을 찾아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 예정지역을 가로질러서 비행을 했다. 이곳은 아래의 <그림.4>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지점이다. 만약 새만금 신공항 건설이 진행된다면 도요물떼새의 생존 위협과 함께 비행기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현지조사에서도 수 만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이 서천갯벌에서 먹이를 먹고, 바닷물의 수위가 높은 만조 때는 준설토 투기장(금란도)와 새만금갯벌을 휴식지로 이용하면서 왕래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준설토 투기장(금란도) 건설과 새만금 신공항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도요물떼새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고, 결국 서천갯벌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상실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준설토 투기장(금란도)와 새만금갯벌을 세계유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고, 생태계 보전과 함께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지로 활용할 것을 제안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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