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충청 유권자들은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소식에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쪽에서는 '늦었지만 잘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A씨는 "정권을 바꾸는 게 최우선이다. 다른 문제는 차차 합의하면 된다. 늦었지만 잘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70대 B씨는 이날 아침 지인들로부터 4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모두 윤석열 후보 지지자들이었다. 그는 "너무 늦어 단일화 효과가 없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머지 3명은 다들 안 될 줄 알았는데 극적 합의가 돼 영향이 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라고 전했다.
60대 C씨는 '정권교체를 바란다'라면서도 다른 의견을 냈다. 그는 "안철수와 공동정권을 만들면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더라도 두고두고 발목이 잡힐 것"이라며 "너무 늦어 효과도 없는데 자충수까지 두었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권교체를 해야 하기에 이 일로 지지 후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안철수 감동없다" "이재명 지지자 결집">
안철수 후보에 대해 실망을 드러내는 의견도 많았다.
'그동안 극적 합의로 지지율 극대화하려고 사기 친 거네'
'어제 TV토론 보면서 예상했다. 전혀 감동이 없다. 이제 철수를 영원히 내려놓는다'
대전에 사는 D씨는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무원칙에 국민의당도, 더불어민주당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능력이 안 된다'고 공격했다. 그랬던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윤 후보와 단일화라는 건 말이 안 된다. 민주당도 야권단일화가 무산되자 안 후보를 끌어들이려 선거연합을 제안했다. 양쪽 다 실망스럽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좀 더 거친 반응이 쏟아졌다. 단일화 역풍이 불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충남 논산에 사는 E씨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몽준이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를 철회할 때 오히려 노무현 지지자들이 한데 모였다"며 "실망한 안철수 지지자들이 이재명 후보에게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보령에 사는 F씨는 "TV토론에서 윤석열 후보를 향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안 후보가 갑자기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는 건 정치적 야욕을 위한 야합에 다름없다"며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후보 결정을 하지 못했다는 세종에 사는 G 씨(20대)에게 의견을 물었다.
"워낙 충청표심이 초박빙이니 단일화 효과가 미미하더라도 결정적일 수 있어요. 이번 선거에서는 누구를 찍어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유권자가 많잖아요. 아직 마음의 결정을 못한 유권자들에게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까요... 저요? 좀더 생각해 볼려구요."
<지난 여론조사는 '윤-이 초박빙'>
KBS 대전방송총국이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4일~26일(3일간) 대전과 세종, 충남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내일이 대선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38.4%,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39.9%로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사이 격차는 1.5%P로 초박빙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9.3%,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8%였다.
그때까지 진행된 4차례 TV토론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이 34.4%로 윤석열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 19.9%보다 많았고, 심상정 13.9%, 안철수 15%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응답률은 21.5%,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표기)
지난 26, 27일 실시한 KBS 청주방송총국(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도 이재명(38%), 윤석열 후보(42.2%)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충북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2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표기)
충청지역에서 야권 단일화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안 후보 지지자들은 단일화 후 누구에게 더 표심이 향할까? 선거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충청 표심의 행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