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여성가족연구원 '상반기 이전' 돌연 통보... 직원 반발
충남여성가족연구원 '상반기 이전' 돌연 통보... 직원 반발
  • 충언련 심규상 기자
  • 승인 2022.03.04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정 없던 계획에 "도지사 공약 이행률 높이려 졸속 추진" 비판... 도 '불가피한 이전' 해명
▲충남여성가족연구원(옛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충남도가 공주시 반포면에 있는 충남여성가족연구원(원장 조양순)을 돌연 올 상반기 중 홍성군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기로 했다. 도에서는 불가피한 이유로 사무실을 옮길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한 반면, 일각에서는 '도지사 공약 이행률을 높이려 공공기관 이전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여성가족연구원(옛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 따르면, 충남도는 지난달 25일 '연구원을 상반기 중 임시이전할 예정이니 직원들에게 공지하라'고 통보했다.
충남도는 그동안 충남여성가족플라자 건립을 통한 연구원 이전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애초 올해까지 내포신도시에 준공하기로 했던 계획은 아직 용지 매입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건물을 임대해 임시 사무실로 연구원을 이전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선거에서 도내 지역 여성의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 여성가족에 대한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내포신도시에 185억 원을 들여 2022년까지 충남여성가족플라자를 건립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상반기 들어 건립부지가 변경됐고 건립예산도 424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면서 건립 시기 역시 2025년으로 조정됐다.

충남도 여성가족정책팀 관계자는 "올해 추경에 부지매입비 절반과 실시설계비 일부를 반영하기로 했다"며 "내년까지 부지 매입을 끝내고 착공을 하면 2025년까지 건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 구역에 있는 현 연구원은 건물을 함께 사용 중인 충남어린이인성학습원이 오는 7월 내포로 이전할 경우 자연공원법에 따라 연구원으로 사용이 불가능해진다"며 "플라자가 건립될 때까지 내포신도시에 임시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충남어린이인성학습원 올해 완공되는 신축 건물(내포신도시)로 이전 예정이다. 산림체험시설이던 학습원이 나가면, 산림 관련 시설이 아닌 연구원은 국립공원 안에 있는 현 건물에 있을 수 없다는 것. 충남도는 연구원 임시사무실 임대료와 이사비용 1억 원을 올 3월 추경 예산에 급히 올려놓은 상태다.

그러나 연구원 내부에서는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연구원은 "갑자기 3월 추경에 연구원 이사비용을 넣기로 했다고 한다"며 "도 산하 공공기관 이전을 자취방 옮기듯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서 근무 중인 B씨는 "충남어린이인성학습원의 이전은 이미 계획에 따라 몇 년 전부터 추진돼 왔다"며 "연구원 이전 계획을 물을 때마다 '계획이 없다'고 한 충남도가 갑자기 이전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현 지사의 공약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우선 (내포신도시로) 이사부터 하고 보자는 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게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공약이행도에는 '충남여성가족플라자 건립'이 '정상추진'으로 표기돼 있다. 충남도는 또 연구용역 결과 플라자 건립이 사회적·경제적 타당성이 현저히 낮게(B/C 0.55) 나오자 급히 공간구성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는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이전하면서 사전 기본계획 수립은 물론 4개 시군이 유치경쟁을 벌인 것과 비교된다. 
B씨는 "현재 상태로 보면 2025년 준공 목표도 매우 불투명하다"며 "전체적인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른 여성 플라자 건립과 재정 조달 방안, 임시사무실 이전에 따른 직원 복지 대책 등을 꼼꼼하게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