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지키고 싶어요”
“지역사회 지키고 싶어요”
  • 최현옥
  • 승인 2002.02.28 00:00
  • 호수 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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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을 지나 역동하는 3월이 오면 기차역은 일자리를 찾고 대학을 향해 떠나는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늙은 노부모는 보따리마다 자식 걱정 담뿍 담아 떠나보내고 텅빈 집을 지키며 시간을 보낸다.
노부모처럼 노쇠하고 허약해지는 서천. 이곳에서 봄을 부르는 새싹처럼 희망가를 부르는 삼성화재 서천영업소 하명순(서천읍 화성리·20)씨를 찾아가 보았다.
“저도 처음에는 무조건 고향을 떠나 타지에 취업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고향의 주춧돌이 되고 싶어요”
사회 초년생인 하양은 미지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지만 침체되는 지역사회를 볼 때 젊은이들이 고향을 더 지켜야 한다며 고 강조했다.
물론 문화생활을 할 공간이 없고 우물 안에 갇히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지역을 떠나 타 지역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또한 그런 친구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꼭 타지가 아니더라도 고향에서 한 일꾼으로 고향 지킴이의 몫을 하며 사회를 잘 헤쳐나가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실업계를 택한 이유가 집안사정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고 있다. 하양은 대학 진학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 물론 어디를 가든 대학졸업장은 필수인 시대이지만 사람에게는 맞는 분야가 있는데 마치 공부 잘해서 대학에 가야만 성공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사회가 싫다는 것.
하지만 직장의 여건과 기호가 맞는 대학진학의 기회가 온다면 나중에라도 자기발전을 위해 진학을 하고 싶단다.
하양은 요즘 들뜨고 걱정스런 봄을 맞이하고 있는데 오는 3월부터는 5개월 간의 실습사원이라는 딱지를 벗고 정식직원이 되기 때문이다.
작년 9월, 학교도 채 졸업하기 전 사회생활을 시작한 하양은 여리고 수줍음 많은 성격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작은 실수에도 자신감을 잃고 그에 따른 꾸중으로 자라처럼 움추는 일이 종종 있었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려 노력하는 그녀. 아직도 부족함이 많지만 맡은 일 만큼은 주위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당찬 꿈을 피력한다.
하양 같은 젊은이가 많을수록 우리 지역은 봄날의 쑥처럼 쑥 나오고 쑥 클 수 있음을 확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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