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석탄 대신에 핵이라니
■ 모시장터 / 석탄 대신에 핵이라니
  • 김윤수 칼럼위원
  • 승인 2022.04.09 04:52
  • 호수 10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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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칼럼위원
김윤수 칼럼위원

전 세계의 환경·기후위기인식을 담은 환경위기시계1992년부터 환경 재단(대한민국)과 아사히그라스 재단(일본)이 매년 세계 전문가들에 의뢰해서 표시하는 시계이다. 환경위기시계는 시각에 따라 ‘00:01~03:00 불안하지 않다, 03:01~06:00 조금 불안하다, 06:01~09:00 꽤 불안하다, 09:01~12:00 매우 불안하다로 구분한다. 환경위기시계의 12시는 '인류의 멸망을 의미한다. 환경위기시계는 1993년 전 세계 평균 913분까지 진행된 후 9시 정도로 매우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세계환경위기시계가 947분을 가리킨 이래 매해 큰 위기감을 나타냈으나, 2021년은 942분으로, 처음으로 현저한 시간의 감소를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산업계 등의 탄소 배출 감소 또는 미국 파리협정 재가입에 따른 긍정적인 인식 등이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2021년 환경위기시계는 938분으로, 작년보다 18분 앞당겨졌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자원 위기시각도 1056분으로 전 세계 평균인 933분보다 무려 1시간 23분이나 빠르다. 가장 심각한 환경위기 요인은 기후변화(43%)이며, 생화학적 흐름과 오염(15%),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습관(14%)이라 한다.

세계는 환경·기후위기라는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여 기후위기의 대안이자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는 과거 에너지 수단으로서 보다 신속한 탈석탄과 탈원전이 필요하다. 영국 서식스대학교와 독일 국제경영대학원(ISM) 연구팀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한 논문에서 원전에 대한 대규모 신규 투자는 재생에너지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능력과 이득을 억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17(현지시간)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뉴스케일사의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해 너무 비싸고, 너무 위험하고, 너무 불확실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데이비드 쉴리셀 IEEFA 자원계획분석 이사는 보고서에 대한 설명 자료에서 SMR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역사회에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재생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토론에서 RE100(재생에너지100%), EU텍소노미(유럽연합의 녹색분류체계)의 의미를 몰라 그게 뭔지 가르쳐달라는 국민이 키운대통령 후보의 당당함에 받은 충격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탄소중립을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탈핵, 수소 경제와 재생에너지를 줄기차게 추진해왔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실책으로 주장하던 국민들은 줄창 탄소중립은 잘 모르겠고 핵발전소를 증설하겠다는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이른바 충청의 아들인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그의 마음을 진작에 헤아렸는지 충청 서해안에 즐비한 화력 발전소터에 SMR(소형 원자로를 쓰는 핵발전소) 건설을 선물로 가져왔다. “핵발전소는 맞는데, 소형이라 더 안전하고, 작으니 더 싸고, 더군다나 미국은 이미 실증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 원자력발전소 온배수 만난 멸치떼처럼 뛰는 일부 원전 전문가와 사업가들의 주장이다. “그렇게 좋은 게 있었다면, 어제 허지 그랬슈, 강남에?”라고 말하고 싶지만, 윤석열 당선자는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청사로 옮기는 데 열중하고 그의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을 논두렁으로 모는 데 정신이 없다.

그린피스 한국지부가 이번 논란 이전에 SMR을 둘러싼 허황된 기대를 낱낱히 밝히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만 주목해봐도 문제의 실타래가 일거에 끊어진다. SMR300MW(한국 최대 원자로 1기의 규모는 1400MW) 규모로 경제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기를 건설해야 하니, 소형이라 Kw당 건설비 단가는 더 높고 경제성은 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윤 당선자가 TV토론에서 명쾌하게 밝혔듯이 아직 핵발전 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안전하게처리하거나 보관할 기술이 없다. 핵폐기물처리장 유치 문제로 우리 지역 사회가 들고 일어났던 게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기후위기 충남행동>과 서천 시민사회단체가 벌인 핵발전소(SMR) 건설 반대집회에 노박래 군수가 나와 뜻을 같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대강을 전부 콘크리트 보와 하굿둑으로 막고 핵발전소 증설이 당론인 정당, 그걸 자신의 고향이라는 충청남도에 들이미는 대통령 당선자와 정치 생명을 같이하면서도 자기 표를 위해 씹던 껌을 여기 저기 붙이며 감투만 쫓는 정치인들에게 거울 앞에서라도 어퍼컷을 날려달라면 너무 무리한 부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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