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 (21)괭이밥꽃
■ 꽃 이야기 / (21)괭이밥꽃
  • 문영 작가
  • 승인 2022.05.19 09:02
  • 호수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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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사랑한 백제의 금슬 좋은 부부 이야기
▲괭이밥꽃
▲괭이밥꽃

 

괭이밥은 키가 한 뼘쯤 되며 줄기와 씨앗으로 번식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밭두렁이나 양지바른 시멘트 바닥 틈 사이에도 뿌리를 내리고 잘 삽니다. 하트 모양의 작은 잎 3개가 모여 하나의 잎을 이루고 있으며, 잎과 꽃에서 시큼한 맛이 납니다. 4월에서 가을까지 노란색 꽃이 피며, 씨주머니는 길쭉하며, 손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툭 터져 씨앗을 멀리 보냅니다. 꽃말은 빛나는 마음입니다.

 

괭이밥 전설

옛날 백제 말기에 금슬이 유난히 좋은 중년의 부부가 살고 있었답니다. 자식이 없어서 예쁜 고양이를 자식 삼아 정성스럽게 기르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들은 고양이를 괭이라고 부르며 사랑했지요.

백제에 나당 연합군이 공격해오자 나라에서는 남자들을 징집하여 전쟁터로 보냈습니다. 그때는 백제의 국운이 다한 시기였기 때문에 징집되어 가는 남자들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부부는 헤어짐을 애달파했습니다. 남편이 떠나고 아내는 고양이를 자식 삼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지냈습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는 남편의 전사 통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슬픔에 북받쳐 음식을 거부하던 아내는 결국 죽고 말았지요. 이제 돌봐줄 사람이 없게 된 고양이도 뒤이어 죽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안타깝게 여기고 그 여인과 고양이를 양지바른 곳에 같이 묻어주었습니다. 그 후 그 무덤가에 노란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들은 고양이와 여인의 사랑이 꽃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년의 부부가 고양이를 사랑한 것을 오래 기억하려고, 괭이밥이라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고양이를 부르던 대로 괭이밥이라 지은 것이지요. 그 후 고양이들이 소화가 안 될 때 가끔 뜯어먹는다고 합니다.

작지만 앙증맞은 꽃이 햇빛을 받으며 한들거리는 모습을 보면 맑은 방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 방울이라고 해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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