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제 맥 잇는 박성환 명창
중고제 맥 잇는 박성환 명창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06.03 15:20
  • 호수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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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부른다
▲지난달 19일 부여 신동엽문학관에서 중고제 강연을 하는 박성환 명창
 

 

▲오는 6일 서울 광무대 공연 포스터
▲오는 6일 서울 광무대 공연 포스터

코로나로 인해 묶였던 각종 공연, 강연이 풀리면서 문화 예술계도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 부여 신동엽문학관 세미나실에서는 박성환 명창의 강연이 있었다.

부여민예총이 주최한 ‘충남의 전통과 금강의 소리 중고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박성환 명창은 “판소리의 발생지는 충청도이며 강경, 공주, 서천 등 금강 하류지역에서 꽃피웠다”고 말했다.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인 사재동 박사는 <백제권 충남지방의 민속과 문학>(중앙인문사, 2006)이란 저서에서 “광대의 전국적 조직의 본부가 충남에 위치해 있었고, 충청도(公淸道)의 재인이 그 조직체를 통할(統割)하는 도산주(都山主)와 도대방(都大房)의 소임을 맡았는가 하면, 충남지방에서 하한담·하한돌(목천)·최선달(홍성 결성)·만화·유진한·하은담·고수관(서산 해미)·송인영·임춘학(서천 한산)·이봉국·김난득·손훤출·염수·방만춘(서산 해미)·김성옥(논산 강경)·김제철·최낭청·송수철(청양)·정춘풍·김정근(논산 강경)·윤영석(당진 면천)·정흥순·최상준(서천 한산)·백점택(연기)·황호통(공주)·박상도·강재만(금산)·김석창·이동백(서천 종천)·김창룡(서천 장항)·김봉문(서산) 등 판소리계의 기라성 같은 인재(명창과 후견 문사)들이 많이 배출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판소리는 충남의 부여·공주·논산·연기·서산·서천·당진·금산·천안 목천에서 연원해 전개되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러한 충청지방의 소리를 중고제라 하는데 중고제는 강경의 김성옥에 의해 크게 발전했다. 그의 아들 김정근은 강경에서 장항으로 이주해 아들 김창룡과 이동백을 가르쳐 이들은 근대5명창의 반열에 들었다.박성환 명창은 이동백의 중고제 소리 정통 맥을 잇고 있는 소리꾼이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이 내력을 소상히 밝혔다. 1999년 그가 중고제 소리를 배우기 위해 명창 정광수(1909~2003)를 찾았을 때 그의 나이는 90의 고령이었다. 정광수는 이동백으로부터 ‘적벽가’를 전수받았다. 정광수는 원래 동편제 적벽가를 배웠는데 동편제 적벽가는 삼고초려 대목이 없이 군사설움대목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이를 민적벽가라고도 한다. 정광수는 삼고초려 대목이 있는 중고제 적벽가를 배우기 위해 이동백을 찾았고, 박성환은 다시 정광수를 찾은 것이다.

따라서 박성환 명창의 적벽가는 이동백의 맥을 잇는 귀한 중고제 소리이다.서천 시초면 신흥리에 집을 마련하고 살던 그는 요즘 공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중고제 판소리가 그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그의 일정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부여에서 중고제 소리 강연 이후 5월 26일에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판소리 적벽가 공연을 했으며, 29일에는 김포함상무대 야외공연장에서 중고제 적벽가 ‘조자룡 활쏘는 대목’을 공연했다.
또한 오는 9일에는 서울 전통공연창작마루 광무대에서 중고제 판소리 공연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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