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부는 물음에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부는 물음에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 송우영
  • 승인 2022.08.12 09:00
  • 호수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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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서천서당 훈장
송우영 서천서당 훈장

종노宗魯와 금뢰琴牢는 친구간이다. 당시 위나라 군주는 영공靈公이고 검찰총장격인 사구는 제표齊豹. 영공의 형 맹집孟縶이 동생인 군주 영공을 믿고 안하무인격으로 사구의 자리에 있는 제표를 악랄하게 갈구고 탈탈 털어서 먼지털이식 수사(?)를 통해 모욕주기, 망신주기, 등등을 서슴없이 자행한다. 그래도 명색이 사구司寇의 직위에 있는데<孔子께서 역임했던 대사구大司寇는 법무부 장관격> 견디다 못한 제표는 반란을 일으킨다. 이 사건이 좌구명이 쓴 춘추좌씨전 소공 20년조에 기록되어 있다.

제표는 위나라 영공의 형 맹집을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어려서 한 스승 아래 함께 공부했던 종노宗魯에게 맹집을 제거할 거사를 알려준다. 그러면서 맹집에게는 비밀로 해달라 했다. 이유는 친구 종노가 맹집의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이다. “모년모월모시에 맹집이 타고가는 마차를 습격해서 처단할 터이니 종노 자네는 그 시간에 다른 곳으로 일 본다며 피하시게라며 거사일을 알려준다.

이에 고민이 된 종노는 공자에게 글을 배운 적이 있는 금뢰에게 이 엄청난 사건에 대한 답을 구한다. 금뢰는 즉답을 피하고 다만 선비는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배반치 아니하며 어려서 함께 공부한 벗을 버리지 않는 법일세까지만 말한다. 위나라 사구 제표의 난에서 위 영공의 형 맹집과 그의 비서실장 종노는 제표가 이끄는 반란군에 의해 죽었고 사구 제표는 위나라 영공의 진압군에 의해 가담한 자들이 모두가 죽는 것으로 끝났다<春秋左氏傳昭公昭公20年條 215쪽 정태현역 전통문화연구회>

이 사건을 현장에서 지켜본 인물이 공자이고 이 일 후로 공자는 두 번 다시 금뢰와 마주한 적이 최소한 논어 책에는 기록이 없다. 공부를 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으나 그중 하나가 누군가가 물어올 때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공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금뢰는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예杜預의 주에 따르면 당시 공자 나이는 30세다. 이때 공자의 1세대 문하생으로는 공자보다 6세 아래 안무요顔無繇, 공자보다 7세 아래 염백우冉伯牛, 공자보다 9세 아래 자로子路, 공자보다 11세 아래 칠조개漆彫開, 공자보다 5세 아래 민자건閔子騫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금뢰는 공자의 1세대 제자들에게 가르침 받은 공자의 재전제자再傳弟子로서 논어 편집과정에서 자공과 함께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임에도 공자의 생전에는 거의 잊혀진 인물로 논어에는 금뢰에 대한 기록이 단 한번 명토박힌다. 논어論語자한편子罕篇 9-6문장이 그것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다소 문장이 길긴해도 전문을 싣는다.

태재가 자공에게 물었다.<태재문어자공왈太宰問於子貢曰> 공자님께서는 성인이신가요?<부자성자여夫子聖者與> 어찌 그리 다 능하실 수 있는지요.<하기다능야何其多能也> 자공은 말한다.<자공왈子貢曰> 진실로 하늘이 장차 공자님을 성인으로 세우실 분이기에<고천종지장성固天縱之將聖> 또 다 능하신 것입니다.<우다능야又多能也> 공자께서는 자공의 전하는 말을 들으시고 말씀하셨다.<자문지왈子聞之曰> 태재가 나를 아는구나<태재지아호太宰知我乎> 나는 어려서 천했다.<오소야천吾少也賤> 천한 일들에도 모두 능하다.<고다능비사故多能鄙事> 군자가 모든 일에 능해야 하는가.<군자다호재君子多乎哉> 모두 다 능하지 않아도 된다.<부다야不多也> 이것을 저만치 거리 쯤에서 듣고 있던 금뢰가 이 문장을 이렇게 해석을 했다. 가 말했다.<뢰왈牢曰> 이를 요즘 말로 풀어쓴다면 공자님 말씀인즉<자운子云> 공자님<>께서는 <국가로부터>쓰이지<> 않았<>기 때문에<오불시吾不試> 작은 재주라도 익혀서 호구를 면할 요량으로 이러저러한 예까지도 능하게 되었다.

맹자 진심장구하편 14-37문장에도 기록이 있는데 그가 증자의 아버지 증석曾晳과 더불어 광자狂者로 취급을 당하는 장면이다. 곧 뜻과 말은 거창한데 실천이 안되는 떠벌이라는 추측을 갖게 하는 말이다. 상당히 추상적이며 문제적 인물이다. 그럼에도 공자의 가르침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좌전5권 전통문화연구회 정태현역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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