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책 소개 / (44)산사나무 아래에서
■ 청소년을 위한 책 소개 / (44)산사나무 아래에서
  • 문영 작가
  • 승인 2022.08.25 08:10
  • 호수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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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에 시달리는 아일랜드의 역사
▲책 표지
▲책 표지

산사나무산에서 자라는 아침 나무란 뜻을 가진 나무다. 5월에 벚꽃과 비슷하나 좀 더 크고 청초한 꽃이 피고, 가을에 작은 사과 같은 빨간 열매가 맺힌다. 꽃사과나무라고도 불린다.

산사나무 아래에서의 배경인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섬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북동쪽 일부는 영국령이며, 700년 넘게 영국의 지배를 받은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1840년대 감자 역병이 발생하여 사람들은 기근에 시달려 죽고, 미국 등지로 이민을 떠난다. 목초지가 대부분인 이곳의 곡물은 영국인 지주에 의해 수탈되었기에 국민들 대부분 감자를 먹고 살았다. 미국의 유명한 대통령 케네디 집안도 그때 아일랜드를 떠난 이민 후손이라고 한다.

이 책을 어린이 역사소설로 가장 성공한 작품이라고도 한다. 물론 영국, 아일랜드, 미국의 역사지만. 어린이는 책이 너무 두꺼우면 아이들은 미리 겁을 낸다. 짤막한 만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120~150p 정도가 초등학교 4~6학년이 한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적당한 책의 분량이다. 이 책은 180p로 조금 부담되지만,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린이들은 문체가 너무 묘사체로 되어있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또 도입부가 긴 책도 지레 겁을 먹고 싫증을 낸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두껍지만,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며, 등장인물들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재미있을 수 있다.

1840년대 아일랜드에 비가 계속 내리더니 그들의 주 식량인 감자에 역병이 생겼다. 감자 역병은 삽시간에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거기에 감염병까지 번져 사람들은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며 죽어간다. 학교도 문을 닫고, 아이들은 먹을 것과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나선다.

열두 살, 아홉 살, 일곱 살 삼 남매와 갓 태어난 난 아기 그리고 엄마는 돈 벌러 간 아빠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어렵게 버텨낸다. 결국 굶주림과 병으로 아기는 죽는다. 그 아기를 산사나무 밑에 묻고 약속한다. 꼭 이 고비를 잘 넘기겠다고.

어머니는 소중하게 아끼던 물건까지 팔아 식량을 장만해두고 도로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온다는 날이 훨씬 지났는데도 어머니는 소식도 없다. 사람들은 모두 마을을 떠나고 마을은 소개령이 내린다. 어머니를 기다리며 집 안에 숨어있던 아이들은 식량까지 바닥나자 어머니가 늘 이야기해주시던 이모할머니를 찾아 길을 나선다. 세 아이는 수용소에 보내려는 관리들을 피해 험한 길을 이용한다. 수용소로 끌려가면 당장은 먹을 것을 주겠지만 뿔뿔이 흩어질 것이 뻔했기 때문에 부모를 만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아이들은 병을 앓기도 하고 다치기도 한다. 산딸기를 따고 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한다. 이모할머니 댁까지는 30km가 넘는 먼 길이다. 아이들이 위험을 헤치며 여행을 계속하는 모습에 어린 독자들은 그들이 무사히 이모할머니 댁에 도착하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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