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세계자연유산 지정보다 중요한 것
사설 / 세계자연유산 지정보다 중요한 것
  • 뉴스서천
  • 승인 2022.08.25 08:44
  • 호수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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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197211월 제17차 정기총회에서 인류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을 채택하고 이에 따라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자연 유산을 지정하기 시작했다.

세계유산 지정은 자연재해나 전쟁으로 인한 파괴의 위험에 처한 유산의 복구 및 보호활동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 중에서 자연유산은 무기적 또는 생물학적 생성물로 이루어진 자연의 형태이거나 그러한 생성물의 일군으로 이루어진 미적 또는 과학적 관점에서 탁월한 가치를 지닌 것, 과학적 보존의 관점에서 탁월한 세계적 가치를 지닌 곳과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서식지, 과학·보존·자연미의 관점에서 탁월한 세계적 가치를 지닌 지역 등을 말한다. 대표적인 한국의 자연유산으로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들 수 있다.

서천군에서는 고창군, 신안군, 보성군, 순천시 등 5개 지자체와 함께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해 마침내 지난해 7월 서천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대한 후속 사업으로 해양수산부는 세계유산 갯벌을 관리할 보전본부를 세우기로 하고 지난 달 11일 건립지 공모 계획을 등재 지자체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이에 전남 신안군과 전북 고창군은 가용 인맥을 총동원하여 갯벌 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 유치를 위해 언론전 및 대국민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천군은 유산구역 범위가 전남 갯벌에 비해 작지만 서천갯벌은 펄과 모래가 조화롭게 구성돼 있어 전 세계 9대 철새 이동 경로 및 핵심 3대 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East-Asian Australian Flyway)’ 상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로 멸종위기에 처한 이동성 물새(철새)들의 생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적 관심을 받는 매우 중요한 곳이어서 매우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갯벌은 1961년부터 시작된 간척사업으로 대부분 훼손되어 그 가치를 크게 상실한 상태이다. 서해로 흐르는 강마다 하구를 틀어막은 간척사업이 원인이다.

금강, 만경강, 동진강이 만나며 천혜의 황금어장을 이루었던 서천갯벌도 예외는 아니다. 1991년 하굿둑이 막혀 안쪽은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있고 바깥쪽은 토사가 쌓이고 어족자원이 줄어들어 재앙을 맞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자연유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공 구조물로 인해 원형을 상실하고 재앙을 불러오고 있는 자연을 되살리는 일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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