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학생인권조례가 무슨 죄?
충남학생인권조례가 무슨 죄?
  • 충언련 심규상 기자
  • 승인 2022.09.22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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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인사, 충남인권조례 등 폐지 주민조례청구
▲지난달 말 안 모 씨가 충남도인권조례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위해 내년 2월까지 주민 서명을 벌이겠다고 밝힌 주민조례 청구이유서
▲지난달 말 안 모 씨가 충남도인권조례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위해 내년 2월까지 주민 서명을 벌이겠다고 밝힌 주민조례 청구이유서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하겠다.'
지난 충남도교육감선거에서 일부 보수 교육감 후보들이 내건 공약이다. 인권조례 폐지를 내건 후보가 모두 낙선했지만, 이번에는 한 기독교계 인사가 충남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해 충남인권조례의 폐지를 위한 주민 발의를 청구하고 나섰다.

충남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안아무개씨는 충남도인권조례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위해 2023년 2월까지 주민 서명을 벌이겠다고 청구했다. 주민발의를 통해 충남도인권조례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를 각각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안씨는 충남인권조례 폐지 청구이유로 "조례 1조(차별금지)에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다양한 가족 형태, 사상, 전과 차별금지 등이 포함돼 있고, 인권선언 제17조(이주민)는 이슬람 문화를 충남도가 보장할 책무를 갖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어 도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씨는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청구 이유로는 "다음 세대의 성장 잠재력을 갖지 못하게 하고 부모와 교사에게 순종하지 못하게 만드는 조례로 신앙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어 "교원 자격증도 없는 교육 전문성이 없는 도의원들이 비교육적이며, 반헌법적인 조례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민발의로 충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한 충남시민사회단체의 반응은 차갑다.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관계자는 "헌법 12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고 돼 있고, 세계인권선언 제2조는 '든 사람은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며 "차별을 금지한 충남인권조례와 학생 인권침해 방지와 구제를 위한 학생인권조례가 왜 도민의 이익에 반하고 반헌법적이냐"고 반문했다.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중 6곳(충남, 경기, 서울, 전북, 광주, 제주)에 불과하다. 충남의 경우 지난 2020년 6월에 공포돼 아직 걸음마 단계인데다 제정 당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대폭 손질돼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폐지조례 안이 도의회에 상정되려면 18세 이상 도내 청구권자 총수(180만 2491명)의 150분의 1 이상인 1만 2016명 이상이 서명한 명부를 제출해야 한다. 청구가 수리되면 30일 이내 도의회 의장 명의로 조례안이 대표 발의되며, 해당 상임위인 행정문화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 표결을 거치게 된다.
아직 폐지조례 안이 상정되기까지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과 절차가 남아 있지만 벌써 의회 내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일부 충남도의원 "학생인권조례, 의무 없이 권리만 보장"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교단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하는듯한 영상이 SNS에 게시돼 논란이다.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교단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하는듯한 영상이 SNS에 게시돼 논란이다.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이 교단에 누워 수업 중인 교사를 촬영하는듯한 영상이 SNS에 게시돼 논란이다.
지난 7월 충남도의회 제339회 임시회에서 박정식 충남도의원(국민의힘·아산 3)은 5분 발언을 통해 "학생인권조례가 책임이나 의무 없이 학생들의 권리만 보장하고 있어 반드시 폐지 또는 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조례 제정 당시 도의회 다수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성급하게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지금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다수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분위기도 뒤바뀌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충남도의회는 총 48석 중 국민의힘 36석, 더불어민주당 12석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도의회 논의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일부 충남도의원도 폐지 또는 개정 주장

일부 도의원은 최근 교단에 누워 핸드폰을 보는 양상으로 교육권 침해 논란을 빚은 A 중 사례를 들며 "인권 조례의 폐지를 통해 교권 회복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는 성명을 통해 "일부 학생들의 일탈 행동을 두고서 학생 인권 강화가 교권(교육할 권리와 교육받을 권리)을 약화했다는 주장은 오판"이라며 학생인권 조례 폐지 또는 개정 움직임에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상재 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인권 조례와 학생인권조례 폐지 주장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단속하고 통제해 똑같은 모습, 똑같은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전근대적인 교육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지나 개악이 아닌 학생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조례 내용을 보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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