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2) 현 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기획취재/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2) 현 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고종만 기자
  • 승인 2022.10.07 08:03
  • 호수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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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청사 일대, 어떻게 변하나?

성안마을 공동화 막기 위한 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추진

성안마을 주민들 “서천읍성과 어울리는 군민의 문화공간 기대”

이 기획기사는 서천군 농정과 희망마을팀에서 진행하는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글 싣는 순서>
1. 현 청사 돌아보기
2. 현 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3. 청사 이전 후, 현 청사 어떻게 변할까?

▲현 청사 모습
▲현 청사 모습

지난 기획취재를 통해 현 청사 공간이 지니는 서천군의 장소적 의미를 확인하고, 현 청사의 과거~현재모습을 기록함으로써 이후 주민문화공간으로 변화할 현 청사의 정체성을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 청사에 관한 개인의 기억을 수집하기 위하여 군의 평생학습프로그램으로 양성된 마을기록활동가가 직접 현/퇴직공무원, 성안마을 주민을 인터뷰하고 이들이 기억하는 현 청사에 대한 얽힌 이야기들을 기록했다. 해당 내용은 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서는 인터뷰에 참여한 일부 퇴직공무원들과 성안마을 주민을 만나 현 청사에 관한 기억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지난 1966년 지어진 서천군 현 청사는 56년 간 서천군의 행정업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처음 4개 부서 120여명이 근무했던 서천군 청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행정업무의 다변화로 인해 부서가 늘고 근무인원이 늘어나면서 증축에 증축을 더해 미로청사, 누더기 청사로 불려왔다.

현재 14개 부서에 3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그나마 일부 부서나 직속기관들은 인근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5월이면 서천군의 숙원사업이던 신청사가 들어서게 되고 기존의 현 청사는 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을 통해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임성순(73) 퇴직공무원 인터뷰

현 청사가 서천 역사를 배우는 공간으로 활용되길...”

▲임성순 퇴직공무원
▲임성순 퇴직공무원

- 정년퇴직을 하셨는데 간단한 이력을 부탁드린다면?

= 지난 196810월 서천군 공무원으로 입사해 처음 장항읍사무소로 발령받았다. 이후 각 면을 두루 걸쳐 경력을 쌓은 후 문화공보실장을 비롯해 민방위과장, 장항읍장, 지역경제과장, 정책기획실장 등 군의 요직을 두루 역임하며 서천군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지난 20096월에 퇴직했는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나이에 입사해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매 순간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일해 왔는데 퇴직을 앞두고 보니 4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국토공원화사업을 비롯해 1987년 수해복구사업, 서천 역사와 문화 발간, 서천특화시장 조성 등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해 왔기에 공직자로서의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았다 자부하고 있다.

- 현 청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으로 아는데?

= 지금 돌이켜 보니 인생의 3분의 2를 공직자로 살았기 때문에 지금도 서천군청은 나에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의 ()청사는 조선시대부터 관아가 있던 자리였고 서천군의 행정 중심지로 600여년을 이어온 터로 명당 중에 명당이라 할 수 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현 청사에 다시 신축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왕 이전하게 된 상황에서 신청사는 서천군을 대표하는 건물로 지어지길 바란다.

처음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서천군 청사(1966년 신축)는 신축 건물로 홍보실과 내무과, 산업과, 재무과가 전부였고 군청직원이라야 120여명이 근무했기에 근무하는데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당시 냉·난방이 시원치 않아 여름에는 창문을 여는 것이 다였고 겨울에는 난로조차 맘대로 켜지 못했지만 그래도 직원들 간 따뜻한 정이 있었다.

하지만 실과가 다양해지고 군청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사무실은 협소해지고 증축에 증축을 더하다 보니 민원인이 군청을 방문하면 길을 묻기 일쑤였다. 진작 군청사를 신축했어야 했는데 그나마 내년 5월이면 신청사로 이주한다니 다행이다.

-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사연을 기억한다면?

= 40여년의 세월동안 사건, 사고도 많았고 기억나는 일들도 많다. 정책기획실장 재직 시절 정부대안사업과 관련해 지난 2006년 금강하굿둑 광장에서 국가산단 조기 착공 궐기대회를 열고 고발당하는 사건도 있었고 장항 신항만 조성을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기도 했다.

그래도 1987년 대한민국에 유래가 없는 물난리로 인해 서천군 전체가 수해지역으로 선포되었고 이를 복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피해상황을 보고하기도 바쁜 마당에 대책까지 마련해야 했는데 집에도 못가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날 새는 것이 일이었다. 지금은 이렇게까지 일을 시키지도 하지도 않지만 그 당시 서천군 공무원들은 수해복구를 위해 다들 고생했다. 지금도 그 일이 눈앞에 선하다.

- 현 청사에서 근무하며 불편했던 점이라면?

= 불편한 것으로 이야기 하자면 무엇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혹서기에는 선풍기가 부족해 참아야 했고 창문을 열고나면 모기떼에 시달려야 했다. 또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낡은 건물이어서 혹한기에는 다들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나마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야 점심식사 후 읍성 주변을 걷는 정도였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자주 걷지는 못했다.

다른 지자체를 가면 직원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비롯해 휴게실, 샤워실에 수유실까지 갖춰진 것을 보면 참 부러웠다. 신청사가 지어지면 직원들과 주민들을 위한 복지·편의시설이 들어설 계획으로 아는데 우리 후배님들이 좋은 건물에서 복지혜택을 누리며 근무한다고 하니 선배로서 마음이 뿌듯하다.

- 현 청사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한다면?

= 다시 말씀드리지만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현 청사가 적합한 위치였다. 600여년을 이어온 자리라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고창군의 경우 일찌감치 성을 복원하고 이를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킨 바 있다. 서천읍성 복원에 나선 만큼 역사적 고증과 자료를 충분히 검토해 완벽하게 복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시관이나 마을 유래, 서천역사가 담긴 자료실 등 서천의 역사를 배우는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또한 마을 주민들이 늘 활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과 어른과 어린이들이 어울리고 뛰어 놀수 있는 복합적인 문화공간 등이 연계되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 현재 신축 중인 ()청사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신청사를 신축하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이왕 들어서는 서천군 청사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서천을 상징할 수 있는 청사가 되었음하는 바람이다. 서천을 대표하는 조형물이나 특색있는 구조를 통해 서천의 멋을 알리고 자랑할 만한 건축물이 지어지면 더 좋을 것이다.

정선교(70) 퇴직공무원 인터뷰

서천읍성과 어울리는 문화공간으로 꾸며지길 바란다

▲정선교 퇴직공무원
▲정선교 퇴직공무원

- 정년퇴직을 하셨는데 간단한 이력을 부탁드린다면?

= 서천군청에 30여년 간 몸담아 왔고 10여년 전 퇴직 후 고향 서천에서 알찬 노후를 보내고 있다. 처음 1973년 임시직으로 시작해 1977년 기능직으로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시험을 통해 행정직으로 발탁됐다. 그동안 총무과를 비롯해 재무과, 지역경제과 등 7개 실과에서 근무했고 마지막으로 비인면장을 맡기도 했다.

- 서천군청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 젊은 나이에 입사해 일만하던 기억밖에 없다. 통일벼 보급을 비롯해 퇴비증산에 힘써야 했고 각 마을을 다니며 산불감시에 모내기, 벼베기, 계도활동을 펼치다 보니 사무실에 있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고 매일 출장을 다녀야 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난로를 피워야 했고 재떨이도 비워야 했다. 사무실 청소에서부터 심부름까지 다 말단직원의 몫이었으니 참으로 고달프고 힘들기도 했다. 그래도 이게 나의 천직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비인면장으로 퇴직하는 보람도 있었다. 요즘 이런 고충을 후배들에게 이야기하면 비웃을 것이다. 지금은 과장이 가장 일찍 출근하고 주무관들이 제시간에 출근한다는 애길 들었다.

요즘 공직사회가 예전 같지는 않은 모양이다.

- 현 청사에서 근무하며 불편했던 점은?

= 지금이야 컴퓨터나 복사기, 통신기기의 발달로 인해 모든 업무가 간소화 되고 편리해 졌지만 내가 근무할 당시만 해도 모든 것이 수작업이었다. 수기나 타자로 문서를 작성해야 했고 등사기로 복사를 해야 하니 휴일을 반납하는 일이 잦았다. 특히 서천군청에 직원들이 많아지고 실과가 늘어나면서 증축에 증축을 더하다 보니 서천군청이 어느새 누더기 청사로 변했는데 처음 군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길을 잃어 헤매기가 일쑤였다.

- 현 청사 활용과 관련해 제언을 한다면?

= 다시 말씀드리지만 실과가 늘어나고 직원이 늘면서 서천군 청사가 누더기 청사로 변했다. 특히 60년 가까이 된 현 청사에 조립식으로 증축한 현 건물이 제대로 쓰여지기 위해서는 리모델링을 거쳐야 하는데 아마 신축 비용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왕이면 서천읍성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현 청사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예전에 관아를 다시 복원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면 서천읍성과 어울릴 수 있는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김금남(72) 성안마을 주민 인터뷰

예술인들의 끼와 능력 발산하는 곳으로 조성되길...”

▲김금남 성안마을 주민
▲김금남 성안마을 주민

- 성안마을 주민으로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 현재 군청 아래 성안마을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서천군실버합창단을 비롯해 장애인복지관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다. 성안마을은 나의 그리운 고향으로 중학교까지 서천에서 살았고 이후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유학을 떠난 뒤 줄 곧 외지에서 지내다 지난 2014년에 고향 서천으로 귀향했다.

- 성안마을에 대한 자랑이 있다면?

= 성안 마을은 나에게는 따뜻한 어머니 품 같은 그런 곳이다. 어릴 적 옛 청사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데 군청 뒤에 기와집도 기억한다. 당시 군청 직원들과 탁구를 치며 놀았던 기억, 서천중학교에 다니다 가방과 책상을 들고 새로 생긴 서천여자중학교로 이전한 기억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성안마을은 산 아래 평화로운 마을이었는데 내년 ()청사가 이전을 한다니 아쉽기는 하지만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 될 것 같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 내년 5월 군청이 이전하게 되는데?

= 성안마을이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이 된다하니 설렌다. 특히 현 청사와 그 주변에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선다니 기대도 된다.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성안마을을 가꾸는데 미력이나마 돕기 위해 도시재생사업 심화과정까지 공부했다. 성안마을 가꾸기 사업에 적극 참여해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고 싶다. 이러한 구체적인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조합을 구성해 마을을 함께 꾸미고 가꾸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이다.

- 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을 추진 중인데?

= 서천군이 군청사거리와 주변마을의 공동화현상을 막기 위해 문화의 거리를 조성한다고 한다. 계획을 보면 치유원에정원을 비롯해 도서관, 생활문화센터, 야외무대, 기록관 등 주민이 참여하는 문화거점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이 그냥 들어서기 보다는 예술인들이 맘껏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서천에는 예술과 관련한 인재들이 많다.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 주었으면 바람이다. 그래서 예술인들의 거리, 문화의 거리에서 맘껏 자신의 끼와 능력을 발산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성되길 희망하고 있다.

- 서천읍성의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 서천읍성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어릴 적 성당을 가다 보면 서천읍성을 지나야 했는데 동문의 성터를 보며 이곳이 성터였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서천읍성의 일부가 복원되었는데 이곳을 지날 때마다 자랑스럽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이왕 복원되는 서천읍성이 조속히 복원되었으면 좋겠고 정말 아름답게 복원되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과 많은 관광객들이 서천읍성을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천군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읍성 안에 두 개의 우물터가 남아 있는데 복원과정에서 이 우물터들도 복원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성안마을 주민으로 문예인협동조합회원으로 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이 성공하도록 적극 도울 방침이다.

한편, 서천군은 현 청사를 살아있는 이야기로 기록하여 기록집을 제작할 예정으로 ()청사에 관련된 재미난 사진이나 기록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면 서천 중심지 지원센터(041-453-7500)로 연락하면 된다.

다음 연재는 청사 이전 후, 현 청사 어떻게 변할까?’라는 주제로 앞으로 변화할 ()청사의 공간 소개와 진행 중인 서천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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