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생물다양성의 보내는 시그널 ‘멸종의 소용돌이’
■ 모시장터 / 생물다양성의 보내는 시그널 ‘멸종의 소용돌이’
  • 장미화 칼럼위원
  • 승인 2022.10.28 13:45
  • 호수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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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화 칼럼위원
장미화 칼럼위원

누구나 한 번쯤은 생물다양성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구글 트렌드를 탐색해 보니 기후위기와 가장 관련성 있는 주제로 생물다양성이 1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만큼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 문제로 생물다양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202210월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de Fun)과 런던동물학회가 공동 연구하여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 2022(Living Planet Report 2022)’에 따르면 지난 반세기 동안(1970~2018)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약 69% 감소되었다고 한다. 개체군 감소의 원인은 서식지 황폐화와 감소, 과도한 자원 이용, 외래종의 침입, 환경오염, 기후변화, 질병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고서에서는 왜 개체군의 크기를 생물다양성의 중요 이슈로 보는지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상태에서도 개체군은 감소한다. 그러나 오늘날 개체군 감소는 자연적 소실보다는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에 따른 압력이 훨씬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위적 활동은 자연생태계 내의 개체군(Population)의 크기를 줄이게 되어 결국은 종의 멸종 위협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생물다양성의 감소로 이어지며 자연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삶 또한 위기에 처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개체군과 생물다양성이란 무엇이며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가? 개체군은 같은 서식지에 집단을 이룬 개체들의 무리이다. 개체(individual)란 하나의 생명을 가진 생물을 말하는데 이들은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혼자 살 수 없으므로 개체군을 형성한다. 이러한 개체군이 모여 군집(Community)을 형성하고 군집이 모여 생태계(Ecosystem)가 조성된다.

이러한 단위 체계의 다양성을 생태계다양성, 종다양성, 유전자다양성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생명 현상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 생물다양성이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멸종위기종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에서는 보고 있으며 생물이 멸종해 가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유전적 다양성의 소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전적 다양성은 돌연변이, 이주, 자연선택과 기회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돌연변이는 유전정보가 기록된 DNA가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으면서 유전형질이 달라지는 현상으로 다양한 유전자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주 또한 서로 다른 집단 간 유전자 흐름을 유도하여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종과의 교배를 통해 유전적 다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반면 자연선택은 유전적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연선택으로 환경변화에 유리한 특징을 가진 개체들만 살아남기 때문에 유전자풀이 좁아진다. 특히 집단의 크기가 작으면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적응진화 잠재력이 줄어들어 유전자 다양성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한 기회적 효과에 의해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유전적 다양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자손의 형질은 부모로부터 어떤 유전자를 물려받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어떤 유전자가 전달될지는 무작위로 일어난다. 이러한 기회적 효과로 부모 세대의 유전자 중 선택받지 못한 유전자는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이처럼 자연선택과 유전적 부동에 의해 선택된 개체들만이 번식에 참여하므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자의 다양성은 감소하게 된다. 유전자 다양성이 감소하게 되면 혈연적으로 가까운 개체 간 교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를 근친교배라 하는데 근친교배가 일어나는 집단은 당연히 유전적으로 다양하지 못하다. 유전적 다양성의 감소는 환경변화에 개체들의 적응도를 낮춘다. 낮은 적응도는 생존률을 감소시킨다. 생존률이 낮아지면 생식(생장과 번식)이 감소하고 이는 집단의 적응력이 떨어뜨린다. 그리고 집단의 크기가 줄어든다. 집단의 크기가 줄면 유전적 부동에 의한 근친교배가 발생한다. 이처럼 계속 돌고 도는 소용돌이가 멸종위협을 강화하고 이는 결국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는 이를 멸종의 소용돌이(extinction vortex)라고 부른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은 멸종위기종을 막는 것이다. 종을 멸종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이 중요하다. 자연상태의 유전적 다양도를 유지하려면 개체군의 크기가 유지되어야 한다. 생물다양성의 위험 시그널이 계속해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더 이상의 자연을 간섭하고 훼손하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생태시스템의 임계점을 넘지 않도록 멸종의 소용돌이를 멈추는 지혜와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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