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장항제련소의 어제와 오늘 (3)주변 주민들의 집단 암발병 사태와 제련소 폐쇄
■ 기획 / 장항제련소의 어제와 오늘 (3)주변 주민들의 집단 암발병 사태와 제련소 폐쇄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11.17 04:15
  • 호수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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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지역 주민 집단 암발병 사태’ 알려지며 제련소 폐쇄

발암물질 비소 기준치 1200배 초과에도 “주민건강 영향 없다”

 

▲1936년 일제가 세운 굴뚝이 수명을 다하자 1978년에 새로운 굴뚝이 세워지고 옛 굴뚝이 무너지기까지 두 개의 굴뚝이 나란히 서있었다.
▲1936년 일제가 세운 굴뚝이 수명을 다하자 1978년에 새로운 굴뚝이 세워지고 옛 굴뚝이 무너지기까지 두 개의 굴뚝이 나란히 서있었다.

1972년 럭키금속이 인수하며 민영화

국내의 금과 은, 동 등 비철금속 수탈을 목적으로 일제에 의해 1936조선제련주식회사로 출발한 장항제련소는 건립 당시에는 제련량이 연간 1500t 정도로 금제련과 동제련이 이루어졌다.

1945장항제련소라는 이름으로 국가에서 운영하였으며 1962년에 한국광업제련공사로 이름을 바꾸었고 1964년에는 연제련공장이 준공되었다.

1972년 럭키금속이 국영 한국광업제련공사를 인수해 민영화 되었으며, 이후 1974년과 1976년에 동제련공장이 2차에 걸쳐 증설되었으며, 제련량은 197415000t, 1976년에는 5t 규모로 증설되었다. 장항제련소는 당시 국내 유일의 비철금속제련소로 산업화의 한 축을 담당했으며, 한때 직원이 1200명 정도로 장항의 경제를 좌우하기도 했다.

1982년에 온산 동제련주식회사로 통합된 후 1983년에는 귀금속공장을 온산제련소로 이전하였고 1984년에 주석제련공장을 준공함으로써 동··주석의 전문제련소가 되었다. 이후 5년간 생산하다가 19896월 럭키그룹(LG)에 합병되어 럭키금속 장항공장이 된 이후 용광로 공정을 폐쇄하고 반제품을 처리하여 전기동(電氣銅)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전환돼 전망산 굴뚝을 통한 연기배출은 멈추게 됐다. 건식제련에서 습식제련으로 바뀐 것이다.

19905월 연제련공정을 완전히 폐쇄하여 가공산업공정으로 전환하하고 1995년 엘지(LG)금속 장항공장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후 1999년에 엘지(LG)산전 장항공장으로 되었다가 이해 엘지금속이 일본 회사와 합작해 ()엘지니꼬동제련으로 새출발을 했다. 그후 2004LG전선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된 후 그룹 이름을 ‘LS’로 변경함에 따라 엘에스니꼬동제련 장항공장이 됐다.

▲5.16 이후 박정희의 장항제련소 방문
▲5.16 이후 박정희의 장항제련소 방문

주변지역 주민 집단 암발병과 제련소 폐쇄

1936년 전망산 굴뚝을 통해 연기를 내뿜은 이래 주변 지역에 분진과 중금속이 쌓여 사람과 땅이 병들어가기 시작했다.

20075월 장암리 주민들을 만난 뉴스서천 취재팀은 반경 1km 이내의 주민들이 암으로 사망했거나 암이 발병했음을 확인했다. 당시 장암리에 등록된 세대수는 모두 90세대로 엄청난 발병률이 아닐 수 없다.

제련소를 옆에 끼고 일제 때부터 살아온 주민들의 고통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름 모를 병으로 죽어갔어도 원인도 모른 채 그러려니 하며 지내왔다는 것이다. 원광석을 파쇄할 때 생기는 소음 때문에 난청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정신병자도 한 마을에 4명이나 됐다고 한다. 보상 한번 받아본 적 없고 제련소 측의 배려로 건강검진 한번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전국적인 이슈로 등장했다. 공장 가동은 멈추었고 당시 엘에스니꼬동제련이 추진하던 폐차소각장 건설 사업은 사업주가 철회했다.

이듬해 20081LS니꼬동제련 장항공장은 완전히 폐쇄되고 온산공장으로 합병됐다. 온산공장으로 이전하기까지 중금속을 배출해온 기업의 시설에 대한 조사는 없었다.

▲제련소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장암리 마을
▲제련소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장암리 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토양오염정밀조사 실시

2007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토양오염 정밀조사가 실시됐으며 11월 말 서천군이 ‘()장항제련소 주변지역에 대한 토양오염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제련소 연돌(굴뚝)을 중심으로 반경 1.3km 이내 40개 지점에서 장암리 주민들도 시료 채취에 참여하여 카드뮴, 구리, 비소, , 아연, 니켈 등 6개 항목에 대해 이루어졌다.

40개 지점의 조사 결과 37개 지점에서 대책기준을 초과했으며 구리는 최고 8, 비소 22, 4.3배까지 대책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원과의 거리별로 보면 500m까지 구리, 아연, 카드뮴, 비소, , 니켈 등 6개 항목이 대책기준을 초과했으며 800m까지는 구리, 비소, , 니켈의 4개 항목이, 1300m까지는 비소 1개항목이 대책기준을 초과했다. 특히 비소는 굴뚝 중심으로 반경 1km 이내에서 기준치의 1200배인 곳도 있었다.

이어 20087월부터 주변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했다.

환경부의 ()장항제련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련소에서 배출한 카드뮴이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고 그 증세는 신세뇨관 미세손상이며 이는 임상적 신장질환의 전단계라는 것이 내용의 골자였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유소견자에 대한 건강관리 대책과 앞으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환경개선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조사는 장항읍 장암리, 송림리, 화천리 주민 1590명을 조사군으로, 비인면 선도리, 성내리,, 성북리, 칠지리, 판교면 심동리 주민 1136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양쪽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제련소 굴뚝으로부터 거주지까지의 거리가 무시된 평균치로 기준을 삼아 조사군의 암발병률이 대조군의 암발병률보다 낮게 나온 것으로 발표됐다. 더욱이 암에 관한 진단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국립암센터에 등록된 자료만을 사용함으로써 암에 걸린 환자임에도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환경부가 굴뚝 반경 1.5km 이내의 민가를 철거하며 정화작업을 시행하면서 마지막으로 장암리 마을회관이 철거되고 있다.
▲환경부가 굴뚝 반경 1.5km 이내의 민가를 철거하며 정화작업을 시행하면서 마지막으로 장암리 마을회관이 철거되고 있다.

이 기사는 충남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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