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평균 연령 70세,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폐지 반대한다!
■ 모시장터 / 평균 연령 70세,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폐지 반대한다!
  • 최용혁 칼럼위원
  • 승인 2022.11.18 10:41
  • 호수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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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혁 칼럼위원
최용혁 칼럼위원

1억을 주지 않고는 말도 못 부칠 농기계 값과 아파트나 지어야 수지를 맞출 만한 농지 값을 보면 농민도 이제 중소기업 사장님 소리 들을 만하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농기계로 폼나게 일해서 나온 쌀값과 맨날 사는 놈만 사는 농지 거래를 보면 어지간한 농민 사장들은 그저 집에 가서는 꼴값한다는 핀잔을 듣고 산다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풍은 안팎으로 더욱 세져 친구 따라 강남도 가야겠고, 사둔 따라 장에도 나서야 하니 사장이 된 농민들은 농기계 대리점에 더 많이 가 앉아 있어야 하고 노상 하는 생각이라고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쓰고 더 많이 벌까, 딱 이거 하나다. 그런 측면에서는 제조업을 하시는 공장 사장님이나, 농촌에 사시는 농민 사장님이나 다를 건 하나도 없긴 하다.

달달한 사장님 소리깨나 들으면서 단꿈에 빠져있는 동안 피가 튀고 살이 벗겨지는 생생한 현장의 중심에는 여성 농민이 있다. 안드로메다로 가려는 농업과 농촌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여성 농민이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행정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회관에, 텃밭에, 들판에, 하우스와 축사에 여성 농민의 숨결은 어디에나 있다. 아니, 어디에나 있는 것이 아니고 항상 중심이었다. 우리 농업의 근간인 가족농을 유지하고 마을 회관의 살림을 도맡아 마을 공동체를 지켜왔다. 품이 가장 많이 드는 들녘에 여성 농민이 얼마나 되는지를 세어보라. 그것이 현재 우리 농업을 지키고 있는 여성농민의 지분이다. 그들의 흰머리와 주름을 보라. 그것이 2022년 농업과 농촌의 실상이다.

평균 연령 70의 여성 농민! 이것이 우리 농업의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농업, 농촌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지켜야 될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부와 행정은 70세의 여성 농민에게 해 준 것이 뭐가 있나? 그들의 이름을 사회적으로 단 한 번이라도 불러준 적이 있던가? 어떤 정책 지원이 있었던가?

거의 유일하게 여성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이다. 충남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는 2017년부터 시행되어 올해로 6년째 진행되고 있다. 여성농민에 대한 거의 유일한 지원 사업이다. 2017년 연간 15만원을 지원했던 이 사업은 여성농업인들의 높은 만족도를 고려해서 2019년부터 지원금액을 연 20만원으로 높였다. 대상 연령도 75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지난해부터는 자부담도 없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 9월 의회 도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20만원씩 주는 부분은 이번에 폐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발맞춰 충남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111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은 맞다.”고 했다.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은 오히려 더욱 확대해야 하는 사업이다. 충남도청은 농어민수당과의 중복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충남여성농민회에서는 행복바우처 사업 58억의 예산 중 아주 일부만 여성농민 예산으로 쓰여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충남도는 평균 70세의 여성 농민이 우리 농업 농촌의 현주소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들에 대한 지원 말고 그 어떤 것을 앞세우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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