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에서도 황새를 볼 수 있다
서천에서도 황새를 볼 수 있다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2.12.15 07:55
  • 호수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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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지로 살아갈 환경조성 절실
▲지난 7일 솔리천 주변에서 만난 황새
▲지난 7일 솔리천 주변에서 만난 황새

지난 7일 장항읍 모처를 지나다 황새를 만났다. 몸의 아랫부분 검은 색이 멀리서도 단박에 황새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다리에 묶인 밴딩에 ‘E03’ 이란 번호가 보였다. 예산 황새마을 출신의 보강이란 이름을 가진 황새이다.

황새목 황새과의 황새는 시베리아 남동부,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동부와 한국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로 적은 수가 11월 초순에 도래해 3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황새는 국제적으로도 절종 위기에 처한 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기종(EN)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로 지구상 생존 개체 수는 2500개체 이하라 한다.

한편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는 1950년대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번식했던 텃새이기도 했다. 황새는 다른 새들에 비해 다리가 늘씬하고 키가 커서 큰 새란 뜻인 한새로 불렸다가 지금은 황새로 불린다고 한다. 마을의 큰 나무에서 번식했으며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새였다.

그러나 논에 농약을 살포하기 시작하면서 먹이가 사라지자 개체수가 급감했다. 마지막 번식지였던 충북 음성군 생극면 관성리에서 살던 한 쌍이 19714월 사냥꾼에 의해 수컷이 사살된 이후 암컷 홀로 무정란을 산란해왔으나, 농약에 중독되어 198311월 과거 동물원이었던 창경원에서 완쾌된 이후, 다시 지금의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와서 생활하다가 19949월에 죽었다. 이것이 한국 야생 텃새인 황새의 마지막이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1996년 러시아에서 황새를 들여와 인공 번식과 자연 부화에 성공해 황새를 복원했다. 이같은 황새 복원 사업을 이어받은 문화재청은 2015년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황새공원(135669)을 조성하고, 그해 93일 황새 8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우리 산하에서 황새가 사라진지 44년 만이었다.

▲2020년 9월 봉선지를 찾은 황새
▲2020년 9월 봉선지를 찾은 황새

이후 예산 황새공원에서는 지속적으로 황새를 방사하고 위치 추적 장치를 통해 현재의 소재지를 확인하며 관리를 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산하엔 황새 80여 마리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연에 적응한 황새는 야생 상태에서 짝짓기를 통해 꾸준히 자손을 늘려가고 있다. 다리에 밴딩이 없으면 자연에서 번식한 황새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2년 전부터 습지의 고장 서천을 찾아오고 있다. 이제 서천에서 황새는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올해에도 10여 마리가 길산천, 봉선지, 솔리천 주변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이들이 정착해서 번식을 하며 텃새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 황새가 번식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먹이 서식지, 예를 들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습지나 친환경 농경지, 그리고 적절한 번식지로 둥지를 틀 수 있는 높은 나무가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번식기는 주로 2~4월이며, 한번에 1~4개의 알을 낳는다. , 하천, 호수에서 작은 물고기, 개구리, 들쥐, 미꾸라지, 뱀까지 잡아먹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이다. 종종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라 먹잇감을 찾기도 한다.

황새는 암수의 색깔이 같다.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크고 부리가 두텁고 길다. 날개의 검은색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흰색이다. 부리는 매우 크며 검은색이다. 홍채는 엷은 노란색이며 눈 주위가 붉은색이다. 다리는 붉은색이다. 몸길이는 112cm이며 날개를 폈을 때는 195cm에 달한다.

황새는 부부관계가 좋기로 원앙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매년 같은 둥지를 보수해 번식한다. 번식기에는 무리를 짓지 않고 비교적 조용한 곳에서 독립된 쌍을 형성해 생활하며 어린새는 둥지를 떠난 뒤에도 일정 기간 어미새와 함께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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