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인공지능의 미래, 길들이기 나름
■ 모시장터 / 인공지능의 미래, 길들이기 나름
  • 뉴스서천
  • 승인 2023.04.13 13:42
  • 호수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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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용 칼럼위원
정해용 칼럼위원
정해용 칼럼위원

올해 들어 인공지능(AI)’이 새삼 화제다. 사실 인공지능이란 것은 우리 일상에 이미 폭넓게 들어와 활용되고 있다. 레버를 올리면 불이 켜지고 내리면 꺼지는 장치가 단순한 스위치라면, 일정한 시각에 켜지고 일정한 시각에 꺼지도록 자동 프로그램이 장치된 스위치는 지능을 가진 스위치가 된다. 이것이 인공지능의 시초다. 범위를 넓혀놓고 보면 인간이 지능을 부여한 장치들은 우리 생활 주변에도 이미 수두룩하다. 선풍기, 에어컨부터 온실 시스템이나 식품가공 설비에 이르기까지, 인공 센서와 자동 스위치를 가진 대다수의 가전제품, 농작기기, 산업설비들이 모두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장치들이다.

그런데 올 들어 인공지능이 유난히 화제의 중심에 들어선 것은 대화형 인공지능의 등장 때문이다. 사람끼리 주고받는 식으로 채팅 창에 말을 걸면 마치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대답을 하는 인공지능 채팅로봇이 오픈 AI’라는 회사에 의해 일반에게 공개되면서 부터다. ChatGPT(챗 지피티)라는 이름의 채팅로봇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접속해서 말을 걸어볼 수 있다. 챗 지피티는 지구상 대부분의 언어를 알아듣고 구사할 줄 안다. 한국어로 물어보면 한국어로 대답하고 영어에는 영어로, 중국어엔 중국어로 대답하는 능력을 보인다.

세계 네티즌의 반응은 예상 이상이어서 개발자들도 놀랐다고 한다. 지구 곳곳에서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이 동시에 접속하여 챗 지피티의 반응이 눈에 띄게 느려지는 트래픽 정체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보는 채팅로봇의 성능 역시 예상한 것 이상이다. ()를 지으라면 시를 짓고, 어떤 주제를 주고 논술문을 작성해달라면 즉시로 종이 한 장 분량의 논술을 지어준다. 그 내용은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대중들에 비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이제 연애편지든 연설문이든, 챗 지피티에게 부탁하면 최소한 기본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삼일절에 일본과의 화해협력만 강조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연설에 실망한 사람들이 챗 지피티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의 삼일절 연설문(샘플)’을 주문했을 때, 챗 지피티는 진짜 대통령이 한 것보다 훨씬 훌륭한 연설문 샘플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것도 즉석에서 뚝딱 지어낸다. 최소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빼놓지 말아야 할 상식적인 내용들이 다 담겨있었고, 게다가 품격조차 갖춘 연설문이었다.

인공지능의 놀라운 점은 더 많다. 챗 지피티 공개버전 이상의 전문적인 프로그램들 가운데는 명령어에 따라 그림을 그려주고 노래를 지어주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앞으로 유투버들은 자신을 대신할 가상 캐릭터와 가상의 목소리를 이용해 유투브 방송을 이어갈 수도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발달에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가상 캐릭터와 가상 상황을 이용하여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인공기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사이버 피싱 같은 사기범죄가 늘어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인공지능이 더 발달되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게 될 때, 인간이 인공지능에 의해 조종을 받는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걱정도 나온다. 상상해보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런 부작용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진실(분명한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판별하는 데 지금보다는 훨씬 더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이비 종교나 정치적 거짓말 등에 쉽게 끌려 다니는 대중이라면, 인공지능이 개입되는 거짓이나 오판에도 휘둘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리는 진실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이 거짓과 위선의 시대를 헤쳐 나가듯, 아니 그보다 조금은 더 진지한 노력을 더함으로써만 그러한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개인 탐욕의 노예로 만들 것인가, 공동선을 위하여만 사용하도록 합의하고 그 약속을 지킬 것인가 이러한 공적(公的) 인식이 우리 시대의 모두에게 요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과연 인간을 돕는 이기가 될까 아니면 인간을 지배하고 현혹하는 괴물이 될까. 이미 눈앞에 다가선 현실이며 그 미래는 바로 우리 자신들에게 달려 있다. 도시에 살건 농어촌에 살건, 노인이건, 젊은이나 어린이건, 장차 인공지능이 인간과 지구평화를 위한 선의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모두 관심을 가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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