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자 제자들의 공부법
■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자 제자들의 공부법
  • 송우영
  • 승인 2023.04.13 13:47
  • 호수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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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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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짧으면 보는 것이 밝지 못하고<시불명視不明> 듣는 것도 밝지 못하다<청불총聽不聰>했다. 공부라 함은 오로지 학이시습學而時習이다. 배운 것을 시도 때도 없이 학습한다는 말이다.

세 개의 공부법 곧 삼시三侍공부법이 있다. 1는 공야장 5-25문장에 안연계로시顏淵季路侍라 했다. 안연과 자로가 공자님을 모시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를 시립侍立공부법이라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 원문에는 안연계로시顏淵季路侍 라며 만 있을 뿐 모시고 서 있다는 뜻의 시립侍立곧 설립자가 없다는 데 있다. 그리하여 혹자는 여기서 는 시종侍從의 줄임말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혹자는 시립侍立의 줄임말이라고도 하며, 백가쟁명의 이견이 분분하던 차에 논어집주비지대전論語集註備旨大全 상권318<이한우역>에 시시립어부자지측侍是立於夫子之側이라 하여 공부자곁에 모시고 섰다라는 말에 근거하여 시는 시립侍立이라고 새김한다.

2는 논어 선진편11-25문장에 자로증석염유공서화시좌子路曾皙冉有公西華侍坐라 했다. “자로, 증석, 염유, 공서화가 공자님을 모시고 앉아라는 말이다. 4명의 제자가 공자님을 모시고 앉아서 공부했다는 말이다. 이를 시좌侍坐공부법이라 한다.

3는 논어 선진편11-12문장에 민자시측閔子侍側이라 했다. ‘민자건이 곁에 공자님을 모시고 있으면서라는 말로 이를 시측侍側공부법이라 하는데 공자님 가까이에서 공부했다는 말이다.

3시 공부법의 특징을 꼽는다면 공자님의 제자 가르치는 법은 불과 두서너 명이 전부라는 사실이다. 시립侍立 공부법에서는 안연과 자로 둘만 가르치셨고 시좌侍坐 공부법에서는 자로, 증석, 염유, 공서화 네 명의 제자를 가르치셨고, 시측侍側공부법에서는 민자건 한사람 만 가르치셨다.

논어의 가르침은 1:1이 원칙이다. 논어 술이편7-23문장은 자왈子曰 이삼자二三子 이아위은호以我爲隱乎 오무은호이吾無隱乎爾이다. 해석하면 공자님 말씀에 이삼자야 내가 뭔가를 숨긴다 여기느냐. 나는 너희에게 숨기는 것이 없노라또 논어 양화편17-4문장 하반절은 자왈子曰 이삼자二三子 언지언偃之言 시야是也 전언前言 희지이戲之耳이다. 해석하면 공자님 말씀에 이삼자야 자유언언의 말이 옳도다. 좀전의 말은 농담이니라두 문장에서 이삼자二三子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삼자二三子얘들아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종래의 해석이나 조금은 완곡한 직설로 하면 이삼자곧 두세 명이라는 의미로도 새김한다.

공부의 완성은 증자의 대학 책에 따르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했다. 여기서 공부의 양에 따라서 혹자는 수신에서 그치기도 하고, 혹자는 제가에서 그치기도 하며, 혹자는 치국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남아입지출향관男兒立志出鄕關 학약무성사불환學若無成死不還이라 했다. ‘남아가 뜻을 세워 고향을 떠났거늘 공부를 이루기 전에서 살아서 고향 땅 밟지 않으리라는 꽤 결기에 찬 경구다.

일찍이 공자님께서는 네 명의 제자를 논어 선진편 11-17문장에서 콕 집어 이렇게 평한 바 있다. “시야우柴也愚, 삼야노參也魯, 사야벽師也辟, 유야언由也喭이를 액면 그대로 읽으면 시는 어리석고, 삼은 아둔하고, 사는 벽이 있고, 유는 거칠다, 그러나 경전은 행간을 읽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읽기 쉽게 연의衍義를 한다면 이렇게 된다. 자고 고시는 어리석게 공부했으며, 증자 증삼은 무식하게 공부했으며, 전손사 자장은 하나만 파고드는 공부를 했으며, 자로 중유는 거침없이 닥치는 대로 공부했다.

그 결과 자고 고시는 비땅의 읍재가 되었고, 증자 증삼은 대학책과 효경책을 썼고 공자의 손자의 스승이 되었으며 그 문하에서 맹자가 나왔으며, 전손사 자장은 공자의 제자 중에 전무후무한 해결사가 되었으며<논어 자장편 19-15문장> 그 문하에서 많은 현자가 나왔으며, 자로 자유는 오로지 공부만으로 공자의 수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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