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쉬지 않고 공부한 사람이 세상 움직인다
■ 송우영의 고전산책 / 쉬지 않고 공부한 사람이 세상 움직인다
  • 송우영/서천서당 훈장
  • 승인 2024.06.13 09:49
  • 호수 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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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송우영

맹자 책은 인물론에 대하여 맹자 고자장구하孟子告子章句下 12-15문장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함에는<천장강대임어시인야天將降大任於是人也>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고통스럽게 하며<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그 근육과 뼈를 수고롭게 하며<노기근골勞其筋骨>, 그 몸과 살을 굶주리게 하며<아기체부餓其體膚>, 그 몸을 공핍하게 하며<공핍기신空乏其身>, 그 하는 일마다 잘 안되도록 하여<행불란기소위行拂亂其所爲> 마음의 분노를 견디도록 훈련하나니<소이동심인성所以動心忍性> 이렇게 하는 까닭은 잘하지 못하는 일마다 모두 능히 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증익기소불능曾益其所不能>”

이 말을 쉽게 풀어쓴다면 크게 될 사람은 어려서부터 남다르게 사는 것이 유달리 고달프다쯤으로 읽히는 말이다.

어려서 힘든 것을 견디지 못한 소년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꿈은 있었으니 천하 제일가는 무사가 되어 황제를 모시는 장군이 되는 게 꿈이었다. 병약한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대견스럽게 여겨 스승을 찾아주었고 스승은 그에게 창술 72로를 전수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은 뜬금없을 정도의 일을 제자에게 시키는데 깊은 산을 건너 아무 곳이라는 절벽쯤에 이르면 이러저러한 약초가 있을 터이니 그것을 구해오너라했다.

이에 제자는 아무 곳이라는 데를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갔으나 도저히 사람이 갈 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니었다. 자칫 발이라도 헛디뎠다가는 죽기 십상인 그리도 위험한 곳이었다. 이렇게 망설이고 있을 즈음 산속에서 약초 캐는 노인 셋을 만나 정중히 인사 올린 뒤 자초지종을 말하니 약초 캐는 세 노인은 빙그시 웃으면서 아하 불혹초를 찾는구먼하면서 그런 약초라면 굳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저런 절벽까지는 갈 필요도 없다며 저만치 아래쯤 가면 지천으로 깔렸다고 알려준다. 물론 이 세 노인은 스승의 벗으로 제자를 시험코자 보냈음이다.

이에 제자는 약초 캐는 노인의 말을 따라 그리로 가서 약초를 캐다가 달여서 스승님께 올리니 스승님은 묻는다. “내가 말해준 그곳 절벽에 가니 이런 약초가 몇 개나 있더냐.” 이에 제자는 말한다. “,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곳에 가보니 약초가 많이 있습니다. 또 필요하시면 제가 더 캐다 드리겠습니다.” 라며 거짓을 말했다. 그러자 스승은 말한다. “아니다, 이것은 내가 먹을 것이 아니라. 자네가 먹을 것이니라. 다만 아쉬운 것은 자네가 내가 말한 그곳에 가서 절벽에 자란 불혹초의 약초를 캐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자네와 나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네. 본디 방천화극方天畵戟의 창술에는 72로까지 배워야 하나 자네는 35로까지만 배웠으니 그것만으로도 천하에 누구도 자네를 당할 자는 없을 걸세, 다만 아쉬운 것은 자네가 불혹초를 못먹었던 탓에 혹여 마흔 살을 넘기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걸세.”

여기서 독자는 눈치채셨겠지만 제자는 여포이고 여포는 스승님께 약초 캔 것에 대한 거짓말을 태연하게 했던 사람이다. 여포는 소설 삼국지에서 최고의 맹장으로 불리는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오죽하면 말 중에는 적토마가 천하제일이요<마중적토馬中赤兎> 사람 중에는 여포가 천하제일이다.<인중여포人中呂布>”라는 명성이 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치명적 단점이 하나 있다. 거짓말을 한다는 게 그것이다.

이와 반대로 여포가 살던 건너 마을에 왕윤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여포는 병주幷州 오원군五原郡 사람이고 왕윤은 병주幷州 태원군太原郡 사람이다. 지금으로 치면 서천군과 부여군 정도의 관계다. 왕윤은 어려서부터 곧고 바르기로 소문난 인물로 오로지 공부만 전념을 하니 원근 동리에서 서로 말하기를 훗날 왕을 보좌할 인재라는 왕좌재야王佐才也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포보다는 대략 20-23, 4세 연배로 19세에 등과하여 하리인 군리郡吏를 거쳐 국정을 운영하는 지위에 오른 인물이다. 주자강목을 쓴 우암의 말에 따르면 어느 시대에나 과도기는 있고 또한 이에 따른 격동의 시대는 있는 법이다. 그런 시대일수록 세상을 움직이는 자는 일부이지만 그 일부에 속한 자들의 공통점은 어려서 목숨 걸고 공부만 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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