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부는 죽어야 끝난다
■ 송우영의 고전산책 / 공부는 죽어야 끝난다
  • 송우영/서천서당 훈장
  • 승인 2024.06.20 17:03
  • 호수 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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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영
송우영

공부는 성인처럼 해야 한다. 율곡공은 자신을 경계하는 글 11자경문 1항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름지기 먼저 그 뜻을 크게 가져야 하나니<선수대기지先須大其志> 성인으로 기준을 삼아서<이성인위준칙以聖人爲準則> 조금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거늘<일호불급성인一毫不及聖人> 나의 할 일은 끝난 게 아니니라.<즉오사미료則吾事未了>”

율곡공께서 성인으로 기준을 삼으라 하심은 성인의 말씀을 따르라는 말이기도 하다. 성인의 말씀에는 잘못이나 틀림이 없으시다. 논어 위정편 2-4문장에 성인의 공부법 한 토막이 있는 바 나는 15세에 공부에 뜻을 두었노라.”라는 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이 그것이다. 공자님께서는 15세에 이르시어 공부하셨다는 말이다.

이 문장은 공자님의 제자 대에 이르러 성인의 공부가 15세 때라면 일반인들은 성인이 아니니까 10세부터 공부하라고 권한다. 춘추경 해설서인 춘추 곡량전 소공19년조는 이렇게 기록한다. “자녀가 10세가 되었음에도<기관성동羈貫成童> 스승을 만나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부취사전不就師傳> 이는 아버지의 잘못이다.<부지죄야父之罪也>”

이로부터 천년쯤 뒤 주자는 이를 다시 풀어 말하는데 주자께서 제자 유자징劉子澄에게 받아적게 하여 쓴 글이 소학 책인데 입교편에서 말하길 8세에 공부를 시작하라고 했다. 그로부터 수백년이 흐른 어느 날 수옹공께서 아들에게 너는 성인이 아니니 공부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며 5세 때부터 글을 가르치고 읽고 쓰고 외우게 하셨다. 물론 여기에 대한 첫 번째 교재는 주자께서 쓰신 소학 책이 아니라 율곡공께서 쓰신 격몽요결이었다 한다. 우암공 이후로 서인 노론에 학맥의 근거를 둔 후학들은 누구를 무론하고 자녀가 5세가 되면 경전?공부를 시켰다.

암튼 공자님은 15세에 시작항 공부가 얼마나 열심히 하셨던지 19세에 이르시어 공부에 완성을 보이셨는 바 논어 팔일편3-15문장은 이렇게 기록한다.

자께서 태묘에 들어가시어<자입태묘子入大廟> 매사를 물으시니<매사문每事問> 혹자는 말한다.<혹왈> 누가 추인의 자식을 일러 예를 안다더냐<숙위추인지자지례호孰謂鄹人之子知禮乎> 태묘에 들어와 매사를 묻기만 하는구나<입태묘매사문入大廟每事問> 자께서 들으시고 말한다.<자문지왈子聞之曰> 이것이 예니라.<시례야是禮也-논어향당편10-14문장 첩출疊出>”
공자님께서는 어려서의 환경과 처지가 매우 불운하셨다. 3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16세에 모친이 돌아가셨다. 지경이 이러할 진데 공자님께서는 흔들림 없이 공부에 매진하시어 19세에 비로소 국가의 의전 행사 중 하나인 태묘 제사에 참여하셨던 것이다. 이로 미루어보아 공자님은 어려서 공부를 무척이나 많이 하셨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경문 마지막 11항에는 이렇게 기록한다. “공부에 힘쓰되 늦춤도 멈춤도 없나니<용공불완불급用功不緩不及> 죽어야 끝나는 것이 공부니라.<사이후이死而後已> 공부의 효과를 빨리 나기를 구함은<약구속기효若求速其效> 이 또한 욕심이니라.<즉차역이심則此亦利心> 만약에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다면<약불여차若不如此> 부모님께 받은 몸을 욕되게 함이니<육욕유체戮辱遺體> 이는 사람의 자식 된 도리가 아니니라.<변비인자便非人子>”

여기서 죽어야 끝난다는 사이후이死而後已라는 말은 논어 태백편8-7문에서 증자의 말이 그 원전이다. “증자는 말한다.<증자왈曾子曰> 선비는 떳떳함을 넓히지 않을 수 없나니<사불가이불홍의士不可以不弘毅>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기 때문이다.<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 을 자신의 짐으로 삼나니<인이위기임仁以爲己任> 또한 무겁지 않으랴.<불역중호不亦重乎> 죽어야 끝나는 일이니<사이후이死而後已> 또한 길이 멀지 않으랴.<불역원호不亦遠乎>”

은 선비가 완성해야 할 덕목으로 그 노력하기를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는 말이다. 훗날 제갈공명이 유비의 아들 후주 유선에게 올린 후출사표에 이 문장을 사용해서 더욱 유명해진 말이기도 하다. 제갈공명은 여기서 국궁진췌麴窮盡膵 사이후이死而後已라고 썼다. 풀어쓰면 몸이 꺾어질망정 온힘을 다할 것이니 죽어서야 그만 두리라.” 라는 비장함이 묻어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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