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학칼럼
가와사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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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끼병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06.03 00:00
  • 호수 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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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고열로 소아과를 찾는 일이야 흔히 있는 일이지만 오랫동안 열이 지속되면서 입술이 빨갛게 변하고 눈이 충혈된다면 혹시 단순한 열감기가 아닐 수도 있다. 

오늘은 다소 생소한 이름을 가진 질환을 소개한다. 1967년 일본인 의사 가와사끼에 의해 처음 보고되어 병명도 첫 보고자의 이름으로 명명되었다.

가와사끼병은 급성 열성 혈관염으로 5세 이하의 소아에게 주로 발병한다. 전세계 어디서든 발병하지만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 흔히 나타나고 1960년 이후 일본에서는 15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집계에 의하면 일본 다음으로 높은 유병율을 보이고 있다.

가와사끼병은 첫 발견 이후 4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바이러스 감염이 체내 면역기전에 이상을 일으켜 혈관에 염증을 일으킨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아직도 연구가 진행중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5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을 우선 꼽는다. 눈의 결막이 양쪽 모두 충혈되고 구강내 염증이 심해 혀는 딸기모양이 되면서 목젖이 붓는다. 손가락과 발이 부어 손으로 잡으면 아파한다.

몸통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발진이 나타나는데 사타구니 부위가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목에 임파선이 부어 메추리알 만한 크기로 만져지면서 발병 1-3주 후에는 손과 발가락 끝이 허물이 벗겨지는 경과를 보인다. 이러한 증상들로 진단기준이 정해져 있어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의사는 자세한 문진과 진찰을 하게 된다. 

병의 자연경과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어서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쉽게 회복된다. 그러나 이 질환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병을 앓은 환자의 일부에서 심장에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심장조직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혈관인 관상동맥에 변화를 일으켜 혈관벽을 부풀게 하거나 혈관을 막아 심장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관상동맥의 변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병의 초기에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여야 하는데 이 치료 방법이 도입되면서 심장 합병증이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심초음파 검사를 하여 관상동맥 이상을 확인해야 하며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는 의사가 권유하는 기간동안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여 염증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와사끼병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일년 중 5-8월 사이에 가장 높은 발병율을 나타낸다고 보고하고 있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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