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등재 준비 지역, 고흥갯벌과 여수갯벌, 무안갯벌, 가로림만갯벌 등
2021년 7월 26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제25차 회의에서 서천갯벌과 고창갯벌, 신안갯벌, 순천⋅보성갯벌 등 한국의 갯벌 4개 지역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결정하면서 등재 결정문에 4가지 요구사항이 제시되었다. 이 4가지 중에서 유산 지역의 탁월한 보편적인 보편 가치(OUV)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추가로 한국의 갯벌 9개 지역을 2026년 7월에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에 세계자연유산 등재 후보로 제출하라는 요구사항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11월 7일, 전남 보성벌교에서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제17차 해양보호구역 대회’에서 (재)한국의갯벌세계자연유산등재추진단의 최진이 사무국장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1월 현재까지 정부(국가유산청)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를 준비되는 지역은 여자만의 고흥갯벌과 여수갯벌, 그리고 무안갯벌, 가로림만갯벌 등 4개 지역의 갯벌이라고 밝혔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려는 고흥갯벌과 여수갯벌
우선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려는 고흥갯벌과 여수갯벌은 순천만갯벌, 보성갯벌과 함께 여자만을 공동으로 공유하는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순천만갯벌과 보성갯벌은 이미 2021년 7월 26일에 ‘보성-순천갯벌’이라는 명칭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고흥갯벌과 여수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된다면 여자만의 모든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는 것이다.
지난 11월 7일, 전남 보성벌교에서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제17차 해양보호구역 대회’에서 여자만의 관할권을 분할하고 있는 보성군, 순천시, 여수시, 고흥군의 행정 책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여자만 해양보호구역 공동관리 협약식’을 가졌다. 여자만의 관할권을 분할하고 있는 4개 지자체가 공동 협력해서 단일생태권인 여자만 전체를 국제 수준에 맞게 잘 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겠다는 본보기를 보여 주고 있다. 고흥갯벌과 여수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되고 4개 지자체가 공동협약 내용을 잘 이행한다면,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 결정문에서 제시한 ‘탁월한 보편적인 보편 가치(OUV)와 관련된 진정성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유산 지역의 경계를 명확히 입증하라’는 요구사항을 잘 이행하는 것이 될 것이다.
한편 고흥갯벌(59.43㎢)은 해양수산부가 국내 습지보전법에 의해 2022년 12월 29일에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다. 당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근거에 대해 “고흥갯벌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흰발농게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 등 이동성 바닷새의 중요 서식지이며, 해홍나물, 갈대 등 다양한 염생식물이 분포하여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라고 밝혔다.
여수갯벌(38.81㎢)은 해양수산부가 국내 습지보전법에 의해 2024년 7월 30일에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다. 당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근거에 대해 “고흥갯벌은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 저어새, 노랑부리백로의 서식지로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새꼬막의 산지이자 흰발농게, 대추귀고둥 등을 포함한 법정보호종 5종 이상 서식하고 있으며, 드넓은 갯벌과 구불구불한 해안, 아름다운 노을로 생태적·심미적 경관이 뛰어난 지역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자만 바깥의 주변 지역에도 갯벌과 조하대(간조선으로부터 수심 6m까지의 해역)가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여수, 고흥, 보성, 순천에 포함되는 해역은 물론 주변 장흥, 남해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려는 무안갯벌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를 준비하는 무안갯벌(42㎢)은 무안군 현경면 및 해제면 일대의 갯벌로서 해양수산부가 국내 습지보전법에 의해 2001년 12월 28일에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당시 전국의 갯벌 중에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첫 번째 갯벌이었다. 그리고 이 지역은 2008년 1월에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다.
무안갯벌은 2021년 7월 26일에 한국의 갯벌 4개 지역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준비하던 당시에 포함되었던 지역이다. 하지만 당시에 무안군측이 소극적이어서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23년에 무안군이 무안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겠다는 정책을 수립했고, 무안군이 전남대학교 동물행동생태연구실에게 2023년 8월부터 2024년 5월까지 ‘함해만의 무안갯벌 조류 모니터링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본인도 이 조류 조사에 참여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조류 조사 결과를 확인해 보면, 총 74종에 개체수는 최대 15,957개체가 관찰되었다. 우점종은 혹부리오리(3196개체, 20%), 민물도요(2580개체, 16.2%), 뒷부리도요(1221개체, 7.7%)으로 확인되었다.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은 최대개체수 기준으로 노랑부리백로(67개체), 저어새(56개체), 흰꼬리수리(1개체), 청다리도요사촌(1개체) 등 4종이 관찰되었다.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은 최대개체수 기준으로 큰뒷부리도요(816개체), 검은머리물떼새(63개체), 노랑부리저어새(37개체), 큰기러기(28개체), 알락꼬리마도요(19개체), 큰고니(10개체), 검은머리갈매기(5개체), 흰목물떼새(4개체), 참매(3개체), 새호리기(2개체), 붉은어깨도요(2개체), 새매(1개체), 큰말똥가리(1개체), 매(1개체) 등 14종이 관찰되었다.
그리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한 국제 멸종위기종(Redlist)는 준위협(NT)종이 총 9종(청머리오리, 검은머리물떼새, 댕기물떼새, 붉은갯도요, 좀도요, 노랑발도요, 큰뒷부리도요, 흑꼬리도요, 마도요), 취약(VU)종이 3종(노랑부리백로, 흰죽지, 검은머리갈매기), 위기(EN)종이 5종 (저어새, 왕눈물떼새, 붉은어깨도요,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사촌)으로 확인되었다.
이같은 조사결과 볼 때, 함해만의 무안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된다.
한편 무안군은 이번 기회에 함해만의 무안갯벌뿐 아니라 탄도만의 무안갯벌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겠다고 밝혔다. 무안군의 담당자로부터 확인한 결과, “(재)한국의갯벌세계자연유산등재추진단이 추가 등재가 예상되는 전국의 갯벌을 대상으로 조류 조사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이 조사 지역에 탄도만의 갯벌이 포함되었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 대표자들과 함께 외국의 세계자연유산 지역을 다녀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안갯벌과 이어지는 주변 갯벌이 세계유산지역으로 추가되어야 할 지역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무안군 운남면과 청계면 사이의 무안갯벌, 무안군 해제면의 북서쪽에 위치한 무안갯벌과 주변의 영광갯벌, 신안 압해도갯벌로 이어지는 목포갯벌, 함해만의 무안갯벌로 이어지는 함평갯벌이 모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이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신안갯벌과 함께 등재 준비 중인 무안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어느 정도 통합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지역들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모두 등재된다면 통합적인 관리가 가능해지라고 판단한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려는 가로림만갯벌
또한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를 준비하는 가로림만갯벌은 사실 2016년 이전만 하더라도 가로림만 입구에 방조제 길이 2.02km와 조력발전소 건설 계획으로 인해 아주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산업자원부가 사업자에게 이곳에 조력발전 사업을 허가해 주었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1년에 걸쳐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활발히 반대운동을 전개하고, 조력발전으로 인해 가로림만갯벌의 퇴적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점박이물범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며 갯벌생태계 파괴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문제제기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가 2014년 2월 사업자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은 환경영향평가서 2차 보완서에 대해 2014년 10월에 갯벌침식과 퇴적변화의 예측 부족, 점박이물범의 서식지 훼손 대책 미흡 등을 이유로 반려하였다. 해양수산부가 사업자에게 승인했던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의 유효기간이 2014년 11월 만료됨에 따라 더 이상 연장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사업포기로 이어졌다.
이후 해양수산부가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2016년 7월 28일에 91.237㎢을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가, 2019년 12월 17일에는 0.803㎢을 추가해 92.04㎢로 확대 지정하였다. 당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근거에 대해 “가로림만은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있는 반폐쇄성 내만으로, 점박이 물범 등 보호대상 해양생물의 서식처이자 다양한 수산생물의 산란장이다. 이곳의 해양 생태계 상태는 매우 우수하며, 어업인들의 삶의 터전으로서도 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면서 “특히, 백령도에 이은 우리나라 제2의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이곳에는 매년 1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이 봄부터 여름까지 머물다 중국 발해만으로 돌아간다. 보호대상해양생물인 붉은발말똥게, 거머리말 등도 서식한다. 전어, 농어, 바지락, 낙지 등 수산물 생산성도 높은 편이다.”고 밝혔다.
가로림만은 서산시와 태안군 관할구역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 서산시가 서산시 관할구역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하기로 결정했는데 태안군은 아직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 태안군 행정과 지역의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로림만갯벌의 퇴적물과 생태계는 가로림만 외측 해역과 별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로림만 외측 해역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되어야 한다. 또한 태안군의 관할구역에 포함된 갯벌과 조하대는 가로림만 외에도 금소만과 안면도 해안에서도 확인된다. 따라서 이 지역도 세계자연유산으로 추가 등재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잘못 진행되는 ‘가로림만 갯벌식생 복원사업’
서산시 팔봉면 덕송리, 양길리, 대황리 일원의 갯벌에 ‘가로림만 갯벌식생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사업비 150억원(국비 105억원, 지방비 45억원)을 투입해서 갯벌(1㎢)에 염생식물 군락지를 조성하고, 탐방로와 포토존 등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해양수산부가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적극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2024년 10월 11일에 사업 현장을 확인해 보니, 해안가에는 갈대 군락이, 갯벌 안쪽에는 칠면초 군락이 잘 서식하고 있었다. 아직 식생 복원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도 이곳에는 이미 염생식물인 갈대와 칠면초가 자연스럽게 잘 서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곳에 인위적으로 염생식물 심어서 염습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큰길에서 북원사업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는 곳까지 이어지는 진입도로가 좁아서 도로를 확포장을 해야 하고 계획된 주차장을 만들려는 지역의 경사가 급해서 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이 지역에서 추진하려는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2021년 7월 26일, 한국의 갯벌 4개 지역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한국 정부(국가유산청)와 관할 지자체가 합의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등재 신청서에서 약속한 내용과 세계유산위원회의 등재 결정문의 내용을 올바로 이행하는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 만약 이를 올바로 이행하지 않고 세계자연유산 지역을 훼손하는 사업들을 강행한다면 국제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을 것이며, 세계자연유산에서 취소를 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 기사는 충남도미디어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