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도 안 되는 자가 높은 윗자리에 앉으면 크게는 나라가 망하든가 작게는 자신이 위태하든가이다. 그런 일이 없게 하는 길은 어려서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하늘은 처음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이에게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성품의 씨앗을 몸속에 넣어준다고 했다.
맹자孟子 이루장구離婁章句하下 8-12문장은 이렇게 기록한다. “맹자는 말한다.<맹자왈孟子曰> 훌륭한 자는<대인자大人者> 어릴 때의 선한 마음을 잃지 않는 자다.<부실기적자지심자야不失其赤子之心者也>”
이는 조선 시대 사대부가에서 자녀들을 가르칠 때 첫 덕목으로 꼽는 공부이기도 하다. 일찍이 공자님의 제자 중궁이 이런 공부를 했다. 대대례기大戴禮記 위장군문자衛將軍文子편에 따르면 ‘염옹 중궁은 가난했으나 어른에 대하여 공경함을 잃지 않았다<재빈여객在貧如客>’고 기록한다. 어른을 공경하는 공부는 어려서부터 습관과 훈련으로 몸에 스며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를 논어 학이편 1-6문장은 이렇게 기록한다. “공자님 말씀에<자왈子曰> 자녀는<혹 제자 된 자는><제자弟子> 집에 들어가서는 부모님께 효하며<입즉효入則孝>, 집을 나와서는 웃어른을 공경하며<출즉제出則弟>, 매사에 조심스러우며 믿음이 가도록 행하며<근이신謹而信>,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며 인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며<범애중이친인汎愛衆而親仁>, 이를 다 하고도 힘이 남는다면<행유여력行有餘力> 그때는 경전을 공부해야 한다,<즉이학문則以學文>”
사람의 성품은 어려서는 같으나 자라면서 다르다. ‘성상근性相近 습상원習相遠’이라 했다. 논어 양화편 17-2문장에 나오는 말인데 사람이 ‘처음 태어날 때는 타고난 성품은 서로 비슷하지만 후에 공부의 과정과 유무에 따라서 서로 달라진다’는 말이다. 어려서 성품을 바르게 하는 공부를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는 공부를 하고, 선한 마음으로 이웃을 돌아보아 나를 견책할 수 있다면 이렇게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맹자 진심장구 상편에 있는 말처럼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앙불괴어천仰不愧於天> 땅을 굽어보아 거리낌이 없는 사람<부부작어인俯不怍於人>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본래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내 말을 믿도록 하지도 않았는데 내 말을 믿어주며<언불필신言不必信>,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르라고도 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따른다’ 했다<행불필과行不必果>
이 모두는 어려서부터 공부에 의해서 이렇게 된다 했다. 공부라는 것은 그것이 어떠한 공부든지 간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공부 멈추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쉬지 말고 공부하라. 이것은 어린 시절을 사는 학인들에게 첫 계명이 되어야 한다.
공부라는 것은 쉼을 주어서는 아니된다. 왜냐하면 공부는 잠시라도 쉬었다가는 그 틈으로 공부하기 싫은 마음이 싹을 트기 때문이다. 일찍이 맹자는 어려서 노나라에 가서 공부한 일이 있었는데 공자님의 손자 자사의 문하 제자에게서 공부했는데 시경과 서경을 공부했다는데 쉼이 없이 공부하여 명성을 얻었나니 기록하기를 “맹자는 두려워하여<맹자구孟子懼> 아침저녁으로 공부를 부지런히 하기를 쉬지 않으니<단석근학불식旦夕勤學不息> 자사를 스승으로 삼고 공부하여<사자사師子思> 마침내 선비로 명성을 이루었다.<수성명유遂成名儒>” 이 문장으로 미루어 보아 맹자의 공부라는 것은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다. 그냥 쉬지 않고 공부만 했다는 것이다. 아주 단순하기가 간단명료한 공부법이라 할 수 있다. 조기趙岐는 맹자주孟子注에서 그가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는가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육경의 가르침을 이어받음에<육경지교자六經之敎者> 맹자보다 숭상받는 자는 없다.<막상호莫尙乎>
공부라는 것은 할 수만 있으면 어린 시절에 미리 다 해두는 것이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먼 시대 사람 공자님도 어려서 공부했고 맹자도 어려서 공부했고 좀 더 가까운 시대 조선 시대 사람 퇴계 이황, 혹은 율곡이이, 이런 분들은 그야말로 10대 때 오로지 공부 하나만으로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모범을 보이신 분들이다. 후학은 충분히 본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