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학칼럼
아이들의 코피
김성기 의학칼럼
아이들의 코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06.25 00:00
  • 호수 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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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아이가 코피를 흘려 당황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조금 흐르다 멈춘다면 신경 쓸 일이 아니지만 지혈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코피가 나거나 출혈양이 제법 많은 것 같으면 부모들은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코피가 계속 흘러 얼굴과 옷이 피로 범벅이 되고 나면 아이나 부모 모두 당황해 어찌해야 할 지 몰라 응급실로 달려가게 된다.

 아이들의 코피는 대개 쉽게 멎는다. 간단한 응급처치만 알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면 한밤에 병원 신세를 지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를 많이 흘려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선 아이를 의자에 바로 앉히고 상체나 고개를 조금 앞으로 숙이게 한 뒤 엄지와 검지로 아이의 양 콧날개를 잡아 지긋이 눌러 주는 것이다.
집에 탈지면이 있다면 연고나 바셀린을 듬뿍 발라 콧구멍에 깊이 밀어 넣은 후 눌러 주면 효과적이다.

얼음에 적신 차가운 수건을 콧등에 올려 주는 것도 지혈에 도움이 된다. 고개를 뒤로 제치거나 바닥에 바로 눕게 하는 자세는 좋지 않다.
목뒤로 넘어가는 피는 바로 뱉도록 하고 삼키지 않는 것이 좋다. 5-10분 정도 압박을 해주면 쉽게 지혈이 된다.  

 코피는 대개 특별한 질병이 없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코를 자주 후비거나 심하게 코를 풀어 생기는 콧속 안의 국소적 외상이다.

비중격(양 콧구멍 사이의 벽)의 앞쪽에는 혈관이 많이 분포해 있어 손가락으로 자주 코를 후비게 되면 쉽게 다쳐 출혈이 일어난다.

한 번 코피가 나면 그 부분에서 다시 출혈이 생기게 된다.
또한 비염이나 축농증, 코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 염증성으로 비점막이 충혈되어 코피가 자주 나게 되고 건조한 기후에서 흔히 발생한다.

콧속 안의 종양이나 구조적 기형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혈액응고질환이나 고혈압과 같은 전신질환이 코피의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코피가 자주 나는 어린이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우선 절대로 코를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감기가 들었을 때 코를 세게 풀지 않도록 한다.

앞으로 상체를 숙인 자세로 오랫동안 놀이를 하지 않도록 하고 때때로 가벼운 체조를 해서 코의 울혈이 지속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피가 자주 나고, 또 잘 멎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 원인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단순한 점막의 손상인 때는 소작술(약품으로 콧속을 지져주는 치료)을 받는 것이 좋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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