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국제 관광민속제’를 다녀와서
‘강릉국제 관광민속제’를 다녀와서
  • 뉴스서천 기자
  • 승인 2004.07.02 00:00
  • 호수 2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늘이 내려앉은 듯한 강원도 영동고속도로. 시원하게 뚫린 도로와 넓게 펼쳐진 감자밭의 소박한 감자꽃이 보이고 온통 푸른 산이다. 서해 끝에서 동해 끝으로의 서천문화가족답사원 43명의 발이 닿은 곳 강릉!

강릉에는 고착화된 형체는 없지만 가장 인간적인 무형의 자산이 천년을 흘려 내려오는 1967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강릉단오제’가 있다. 강릉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길목 대관령은 오랜 세월을 두고 영동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이 되어왔다.

가장 높고 신성한 그 곳에는 국사성황신이 모셔져 주민들의 삶을 관장하고 보호해 준다.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축제 ‘강릉단오제’는 바로 그 신앙심을 토대로 형성된 전통축제이다.

강릉단오제는 대관령신앙과 세시놀이, 난장이 어우러진 축제이다. 이번 축제에는 강릉단오제가 문화재청의 유네스코 등록 역점사업인 세계민속제와 동시에 열렸다.

강릉단오제는 단 며칠에 걸쳐 이루어지는 축제가 아니라 긴 시간을 요하며 쉽게 볼 수 없는 유네스코선정 세계무형유산 공연이 펼쳐지는 관계로 어디에 초점을 두고 관람해야 할지 망설여지기도 하였다.

우선 전부 체험 할 수 없는 단오제의 면면을 살펴 볼 요량으로 단오관과 단오체험관을 둘려보았다.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유로운 공간과 충분한 체험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자원봉사들이다. 단순히 서 있는 봉사들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문화해설사에 버금가는 설명과 친절한 안내이다.

서천문화원 문화가족들이 방문한 24일(목요일) 축제장에서는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미국, 피지, 필리핀, 케냐의 민속공연이 있어 바삐 움직였다. 짧은 시간에 만난 세계민속공연이지만 나름대로 독특함이 있었다.

몽골인들의 단아한 악기연주, 인도네시아의 이야기가 있는 무용, 저비용주택에 대한 정부정책를 기뻐하는 피지인들은 주로 손과 머리를 사용하는 경쾌한 춤을 선보였다. 전쟁- 죽음- 화해를 이야기하는 필리핀인들은 남자는 한 발을 뛰는 동작을, 여자들은 묘기를 부리는 춤을 추었다.
미국은 정열적이며 손뼉 치는 동작이 많으며 엉덩이 움직임이 두드려졌다. 알몸이 드러나게 입은 옷이며 동작이 커서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미국민속춤에서는 진취적인 기상을 엿볼 수 있었다.

늦은 시간에 관람한 케냐의 공연은 화려하고 굉장히 빠른 음악에 현대적인 무용기술이 가미되어 보이는 이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켓츠의 공연은 강릉에서 얻은 문화소득이었다.

국제관광민속제장에서 하루일정으로 만족할 만큼 민속공연을 즐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우리의 천년 전통 민속제인 ‘강릉단오제’를 전시관 밖에서 체험 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하지만 국보 51호 객사문을 본뜬 축제장 출입문과 목재 구름다리(민속길) 솟대, 장승, 돌탑시설물을 보는 멋과 난장의 생동감, 강릉의 서민적인 생활모습을 간접경험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경포호수 근처에서 하룻밤을 머문 일행은 25일, 경포대, 선교장, 오죽헌과 시립박물관을 답사하였다.

이곳을 답사할 때 민속축제장 입장권 소지자 한하여 개인소유를 제외한 관광지는 무료입장이라는 사실과 문화유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문화해설사들의 친절하고도 유능한 안내는 우리 서천지역에서도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일들이라 생각했다.

경건한 신앙심, 먹고 마시고 춤추는 질펀한 놀이, 실속있는 경제행위가 어우러진 살아숨쉬는 축제, 강릉단오제가 내년 유네스코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등록에 세계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반면 민속제에 가려 천년단오제가 한층 왜소해 보인 점은 옥의 티였다.

관광의 개념이 자연관광에서 문화체험으로 바뀌듯이, 전통문화는 시민 스스로 전승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 답사였다. 바로 참여와 체험이다. 우리의 강릉단오제가 내년 5~6월쯤 세계문화유산등록여부가 결정될 때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답사소감을 말하는 참가자들은 깔끔한 문화해설사들의 안내가 인상적인 듯 서천에도 문화해설사들의 활동이 활발한지 묻곤 하였다. 또 어떤 분은 한산모시문화제를 기획하시는 분들이 함께 했더라면 참고할 사항이 많았겠다며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전체적으로 이런 문화체험의 기회가 다양하고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구 선 희 / 서천읍 군사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