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100분 토론’을 보고
6월 17일‘100분 토론’을 보고
  • 뉴스서천 기자
  • 승인 2004.07.02 00:00
  • 호수 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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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논란이 많다.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고 지난 해 국회에서 특별법까지 통과된 상태에서 불거진 행정수도 이전 논란은 국민적 합의의 과정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세력의 당리당략과 수도권 이기주의가 결합되어 부정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그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의 장을 문화방송에서 마련한 것이 6월 17일에 방영한 ‘손석희의 100분 토론’이었다. 이 토론은 결과적으로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어떤 정치적 이해에 의해서 조장된 것인지 여과 없이 드러난 토론이 되었지만, 토론 과정을 보고 뼈저리게 느낀 점이 있다.

먼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가부와 타당성을 떠나 우리에게 과연 ‘사회적 의제(Agenda)’를 설정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토론회를 봤으면 알겠지만, 반대편으로 나온 토론자들의 비합리적, 감정적 주장은 이춘희 신행정수도 건설추진단 부단장의 데이터와 자료를 바탕으로 한 논리와 이성적 반박에 의해 각개격파 당했다.

토론이란 게 결국은 논리와 합리성을 갖춘 주장이 이기게 마련이고 이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반대편 토론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이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이라는 ‘사실’ 자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본질적으로 이들은 토론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반증이고 더 슬픈 것은 이처럼 함량미달의 지식인, 혹은 정치인들이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설정한 의제는 사회와 국민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부 정치집단이나 계층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설정되고 그 집단과 계층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결과로 몰아간다. 그 과정에 이른바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메이저 신문들이 여론몰이의 중심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나는 100분 내내 일부 지배계층의 이해에만 충실한 정치인, 지식인, 언론인의 추하고 냄새나는 ‘1인3각 쇼’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신행정수도 이전’의 핵심 목표가 무엇인가? ‘국토균형 발전’이다. 남한 국토의 11.8 %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 인구의 반수 가까이가 살고 있고 특히 전 국토의 0.63%에 불과한 서울에는 산업·행정·교육·문화에 관련된 사회적 기간시설의 70% 이상이 집중되어 있다.

전 세계의 어느 수도도 이토록 기형적인 집중을 보여준 예가 없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과 지역적 불균형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60년대 후반부터 온갖 정책과 관계법률을 통해 노력했으나 수도권 인구유입과 집중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최후의 방법이 바로 ‘신행정수도 이전’ 아닌가. 이 문제를 단순한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가고 그런 이해관계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한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거대한 실패’를 맛볼 뿐이다. 건강한 시민사회와 단체에서 더욱더 적극적이고 객관적으로 접근해서 사회적 의제에 대한 주도권을 쥐어야 될 때이다.

<서천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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