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인가, 핵폐기장 반대인가?
어청도인가, 핵폐기장 반대인가?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4.07.23 00:00
  • 호수 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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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금란 기자
현재 서천군 관내에 군산시 비응도와 어청도 주민들의 핵폐기장 유치 청원을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즐비하다.

핵폐기장 유치를 온 군민이 나서서 반대하는 것은 너무도 마땅하다. 핵폐기장은 우리지역 인근은 물론 전국어디에 들어선다는 것은 아무리 안전하다해도 넓은 틀에서 환경을 고려할 때 찬성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플래카드의 내용이다. “군산시에 핵폐기장이 들어서는 날, 서천군민 모두 저 세상가는 날”이란 내용의 것이 서천군의회 이름으로 고속도로 서천 나들목 입구에 걸려있다. 또 “군산시 너희는 살고 우리는 죽으란 말이냐”라는 식의 글귀도 보인다.

군산에 핵폐기장이 들어서면 군산이 먼저 죽고 서천도 죽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내용들은 핵을 반대하는 것인지 군산시를 반대하는 것인지 도대체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군산시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서천환경운동연합 여길욱 사무국장도 문구와 방법이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군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일련의 게시물들은 군이 정한 불법 게시물 이다. 이에 대해 군 구태영 담당은 “6·25 때 탱크가 교통법규 위반했다한들 어쩌겠느냐”며 본인은 가로횡단 불법게시물을 본적이 없다며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또 어느 단체가 걸었는지, 군이 개입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플래카드의 출처와 요지에서 군이 개입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또 모 단체에서는 군이 군산시의 핵폐기장을 유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참에 어청도를 찾기 위한 여론몰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추측도 하고 있다.

실제로 나소열 군수는 “군산과 꾸준한 협의를 통해 수계조정 노력”하겠다고 공약했으며 군내에 걸린 플래카드 중에는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수계 조정하여 어청도를 되찾자”는 내용도 눈에 띈다. 서천의 어업환경을 고려하면 수계조정은 절실한 현안이다.

어청도는 일제강점기인 1914년, 그들의 논리로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연도 등과 함께 전북에 편입됐다. 이로 인해 서천군은 해안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다가 좁아지고 말았고 서천해안의 어민 피해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81년 원수동 어촌계는 충남도나 전북도 한쪽 허가만으로 두 개 도의 수역에서 조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건의한 일이 있었다. 이를 시작으로 공동조업수역 설정, 수계조정 등에 대한 양도 간의 분쟁의 여지는 오늘날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천군 어민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면 정정당당하게 어청도를 찾을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군민들을 볼모로 군산시와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지양돼야 마땅하다. 군 해양수산과는 공동수역에 종묘방류로 공동수계 의미를 부여, 공동조업구역 지정 노력, 금어기 조정 등의 수계조정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이 모든 것에 대해 ‘공동’ ‘협의’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나 군수도 “군산시와 보다 내실 있는 행정업무 협의회 구성”한다는 공약도 했다. 

이제라도 서천군은 콩팥을 가려, 핵폐기장 반대와 수계조정 문제를 억지로 연계시켜 지방분권시대에 절대적인 공조가 필요한 군산시와의 지역감정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또 이미 시민단체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핵폐기장 유치 반대운동도 한 발 물러나 꼭 필요할 때 힘을 발휘하는 게 현명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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