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약 칼럼
우리아이가 말을 더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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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가 말을 더듬어요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09.03 00:00
  • 호수 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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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말을 더듬는 경우 대개는 성장하면서 저절로 없어지지만 일부는 어른이 되어서도 말을 더듬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말더듬이란 말을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발음이 순조롭게 흘러나오지 못하고 한 음절 또는 단어 전체를 반복하거나 어떤 음절을 길게 발음하거나 말을 잠깐씩 멈추어 의사소통에 장애가 오는 증상이다.

아이가 문장을 만들어 말하기 시작하는 2~4세 사이에는 다수의 아이들에서 약간의 정상적인 말더듬이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는 언어 발달 과정으로서 아이의 사고 과정이 그것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보다 빠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나타나는 정상적인 말더듬이 증상은 대개 2~3개월 내에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 그런데 이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없어졌던 증상이 다시 나타나거나 오히려 점점 심해지면서 말더듬는 형태에 어떤 일정한 패턴을 보이게 된다면 문제가 된다.

말더듬는 중에 얼굴을 찡그리고 무릎을 부딪치고 발을 구르는 등 틱과 같은 동반되는 행동을 보인다든지 아이가 자신의 증상을 너무 의식하여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자체를 두려워하는 현상을 나타낼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말을 더듬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어떠한 점을 주의해야 할까.
대화하는 동안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계속 격려하며 지지해 주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의 말을 교정해주거나 가로막거나 끝맺어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에게 문장이나 구절을 반복시킨다든지 어떤 특정단어나 음절을 연습시키지 않도록 하도록 하고 아이가 원한다면 문제가 되는 단어나 음절을 피하고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말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말을 천천히 하라고 시키지 말고 도움이 된다면 말을 잠깐 멈추고 숨을 깊게 들이쉰 다음 숨을 내쉬면서 말해 보도록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말하는 데에 장애가 있다고 해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편하게 대화를 주고받도록 하고 오히려 말더듬는 것 자체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말더듬이 증상의 예후는 아주 좋아서 약 80%의 아이들이 사춘기까지는 이 증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소수에서는 어른까지 증상이 지속되기도 하므로 심한 경우에는 언어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지금까지 말을 제대로 하던 아이가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하는 것은 어떤 심리적인 원인으로 오는 수가 많으므로 이때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갈등이나 스트레스의 요인이 될 만한 일을 찾아내어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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