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대 장
초 대 장
  • 뉴스서천 기자
  • 승인 2004.09.10 00:00
  • 호수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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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경 진
서천문화원 사무국장
문화원에는 하루에도 몇 통씩 문화원장 앞으로 초대, 혹은 초청장이 날라 온다.

졸업식 같은 군내 행사에서부터 시·군, 도 단위의 문화학술 행사까지 다종다양한 초대장이 오는데, 되도록 초대장이 온 행사에는 참석하려고 노력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선별하여 참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중에는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도 있는 법이다. 그런 행사에 초대장이 오지 않는다면 참으로 당혹스럽다. 그런 일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간혹 생긴다.

지난 9월 6일에 있었던 ‘서천 신시장 개장 기념행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행사장에는 신시장에 대한 군민의 기대를 짐작케 할 수 있는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군수, 군의회 의장 등 행정 의회 수장들을 비롯하여 각 기관 단체 대표자들이 참석하여 신시장의 발전을 기원한 것은 물론이다.

서천의 경제가 신시장이라는 잉걸불을 밑천 삼아 활활 타오르길 바라는 심정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들이 갈 때 흔히 성냥을 선물로 주는 것은 그런 염원을 표현한 게 아니겠는가. 이렇듯 의미 있는 행사에 문화원장이 참가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초대장이 오지 않았다.

물론 다중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초대장과 상관없이 참석할 수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초대장을 만들지 않았다면 모를까 문화원장에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은 건 이해하기 힘들다. 그냥 행정적 실수일 수도 있겠지만 실수라고 하기엔 왠지 찜찜하다.

비슷한 느낌을 지난 4월에 있었던 ‘임벽당 의성김씨 시비제막식’에서도 경험했기 때문이다. 기계유씨, 의성김씨 종친회와 서천군향토문화연구회의 주관으로 한 행사지만 서천문화와 직접적인 연관을 지닌 행사인데 문화원에 초대장이나 전화 한 통 없었다.

별 수 없이 필자가 개인적으로 찾아갔었는데 서천군수는 물론 부여군수와 부여문화원장까지 와 있었다. 그때의 당혹감을 이번 행사에도 느낀 것이다. 문화원장이 예전처럼 더 이상 지역의 어른대접을 받지 못하는 시대이고 대접받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바람직한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문화원이 단순히 향토사료를 발굴하고 책이나 한 권씩 내던 때는 이미 갔다. 문화원은 문화예술인력이 교통하고 프로그램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터미널 역할을 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문화정책의 산실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더 자그마한 지역현안마저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지역문화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대해서 고민하는 일은 생각이 좀 다르다고 해서 갈라 세울 일이 아니다. 이번 일이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실수이길 바라며 관계자 여러분들께 간곡히 부탁한다. 제발 초대장 좀 빠트리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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