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같이 나열된 숫자들이 서천의 살림살이가 어디에 얼마만큼 쓰이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분야에 많은 예산을 쓰고 있는 것이 보편적 추세이고 서천군 역시 그렇다.
이렇게 편성된 예산으로 도시가스, 하수도 배수관 정비 등의 공사를 하기도 한다. 왜 공사를 하냐고 물으면 당연히 주민들 편히 살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할 게 뻔하다. 요즘 서천거리는 공사판 천지다.
축협 앞만 하더라도 하수도 배관을 묻는 공사를 하고 있으니 조금 있으면 다시 가스공사를 하게 된다. 다시 부수고 다지고 또 필요하면 굴착기를 동원해서 파내고 하는 반복적인 공사들 속에서 보행자들은 불편하기만 하다. 시공업자들은 “다 너희들을 위해 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듯 보행자 불편에 대해 아무런 미안한 기색이 없다.
얼마 전 서울 명동에서 공사를 한 경험자로부터 보행자들에게 한 치의 불편도 용납되지 않아 야간 공수작전으로 자재를 날랐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동이 틈과 동시에 거리는 전날처럼 깨끗하게 복구해놔야 했다는 것이다.
그 정도까지는 못해도 미안한 시늉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통행이 적은 야간에 할 수도 있는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출 ·퇴근 시간에 버젓이 한쪽 차선을 막고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구를 위한 공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서천의 시공업자들은 참 복도 많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꼭 필요해서 점유 허가를 내주더라도 군 당국은 보행자 불편해소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유도해야할 의무가 있다.
서천읍 한복판인 사거리에서 군청까지 탄성력 있는 우레탄 보행로가 깔리는 등 점진적으로 보행자를 위한 길이 뚜렷이 구별되어 지며 호전되고 있다. 이것 역시 보행자 안전을 담보로 한 주민복지 차원의 사업이다.
그러나 보도정비 사업 목적을 무시하는 일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보행로에 차들이 버젓이 주차돼 있어 어린 초등학생들이 위험한 도로를 걷고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특히나 군청 통 학원 앞에서 그 학원차로 보이는 차량이 보행로를 막고 있는 것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역시나 그 주변에서 학원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이 도로를 넘나들고 있는 모습에서 아찔함을 느낀다.
이와 같은 모습은 오전 등교시간에 학교 앞 횡단보도를 못 믿어 어머니나 선생님들이 깃발을 들고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수고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서천읍내의 길들은 자동차 전용도로나 마찬가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는 주차단속 요원도 도로에 세워 논 차에는 주차위반 과태료를 물려도 보행자를 위한 보도위에 주차한 차에 대해서는 단속 대상이 아니라며 차라리 보도에 세울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어느 점포 앞에는 아예 보행로에 철재 기둥까지 세우고 자기 영역인양 물건을 진열해 놓고 있기도 한다. 또 노점을 펼치기도 한다. 경찰이나 담당공무원이나 주차단속 요원들도 그 순간 주어진 업무가 아니면 무관심 하다. 자동차와 사람이 부딪히면 당연히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한다. 때문에 분명 도로의 보호받아야할 약자는 보행자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약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사회보장제도도 약자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지켜진다. 어린이, 장애인, 노인들이 서천거리의 약자 중에 약자이다. 물질문화만큼 정신문화도 성숙해져 서천도로에서는 약자가 철저히 보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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