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존중과 배려의 병영일기
상호 존중과 배려의 병영일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5.08.26 00:00
  • 호수 2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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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충식 병장 / 육군 제8361부대 1대대

2003. 12. ○일

드디어 나도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남아로서 국방의 문을 두드려 본다. 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아무 말없이 나를 배웅해주시던 어머님과 몸 건강히 다녀오라는 친구들에게 그런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기에 애써 태연한 척 훈련소로 뛰어 들어갔다. 신병교육대 건물까지 가는 길이 왜 그리 멀던지 유행가의 이런 가사가 생각났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2004. 5. ○일

신병교육대를 수료한 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나간다. 부대의 선임병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중 군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떨쳐 버릴 수 있는 내용이 있어 적어본다.


지난해 연말 나는 아직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고 있을 즈음 백룡부대 사단장님께서 육군 제 8361부대 1대대의 ○○소초를 순시하신 이후 본격적으로 우리 백룡부대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그 이름하여 ‘상호 존중과 배려의 선진 병영문화’이다. 이 슬로건은 군입대 전 친한 학교선배들과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한꺼번에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다.


간략히 소개하면 첫째는 ‘병 상호간 존중하는 언어사용’이다. 이는 군에 복무하는 병사들 간에도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야한다는 취지이며,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해주며 악의 없이 습관적으로 하더라도 듣는 사람에게는 그 말 한마디가 마음의 상처를 주고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기 때문에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말을 통해 행동의 변화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감 어린 인사말 나누기’이다. 이는 군입대전 나의 부모님에게서 들어 온 이야기로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막상 군에서 나보다 계급이 높은 상급자나 선임병에게 먼저 인사말을 건네려니 한없이 어렵게 느껴졌으나 상급부대로부터 장려되는 사항이다 보니 쉽게 표현될 수 있어 좋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이런 말은 언제 누구로부터 들어도 기분이 좋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올바른 군대예절 생활화’이다.

이것은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군부대이므로 부여된 임무완수를 위해 군의 계급과 위계질서는 지켜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강조된 것이기에 충분히 공감이 되는 말이다. 이제는 위와 같은 병영의 새로운 바람에 나 자신을 맡기고 무언가를 나의 인생에서 배울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군생활을 하리라 드넓은 서해안 푸른 바다를 보며 다짐해본다.

 

2004. 12. ○일

지난 1년 동안 우리 부대 전 장병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것을 생활화해왔으며 궁극적으로 이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실천해 왔다. 그리하여 우리 대대는 우리 스스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진군대, 선진 병영문화를 조성하는데 한 발자국 다가설 수 있었으며, 나 자신도 여기에 기여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2005. 8. ○일

금년 들어 군부대에서도 자주 이야기되는 문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변화와 혁신!”, 이러한 변화와 혁신 분위기의 최첨단에 있는 것이 우리 백룡부대의 ‘상호 존중과 배려하는 병영문화’가 아닌가 싶다.


새롭게 시작하는 후임병에게 내가 그랬듯이 막연히 불안하기만 했던 군대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은 물론,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이 보내준 편지에서도 지금 우리 부대의 신병영문화가 밖에서 얼마나 놀랍고 커다란 변화로 느껴지는가에 대해서 실감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이러한 신병영문화의 중심에 내가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한없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벌써 내가 군복을 입고 이곳 서천에서 군복무를 시작한지도 햇수로 3년이 된다.

서해안의 푸른 바다와 자연환경이 조화로운 서천, 풍요로운 서천을 위한 행정기관에서 노력과 우리 백룡부대가 부대원 서로간의 상호 존중과 배려 속에 최상의 전투력을 추구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서해안을 바라보며 ‘상호 존중과 배려’속에 앞으로 나의 후배나 동생, 먼 훗날 나의 자식들까지 즐겁게 군대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해지며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말버릇에 긍정어가 많은 사람은 사고방식도 긍정적이고, 그 사람의 인생도 긍정적으로 발전한다’고 어느 책에서 본 문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면서 오늘도 힘차게 주위 동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은 정말 상쾌한

    가을 날씨입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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