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 - 감꽃목걸이
독자시 - 감꽃목걸이
  • 뉴스서천
  • 승인 2002.06.06 00:00
  • 호수 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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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귀자/ 기산면 황사리
혜숙이네 뒤뜰에 쪽두리 감나무
봄이면 감꽃이 무수히 피어서
길 위에 노란 감꽃이
우박 내린 눈길처럼
아름다웠어

이른아침 노목이 된
쪽두리 감나무 아래
단발머리 소녀가 노란 감꽃을
치마폭에 한아름 안고
아직도 많이 남은 감꽃 길 위에서
물동이 이고 오는 엄마가
감꽃을 밟을까봐
안절부절

혜숙이네 집보다 열배는
더 커보이는 쪽두리 감나무
소녀는 길가에 피어 있는
풀꽃 줄기를 뽑아 감꽃을 끼우고
엄마 목걸이 반지
소녀 목걸이 팔찌
세상 걱정없던 예닐곱살
감꽃 줍던 소녀
감꽃이 피어서 질 때까지
아침마다 누군가 감꽃을 밟을까
걱정했던 소녀

사십년이 지난
쪽두리 감나무 꽃길에
소녀는 보이지 않고
방울이만 혼자서
꽃길을 지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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