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제련소로 울고 웃던 장암리 대보름 잔치
방인규 씨 마을회관 신축금 5천만원 쾌척
방인규 씨 마을회관 신축금 5천만원 쾌척
그래서 이 마을 어르신들은 여름이면 빈약한 정자나무 그늘을 의지한 평상에 모여 담소를 나누지만 겨울이면 마땅히 모일 곳이 없었다.
이 일을 안타깝게 여긴 몇 젊은이- 젊다고 해야 50세 전후-들이 마을회관을 걸립하기로 결심하고 지난해 ‘마을회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추진위원장은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 장항제련소에 들어가, 지금은 엘에스 산전 노조위원장이 된 설광섭 씨가 맡았다.
설 위원장은 “동네 주민들이래야 자식들한테 그저 용돈 조금씩 받아쓰는 어르신들이라 기금 마련하는 게 그리 쉽지 않다”고 했다. “왕년에 우리 마을을 생각하면 너무도 속상하고 자존심 상한다”며 꼭 어찌해보겠노라고 기자에게 연전에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랬다.
어려운 시절 이 마을에 살다가 객지로 나가 화물차 조수부터 안 해본 일이 없다는 방인규(47세)씨가 이 소식을 듣고 지난해 2천만원을 보태더니 이번 대보름날에 다시 3천만원을 마을회관 신축기금으로 내놨다.
이에 화답하기 위해 청년회(회장 이광복, 44세·남)가 ‘장암리 주민화합 한마당 잔치’를 벌인 것이다. 뒤질세라 어르신들이 돼지 한 마리를 내서 오랜만에 이 마을에 풍장이 울려 퍼졌다. 이광복 회장은 “왕년의 장암리 명성을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 방인규 씨 | ||
“큰 회사는 아니지만 오늘 여기까지 왔으니 기업이 돈을 벌었으면 사회에 환원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방인규 사장은 “환원을 하더라도 우선은 내 고향에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부인 안경춘(47세)씨도 이일에 적극 동의하고 이날 함께 참석해 마을 아낙들과 음식을 나눴다.
방인규 사장은 얼마전 종천면 당정리에 ‘하이덱스 휴양관’을 건립하고 직원들 교육이나 수련회를 이곳에서 실시한다. “그래야 내 고향에 한 푼이라도 보탬이 될 거 같아서”라는 게 방 사장의 뜻이다.
방인규 사장은 3억원을 출자해 ‘하이덱스 복지재단’을 설립하고 또 매년 3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라면서 서천사회 어려운 사람들이 자활의 길을 찾는 데 보탬이 되길 바라고 있다.
올 대보름날 장암리에서 울려 퍼진 풍장소리처럼, 또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처럼, 장암리 주민들의 꿈이 꽉 차게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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