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우리 애는 잘못이 없나?”
“정녕 우리 애는 잘못이 없나?”
  • 차은정 기자
  • 승인 2006.04.07 00:00
  • 호수 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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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천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사건은 작은 동네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해 여러 얘기들이 오갔다.

단순한 훈계였다는 얘기부터 폭력조직이 가담한 의도적인 폭행이었다는 얘기까지. 그 중에는 진실도 있고 누군가에게 와전된 얘기도 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 사실은 있다. 때린 사람과 맞은 사람이 있다는 것.

사건 정황이야 밝히면 되지만 기자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나치게 ‘우리 애’를 챙기는 가해 학생측으로 분류됐던 아버지였다.

밤늦게 길을 지나던 기자를 불러 다짜고짜 신문을 들이대며 기사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 학부모의 ‘우리 애’를 아끼는 마음은 높게 산다고 해도 이미 가해자와 피해자가 확실히 밝혀진 시점에서 ‘정녕 우리 애는 잘못이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여야 했을까.

‘피해-가해 학교폭력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가해학생과 함께 부모도 상담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우리 애는 잘못이 없다’는 부모의 잘못된 인식이 계속된 폭력을 불러온다는 것.

교육부, 여성부, 청소년위원회 등은 학교폭력 발생 시 가해학생부모에게 출석을 요구할 수 있는 ‘학부모소환권’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또 학교폭력소송이 많아지면서 가해학생 부모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법원의 판례도 늘어나고 있다. 학부모들의 책임감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그 학부모는 현재 학교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안다. 누구보다 더 모범을 보여 행동해야 할 지위에 있기 때문에 더 마음을 졸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해학생이 다시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해주고 부모가 올바르게 지도해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피해학생에게도 마음의 상처가 아물어갈 수 있도록 교육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폭력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폭력을 저지른 사람에게 있다. 그리고 그 폭력을 방치한 사람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책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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