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을 슬프게 하는 비정규직들
비정규직을 슬프게 하는 비정규직들
  • 공금란 기자
  • 승인 2006.07.20 00:00
  • 호수 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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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노동계와 정부의 비정규직(기간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노동계의 말은, 정부와 기업의 기간제 악용이 노동시장의 ‘비정규직화’를 조장한다는 말이다.
정부와 기업은 언제 어느 때든지 ‘기간제’로 노동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노동계는 출산, 육아, 질병, 계절사업  등 특정 사유가 있을  때만 ‘기간제’를 허용하자는 것.

또 기간제 기간 종료 후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는 노동계의 요구와 여전히 기간제, 또 대기업 하청 파견제 등에 대한 것도 논란이 돼 ‘비정규직 법안’을 놓고 국회에서는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비정규직, 언제든 자리를 빼앗길 수 있고 노동자가 가지는  최소한의 권한도 허용되지 않는 자본주의 사회의 약자이다. 이 사회의 비정규직은 뼈 빠지게 일해도 소득이 작은 고달픈 삶을 살고 있다.

어느 조직의 비정규직 중에는 낙하산 인사도 포함된다. 대부분  웃전의 ‘후광-Back Ground’의 힘이 작용했다.
때문에 조직에서 공채로 당당히 들어온 사람들에 비해 낙하산 인사는 주눅 들게 마련이다.
서천군청에도 별정직, 기능직 등에 비정규직  ‘낙하산’인사가 많았고 지금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주눅 들지 않는다. 뼈  빠지게 일하지도 않는다.

비정규직이래도 가족수당이니  뭐니 챙길 건 다 챙기니 고달프지도 가난하지도 않다. 도리어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서천군청의 낙하산들은 얼마나 질긴지 박 모씨는 ‘공무원 윤리’에 어긋나는 일을 해도 누구하나 나무라지 못했다. 도리어 웃전의 심기를 어지럽힐까 쉬쉬하는 쪽이었다.
얼마전 농업기술센터 무슨 교육에 참여 한  일이 있다.

교육장엔 식수가 준비돼 있지  않아, 아무개 과장의 배려로 비정규직 여직원에게 냉수를 부탁했다. 차를 권했지만 목마른 마당이라 굳이 냉수를 청했는데 그 여직원은 미처 듣지 못했는지 아주 뜨거워 보이는 차를 두  사람 앞에 내려 놨다. “냉수 부탁했는데”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기자  앞의 차를 도로 집어가며 “진작 말하지…”라는 짜증 섞인 말을 남기고 갔다.  상사가 딴에는 손님을 대접한다고 인심 쓰는 마당에서이다.

그 과장을 생각해 꾹 참고  냉수 한잔 얻어 마시기는 했지만, 이처럼 인심 사납고 무례한 냉수를 마셔보기는 처음이다.
특정기능(사회에선 흔해 빠져 보수도 적은 기능이지만)을 보유해  군청에 특채된 박모 여직원도 마찬가지다. 윗사람의 지시에 ‘내가 하고 싶을 때 한다’는  말을 남기고 휭 하니 나가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이 밖에도 서천군청에는 질기고 두꺼운 낙하산들이 많다. 이들은  서천군 공무원 정원을 터무니 없이 늘려 놓아 상급기관으로부터 질책을 받게 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들은 어려울 때 면사무소 급사로 시작해 근면성실하게  몇 십 년 일해 겨우 기능직 정규 발령을 받은 몇몇 공무원들을 슬프게 한다. 또 주민들이  공직사회를 불신하는데도 일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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