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금강하구둑 개설 그 이후 <제3회>
<기획취재> 금강하구둑 개설 그 이후 <제3회>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9.29 00:00
  • 호수 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수역생태계의 변화

하구둑으로 무너진 금강하류 생태계

 

▲ (위) 종어, (아래) 웅어

■종어 웅어 황어 숭어로 넘실대던 포구들도 사라져

금강 만경강 동진강 하구역갯벌을 배후지로 둔 칠산어장은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하구역갯벌을 배후지로 둔 연평어장, 서남해안의 갯벌을 배후지로 둔 흑산어장과 함께 서해 3대 어장으로 모두 파시가 서던 곳이었다. 그러나 금강하구둑과 새만금방조제라는 거대한 생태계 파괴는 연안어업의 몰락을 불러왔다. 금강하구둑이 불러온 금강하류지역의 생태계 변화를 알아본다.

 

▲ 금강호의 갈대숲. 호수의 유기물을 흡수하여 부영양화를 낮추며 철새들의 서식지가 되기도 한다. ■금강하류 생물종이 다양한 기수역 강 하구가 둑으로 막혀있지 않으면 밀물 때 바닷물이 강 상류를 향해 치고 올라간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염분농도가 점점 낮아지는데 이러한 구간을 ‘감조구간(減潮區間)’이라 하고 이처럼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지역을 ‘기수역(汽水域)’이라 한다. 이러한 하구역 갯벌(Estuary)에는 일반갯벌에 비해 생물종이 2배가량 많다고 한다. 환경이 다양하고 강물이 육지에서 쉼없이 날라다 부리는 영양염류로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금강하류는 경사가 매우 완만하여 감조기간이 매우 길었다. 군산에서 70여km 떨어진 부여의 규암포까지 조수가 드나들었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바닷물이 머무는 시간이 짧아 염분농도가 스펙트럼처럼 펼쳐진다. 즉 지역에 따라 환경이 급격히 달라진다. 따라서 그 환경에 적응하여 사는 생물종도 다양하기 마련이다. 종어, 황어, 웅어, 숭어 등이 금강하류의 대표적인 어종이었다. ▲ 수백척의 어선이 정박하던 옛 영화가 물러나자 골프장이 파고 들었다. 생태계 파괴에 따라 사람들도 살기 어려워지자 개발을 미끼로 금남정맥 함라산 금강쪽 사면 76만여평에 골프장이 36홀 규모의 들어섰다. 금강호를 낀 웅포골프장에 사용될 농약은 금강호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멸종된 금강종어, 황어 웅어도 사라져

종어(宗魚)는 글자 그대로 물고기의 으뜸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우리나라 서해로 흐르는 큰 하천인 대동강, 한강, 금강 하류에 주로 살던 동자개과의 우리나라 토종 민물고기인데 그 가운데 금강에서 나는 종어가 가장 맛이 좋아 최고로 쳤다고 한다.

종어는 요메기, 여메기, 종오 또는 풍어라고 부르며 수명은 20~30년 정도이고 길이는 보통 20~40㎝, 무게는 1.3~3㎏ 가량이나 큰놈은 80㎝에 무게가 13㎏나 되는 대형이다. 주된 서식지는 강하류의 짠물이 많이 섞이는 곳으로 물이 탁하고 바닥에 모래와 진흙이 깔려 있는 곳에 서식한다.

종어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물고기 가운데 가장 우수한 민물고기로 알려져 왔다. 조선조 이래 역대 임금에게 진상은 물론이고 한양 고관들이 즐겨먹었다. 예전에 논산, 부여 현감은 종어의 진상 성적에 따라 진급을 약속받았다는 말도 있다. 근래 들어 우리나라에서 채집된 기록이 없어 1980년대에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 서해연안의 수산물의 집산지였던 강경포구 ■생태계 파괴 하구둑 기수역 어종 축출 칠갑산에서 발원하여 부여에서 금강 본류와 합류하는 흘러드는 청정하천 지천(之川)이 있다. 충청남도가 지난 96년부터 인공부화로 태어난 치게(어린 게)들을 이곳 지천에 방류하였다. 지천에서 자라 성숙해진 참게들은 가을이면 짝짓기를 위해 본능적으로 바다로 향한다. 참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서만 산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 여정 끝에 바다 바로 앞에 도달한 참게는 금강하구둑 앞에서 발이 묶이고 만다. 어도가 있지만 금강호를 담수호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참게의 어도는 있으나마나 한 존재이다. 금강하류 유역 농수로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참게가 사라진지 10년 만에 지천에서 사람의 힘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결국 참게의 산란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구둑에 이어 지천댐까지 계획되어 있다. “홍수조절 효과가 미흡하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무시한 채 수자원공사는 4,0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홍수조절용 지천댐을 올해말부터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다. 댐으로 인해 절반에 그친 성공마저 사라질 판이다. 참게와 함께 금강하류에서 지천으로 넘쳐났던 어종이 황어와 웅어이다. 황복은 서해, 남해 연안과 기수역, 큰 하천의 하류에 분포하는데 3~5월의 산란기가 되면 알을 낳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청어목 멸치과의 웅어는 지방에 따라 ‘우어’, ‘웅애’, ‘위어’ 등으로도 불리는데 4~5월에 바다에서 강의 하류로 올라와 갈대밭 등에 산란을 한다. 수정란에서 부화한 어린 웅어는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바다로 내려가서 월동하고, 성장 후 다시 산란지에 나타난다. 크기가 30cm가 넘는 웅어는 담백한 맛 때문에 예전에는 임금님이 드시던 진상품 중의 하나로 한국 서해로 흘러드는 하천의 짠물과 민물이 서로 접하는 기수역에서 흔한 어종이었으나 하구둑으로 기수역생태계가 파괴된 지금은 희귀어종이 되었다. 익산시 웅포에서 횟집을 하는 김종학(56)씨는 “하구둑이 막히기 이전에는 바로 앞에서 싱싱한 웅어를 건져 올렸지만 이제는 2~3월에 한해 군산에서 어렵게 웅어를 구해와 맹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 새만금방조제로 물길이 막히자 죽어간 칠게. 군산 내초도 앞 갯벌
■마지막 생명줄 장항갯벌

갯벌은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강물이 육지의 영양염류를 싣고 내려와 갯벌에 부리면 바다 동물성 플랭크톤이나 게, 조개, 작은 고기들이 이를 먹이로 하고 또 이를 먹이로 하는 더 큰 고기들이 몰려와 어장을 형성한다. 그러나 하구둑은 기수역 생태계를 파괴하고 강과 바다의 연결을 차단한다. 이로 인한 여파는 먼 바다까지 이어진다.

금강 하구가 둑으로 막혔지만 인근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나는 새만금갯벌이 살아있을 때에는 연안어업이 시들지 않았다. 그러나 새만금방조제가 점점 뻗어나가며 어족자원은 눈에 띄게 줄었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새만금방조제 축조 이전의 전라북도 수상물 생산량은 150,234MT였으나 방조제로 두 강이 막히기 직전인 2005년도 생산량은 56,558MT였다.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 4월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마저 막힌 상황에서 전북의 연압어업은 궤멸위기를 맞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한 댓가이다. 그 여파는 서해 전역에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 남은 장항갯벌 서해 해양생태계의 마지막 생명줄이다.

 

인터뷰 <전문가에게 듣는다> “토사문제 해결, 생태계 보전 위해 해수유통해야” 류병로한밭대 환경공학과교슈
Q. 금강호 수질 오염이 악화되어 가고 있는데  주요 원인은 무엇이며 앞으로 수질 개선은 어떤 방법으로 가능한가.

A. 홍수시 떠내려 온 각종 쓰레기를 포함한 오염물이 고여 있는 데 기인하는 것이며, 또한 장기간 호수바닥에 퇴적된 오염물에 원인이 있다. 부유물질 농도가 높은 것도 상류하천의 오염물 유입 및 조류 번창에 기인한다. 시화호처럼 수문을 완전 개방하여 해수유통을 하면 개선될 수 있으나 어려우면 홍수 때만이라도 저부 퇴적물이 쓸려내려 가도록 수문을 개방g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우안부에 퇴적된 오염토사를 준설해야 하는데 문제는 나름대로 정착단계에 있는 생태계 교란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이 부분은 생태전문가와의 이견을 초래할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금강호가 오염되고 늪화 되면 결국 생태계도 파괴되므로 언젠가는 개선사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이해시켜 최선의 방법을 찾아 해결해야 할 것이다.

Q. 하구둑 안팎으로 토사가 쌓여 홍수 피해 우려등 문제가 심각하다.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가.

A. 금강호는 군산측 해안매립 및 장항측 도류제 건설로 물길이 좁아져 사실상 하천 중간에 막아놓은 둑이 되었다. 홍수시에 배출되는 유속은 있으나 평상시 조류에 의한 해수유동은 없어 방조제 외측의 미세유기토사 퇴적도 큰 문제이다. 이것 때문에 주변 갯벌이 썩어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국둑을 헐고 교량으로 처리해야 한다. 하구둑 안에서는 평균적으로 2~3cm 쌓이지만 만은 연간 약 50센티미터는 퇴적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구둑을 개방하여 홍수시 퇴적물이 배출되도록 하거나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하구둑을 완전 개방하여 해수 유통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호수 바닥의 준설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Q. 대전국토관리청은 웅포대교 인근의 강바닥이 높아지더라도 금강 수계의 제방공사를 연차적으로 하고 있어 치수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강바닥이 높아지면 통수능력이 저하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방고를 높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러면 제방 안쪽의 농경지나 주거지는 홍수시 배수가 안되어 배수펌프장을 두어야 하거나, 있는 경우도 계속 개선해야 되고 사고시 엄청난 물바다가 될 수 있어 곤란하다.

Q. 금강하류 지역의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A.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할 것이나 수질이나 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하구둑 배수갑문 개방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해수가 들어오기만 하면 바닥 부분에는 해수가 상부에는 담수가 위치하게 되며, 이때 저부의 퇴적물을 분해시키는 염기성 미생물은 해수유입으로 사멸하게 되어 유기물을 분해 할 수 없으며 결국 냄새가 나지 않게 된다. 수문조작에 의한 퇴적토사 배출 및 해수유입에 의한 호저 혐기화 방지를 위하여는 현재의 수문 개방기간 및 방법 등 연구가 필요하다.

▲ 금강호의 갈대숲. 호수의 유기물을 흡수하여 부영양화를 낮추며 철새들의 서식지가 되기도 한다.

▲ 수백척의 어선이 정박하던 옛 영화가 물러나자 골프장이 파고 들었다. 생태계 파괴에 따라 사람들도 살기 어려워지자 개발을 미끼로 금남정맥 함라산 금강쪽 사면 76만여평에 골프장이 36홀 규모의 들어섰다. 금강호를 낀 웅포골프장에 사용될 농약은 금강호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 서해연안의 수산물의 집산지였던 강경포구

▲ 새만금방조제로 물길이 막히자 죽어간 칠게. 군산 내초도 앞 갯벌

<뉴스서천 기획취재단 / 프리랜서 허정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