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의 권위(權威)
군의회의 권위(權威)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10.20 00:00
  • 호수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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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의회의 권위가 있는가?
그 요란을 떨며 선거운동을 하고 기초의원 후보자 경쟁률 전국 최고를 기록하기도 한 제5대 서천군의회이다. 이 얼마나 대단한 권위의 집단이란 말인가. 또 각종 행사장에서 의원들의 움직임은 확연히 드러난다. 약속이나 한 듯 검은 양복에 하얀 와이셔츠, 넥타이의 정장차림 역시 단연 돋보인다.

다시 묻자, 서천군 의회의 권위가 있는가? 야속하게도 군의회의 권위는 아직도 바닥에 머물러있다. 군의회의 권위는 검은양복에 넥타이나 몇 대 몇의 경쟁률을 뚫고 선택된 것으로 세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우리신문 10월 13일자 3면의 ‘군의회 15명 4박5일 중국 행’ 이란 제목과 ‘하루는 발마사지, 또 하루는 전신마사지’ 부제의 기사로 뜨거운 논쟁이 있었다.

군의회 측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기사’라며 기사작성 경위를 확인하지 않은 항의가 있었다. ‘하루는 발마사지, 또 하루는 전신마사지’라는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확인 결과 우리의 자료요청에 ‘논의된 3가지 안 중에 초안으로 한다’라는 의장의 말을 잘 못 이해한 담당직원이 ‘여행사에서 처음 받은 일정표로 착각해서 전달했다’는 것이다.

우리신문이 전달 받은 일정표와 친환경농림과 모시세계화 사업단 담당자와 군의회 운영위원장과의 통화에서는 의원과 의회사무과 직원 외에 타 부서 담당자의 합류 계획은 없었다.  그러나 기사가 나간 지난 13일 오후, 의회는 “당초 계획한 일정은 기사내용과 다르다는 것과 친환경농림과와 모시세계화사업단 담당자들도 동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사 작성 당시의 사실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의회에서 내용을 부인하니 믿는다.

일정에 ‘발마사지, 전신마사지’가 포함됐다는 게 전부는 아니다. 또 이런 일정을 짜서 보내온 여행사를 탓할 일도 아니다. 서천군의회를 포함한 많은 지방의회의 해외 나들이가 연구보다는 관광목적으로 시행돼 왔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이번 기사의 의도는 여러 가지 이유로 군의회의 중국행 계획을 철회하라는 것에 있었다.

첫째, 설령 의회의 주장대로 보고 배울 점이 있다 손 치더라도 지금은 공부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수차례 외국여행이나 자료, 세계의 흐름을 종합해서 적용한 농업정책을 평가하고 잘 된 것은 부각시키고 잘못된 것은 버리는 단계이다. 세계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모든 농산물 수입이 코밑까지 밀려온 시점이다. 때문에 아직도 중국의 농업생산단지, 모시생산단지나 구경하는 시점은 지났다는 것이다.

둘째, 저임금을 토대로 대규모생산단지를 가지고 있는 중국 농업과 모시생산은 체계나 규모 등은 우리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한 부분을 구경하고 와서 내 놓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입 농산물에 대한 방어전략과 유통구조에서 우리 농산물을 지켜내는 정책과 법규, 그리고 이것들을 시행 할 수 있는 재정확보가 관건인 것이다.

셋째 꼭 필요해서 공부를 해야겠다면 조금이라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의원 두세 명과 담당공무원이 치밀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다녀와야 한다. 이 것을 다른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또 이 것을 놓고 토론해서 해법을 찾는 모습을 고대한다. 군민 누구도 꼭 필요한 해외 나들이를 탓하는 이는 없다.

기대 속에 출발했고 우리 신문도 그 어느 때보다 기대와 찬사를 보내고 있는 제5대 서천군의회이다. 이번 일정이 의회의 권위에 악재(惡材)가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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