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서림 칼럼위원> | ||
“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나니/봄이면 초목이 싹트고 자란다/봄비는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가늘게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신다”
밤에 몰래 들어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시는 봄비 과연 좋은 비다. 좋은 비는 또 있다. 가뭄 끝에 시원하게 내려 갈증을 풀어 주는 단비(甘雨), 한여름 타는 더위를 식혀 주는 소나기, 꼭 필요할 때 내려 약이 되는 약비, 모낼 무렵에 오는 목비, 모종하기 알맞을 때에 오는 모종 비, 그리고 부천님의 은혜가 비처럼 고루고루 내린다는 비유의 비 법비(法雨).
좋은 비가 있다면 싫은 비도 없을 수 없다.
찬바람과 함께 내리는 찬비(寒雨), 지루하게 내리는 장맛비, 천둥을 동반하는 노우(雷雨), 황사가 섞여 내리는 흙비(土雨), 매연이 섞인
회색 비, 굵은 빗발의 장대비, 물을 퍼붓 듯한 억수(惡水). 어떤 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두보의 이 시는 <정치도 농사와 같다.
곧, 위정자는 백성을 다스림에는 때에 맞는 정책과 충분한 아량과 정성과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내면적 의미를 느끼게
한다. 물론 이러한 견해는 너무 지나치게 비약한 해석이라 비판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물론 순수한 전원시로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동감한다.
오늘의 위정자들은 부디 거친 바람을 동반한 악우(惡雨)가 되지 말고 자애로운
호우(好雨)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온 국민에게 고루 내리는 법우(法雨)가 되어 준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위정자의 정성이
지극하다면 어지간한 역경도 기꺼이 이겨내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능한 우리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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